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공연] 기타를 든 여인, 록을 연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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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10.11.02 13:5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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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홍익대를 중심으로 1000여개 팀에 달하는 인디밴드가 활동 중이다. 그중에 지속적으로 라이브 공연을 갖는 팀은 300여개. 인디밴드 활동으로 약간의 공연료라도 받을 수 있는 밴드는 100개에도 못 미친다. 결성과 해체가 반복되는 남성 중심의 거친 인디음악 세계에서 여성들로만 이루어진 팀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2 004년 결성돼 7년째 활동하고 있는 여성 4인조 인디밴드가 있다.

 

빈나(보컬), 노지(기타), 호박(베이스), 하늘(드럼)로 이루어진 최장수 여성밴드, ‘스토리셀러’이다. “여자들이 무슨 록이냐”라는 남성 음악인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으며 밴드생활을 시작했다. 그것도 ‘블러디 쿠키’라는 다소 과격한(?) 이름으로. 두 장의 싱글 앨범에서 메탈 색채가 강한 하드록 계열의 음악을 고집했다. 주변의 시선은 무시했다. 자신들의 음악으로 무대에 서는 것만으로도 성취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당연히 모든 곡은 자작곡이었다.

 

팀명과 음악적 색채가 주는 틀에서 벗어나고자 2008년 ‘스토리셀러’로 이름을 바꿨다. 한층 밝아진 음악으로 또 하나의 싱글 앨범을 내놨다. 그 해 처음으로 단독 콘서트도 열었다. 그러나 해를 거듭할수록 탄탄해져 가는 연주 실력과는 달리 경제적 고민은 늘어만 갔다. 그래서 멤버들은 아르바이트를 하며 일상을 꾸려가야 했다. 옷가게 점원도 하고, 고깃집 불판도 나르고, 학원강사도 하고, 라이브 카페에서 노래도 불렀다. 앨범 제작비도 충당하고 용돈도 벌어야 했기에.

 

경제적 고민과 음악에 대한 열정을 한꺼번에 해소해 보고자 2010년부터는 기획사와 계약을 맺었다. 그러니 이젠 엄밀히 말해 ‘인디’라고 할 수도 없다. 미니 앨범도 나왔다.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팬들도 생기고 각종 행사공연도 많이 다닌다. 주말엔 홍대 클럽이나 거리에서 공연도 계속한다. 그럼에도 공연을 하고 음반을 팔아 버는 돈은 1인 가구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친다.

 

언제까지 무대에 설 수 있을까? 멤버 모두의 공통된 고민이다. 평균 나이는 서른에 다가가고 있다. 결혼을 한 멤버도 있다. 음악에 대한 열정과 냉정한 현실 사이에서 고민은 깊어만 간다.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떨쳐내지 못한 채 밴드생활을 지속하는 것이다. 내년에는 새 앨범이 나온다. 막말로 그때에도 ‘뜨지’ 못하면 꿈을 접어야만 할 수도 있다. 꼭 대박을 원하는 건 아니다. 음악을 통해 생활비만 벌 수 있어도 꿈은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음악적 취향은 개인마다 다르지만 록음악은 그녀들의 공통분모이다. 더불어 서로에 대한 신뢰와 팀워크가 7년간 그녀들을 버티게 했다. 오기로라도 10년을 버텨보고 싶어서 그녀들은 매일같이 연습실의 어두운 조명 아래서 자신을 가다듬는다.

 

“나는 슈퍼걸 누구도 날 막을 수는 없어~. 나는 슈퍼걸 절대 쓰러지지 않아~.” 그녀들의 바람이 노래 가사만으로 끝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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