• [레져/여행] ‘물과 역사와 음식의 도시’ 중국 장쑤성 양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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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10.11.08 14: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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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쑤성(江蘇省)의 양저우(揚州)는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중 하나다. 중국 최초의 지리서인 <우공>(禹貢)에 우임금이 전국을 9주로 분할한다는 기록이 나오는데 바로 9주 중 하나가 양저우다. 남쪽으로는 장강(양쯔강)이 흐르고, 서쪽으로는 난징과 붙어 있다. 당나라 때는 물길을 통해 수도 장안에 강남의 물건을 가져다주는 수륙교통의 요충지였다. 그래서 옛이름은 장터우(江頭), 즉 강머리란 뜻이다. 인구는 480만명. 중국에서는 대도시 축에 들지 못한다. 주민들의 행색도 베이징이나 상하이와 달리 시골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그래도 수·당·청나라 때 황제들이 공을 들였던 문화유적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우리로 치면 경주 같은 곳이다.

 
수양제가 만든 대운하의 시발점인 양저우는 어딜 가나 물이었다. 수양제는 베이징과 항저우를 잇는 1000㎞가 넘는 운하를 팠다. 강과 수로가 갈래갈래 흘렀다. 그런데 양쯔강도 수로도 결코 맑지 않았다. 물빛은 탁했고, 쓰레기도 떠다녔다. 이런 수로를 따라 석탄을 실은 화물선이 쉴 새 없이 오갔다. 수양제는 길이 4.3㎞의 소운하를 만들어 수상정원 삼아 노닐었다. 수상정원이 바로 수서호이다. 이백은 이곳을 두고 ‘연화삼월하양주(煙花三月下揚州)’ 즉 아지랑이 피어나는 삼월에는 양주로 내려간다고 읊었다. 꽃놀이, 뱃놀이 하기 좋다고 노래했다.

 
용머리를 뱃머리에 달아놓은 용선을 타고 수로를 내려가면 오정교를 만날 수 있다. 오정교는 5개의 정자를 허리에 얹고 있는 다리다. 양저우의 상징처럼 돼 있는 건축물이다. 청나라 건륭제는 6번이나 찾아와 몇 달씩 즐기고 가기도 했다고 한다. 수양제가 지은 ‘24교’ 역시 명물이다. 길이 24m, 24개의 기둥은 24절기를 상징한다. 아치형으로 된 다리 24교에서 수양제는 24명의 양주 미인과 함께 야경을 즐겼다고 전해져 온다. 권력이 있으면 돈도 모이는 법이다. 하원(何園)은 하씨 성을 가진 청나라 때 세관 관장이 완성한 정원이다. 중국 정원은 연못과 기암괴석으로 이상세계를 표현한다.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한국정원과도 다르고,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일본식과도 딴판이다. 정원 문을 들어서면서부터 건물에서 건물로 미로처럼 이어지는 좁은 통로를 따라 아름답게 새겨놓은 문양들이 특이하다.

 
정원 곳곳에 배치한 흰 바위는 태호석(太湖石)이라는 중국 전통의 조경물이다. 석회암이 녹아 오묘한 돌덩어리로 굳은 이 조경물은 옛 중국에서는 황제 진상품으로 높은 관직이나 거대 부호만이 가질 수 있었다. 모양도 보는 사람의 생각과 마음에 따라 제각각 달리 해석된다는 점이 특이하다. 교통 요충지로 과거 문인·상인들이 몰려 음식문화도 발달했다. 특히 양저우 시민들의 주식인 국수와 볶음밥은 양저우만의 특허품이다. 우리나라 중국집에서 먹는 볶음밥이 유래한 곳도 바로 이곳이다. 만두와 함께 먹는 아침 차가 별미다.


양저우 사람들은 술대접 음식대접엔 후했다. 현지인들은 “장강에서 벗을 만나면 서로 1000잔을 마셔야 진정한 친구다”라고 했다. 건배를 하면 술잔을 단숨에 비우고 자신의 비어 있는 술잔을 보여줘야 한다. “좋아하는 벗이라면 모두 깨끗하게 마신 잔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손님이 대취해야 손님접대를 제대로 했다는 식인 듯했다. 다행히 안주는 좋았다. 현지인들은 양저우의 회양요리가 전국시대부터 내려오는 중국 4대 요리라고 자랑했다. 게살사자두, 대자건사, 탁회연어머리 등의 이름도 생소한 요리들이 식탁을 빈틈없이 채웠다. 그러나 아쉽게도 동남아 특유의 향신료가 많이 들어 있어 비위 약한 기자에게는 ‘그림의 떡’이었다.


양저우는 물과 역사와 음식의 도시다. 중국의 과거와 현재가 적당히 버무려져 있다. 양저우는 아직 직통으로 가는 항공편이 없다. 난징으로 갔다가 공항에서 버스를 탄 뒤 1시간 반쯤 가면 도착할 수 있다. 내년이면 일부 항공사가 직통편을 개설할 예정이라 양저우를 찾는 국내 관광객도 늘어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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