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연예] “일주에 4일은 예능, 3일은 음악하며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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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10.11.05 14:5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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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신(41)은 21세기형 신종 엔터테이너다. 뮤지션이자 예능인. 전혀 양립할 것 같지 않은 이종(異種) 공간을 자유롭게 오가며 대한민국 연예계에서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했다.  초창기, 그의 ‘모드 변환’에 적응하지 못했던 대중의 감성 역시 그의 활동 영역에 따라 ‘모드 변환’이 자유로워졌다. 그의 애절한 이별 노래에 가슴시려 하다가도 예능 프로그램에서 촐싹거리는 모습에 낄낄댄다. 얼마 전엔 슈퍼스타 K 심사위원으로 냉철하고 색다른 매력을 보여준 그가 올해의 음악적 행보를 담아낸 12집 음반 <行步>를 내놨다. 홍대앞 작은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싱어송라이터 이별을 맞은 남자의 마음을 섬세한 감성으로 표현했던 곡 ‘텅 빈 거리에서’를 기억하는가? 1990년 015B의 객원보컬로 가요계에 데뷔한 그의 미성은 90년대에 청춘을 보낸 수많은 이들의 가슴을 흔들어댔다. 대표적인 싱어송라이터로 자리매김한 그의 음악에는 20년간 이어지는 일관성이 있다. 이별한 남자들의 아픔이다. 여기엔 겉멋도, 장식도 없다. 창피할 정도로 ‘찌질함’이 묻어나지만 솔직하다. 일상적인 단어와 소재들 속에서 집어낸 노랫말은 쉽고, 그래서 더 많은 공감을 얻어낸다.

 

이번에 낸 12집도 90년대의 복고적 정서가 참신하게 느껴지는 윤종신표 이별 발라드의 진수다. 이번 음반은 그의 새로운 음악적 시도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올 초 그는 ‘월간 윤종신’이라는 형태로 매달 곡을 발표하는 실험을 감행했다. 그때그때 느끼는 감정과 생각을 매달 발표하며 팬들과 소통하겠다는 각오였다. 4월부터 발표한 곡들과 신곡을 추가해 모두 16곡을 묶어 낸 것. “매월 창작물을 발표한다는 게 거창한 것이 아니라 일상이에요. 평소 열심히 살면서 생각하고 경험한 것을 쏟아내는 스타일이거든요. 예를 들어 5월에 낸 ‘본능적으로’는 그 당시 들었던 제 생각과 느낌을 그때의 감성으로 표현한 거죠.”

 

어찌 보면 가수로서는 무모할 수 있는 시도였다. 새 음반을 내고 홍보와 마케팅을 집중해 상업적인 성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전업가수가 따르는 일반적인 패턴. “예능에서 번 돈을 음악하면서 다 까먹는다”는 지인들의 지적도 있었다. 그렇지만 그는 대중과의 실시간 소통이라는 실험과 연구를 해보고 싶었고 앞으로도 지속할 계획이다.

 

#예능인 그는 수다스러웠다. 하나를 물어보면 열 가지로 질문을 파생시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고마운 ‘인터뷰이’였다. 연예계에선 그를 반상회에 나온 아줌마 같다고도 지칭할 정도다. 다양한 화제를 던져가며 차근차근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그는 상대를 쉴 새 없이 웃게 만드는 재주가 있었다. 예능이라는 장르가 없었으면 ‘인간 윤종신’은 어떻게 표출됐을까. 2003년, 그가 예능 프로그램에 발을 디딜 때만 해도 대중은 그의 모습에 혼란, 실망, 배신감을 느꼈다. 슬픈 노래를 부르던 그가 망가지고 한물 간 가수로 바보취급을 받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음악이 잘 안되니까 우윳값 벌러 나왔느냐”는 비아냥까지 나왔다.

 

“축구선수가 슬럼프에 빠져 우윳값이라도 벌겠다며 야구하러 나가는 건 아니잖아요. 내가 좋아하는 분야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이고 싶다는 생각에 음악과 예능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고 싶었어요. 왜 그동안 자괴감이 없었겠어요. 성격이 완전히 다른 분야가 나를 중심으로 부딪히면서 대중과의 갈등, 부작용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잖아요. 혹독했지만 거쳐야 할 과정이었죠.”

 

시행착오의 기간이 지나면서 시트콤, 영화, 라디오에 이르기까지 그의 말재주가 펼치는 무대는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요즘도 가끔 그의 트위터에는 “이젠 음악으로 돌아가세요”라는 글이 올라올 때가 있다. 그러면 그는 “나 1주일에 4일은 예능하고 3일은 음악하는데?”라고 쿨하게 대답한다.

 

#슈퍼스타 K 극과 극을 달려온 그는 올해 최고의 화제의 TV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 K>에서 새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슈퍼스타 K>의 최대 수혜주는 허각도, 존박도 아닌 윤종신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그는 신뢰감 넘치고 카리스마 넘치는 뮤지션으로 대중에게 각인됐다. 그에게 <슈퍼스타 K>는 어떤 의미였을까?

 

“그동안 사람들은 어떤 노래를 접하면 좋다, 별로다 하는 식의 단편적인 반응이 전부였어요. 그런데 <슈퍼스타 K>를 통해서는 그 관심의 격과 깊이가 달라졌어요. 노래 자체가 가진 생명력, 노래를 어떻게 부르는지가 던져주는 차이점에 대중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거죠. 또 그동안 퍼포먼스를 중심으로 보여주는 음악이 가요계의 주류로 자리잡아 왔지만 이번에 대중에게 음악이 들려지는 기회가 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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