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공연] 세련된 멜로디와 추억 어린 감성… 女心을 적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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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10.10.22 13:5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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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듀오 ‘노리플라이(no reply)’. 상대와 눈도 잘 맞추지 못할 정도로 숫기 없는 두 남자와의 인터뷰는 처음에 깨나 진땀을 흘리게 만들었다. 어떤 질문을 늘어놔도 답이 나오기까지 한참의 뜸이 필요했고, 그마저 두 마디 이상을 넘어가는 법이 없었다. 웃자고 던진 말에 되돌아오는 겸연쩍은 표정이라니…. ‘노리플라이’라는 이름은 이들의 심드렁한 ‘무플(반응이 없음)’ 때문에 누군가 지어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권순관(29·건반 및 보컬), 정욱재(27·기타). 알고 보면 이들 꽤 실력파다. 방송활동을 거의 하지 않으면서도 음반(2집 <드림>)을 내놓은 지 한 달 만에 1만장을 뚝딱 팔아치우고, 공연마다 매진 행진을 이어가며 20~30대 여성팬들로 공연장을 채워놓는다.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맛의 멜로디, 여기에다 수많은 청춘이 설레며 공감했던 90년대식 감성이 더해진 음악. 주류 발라드의 끈적함에 지친 대중이 이들의 음악에 빠지는, 국내 가요계 싱어송라이터의 계보를 이을 차세대 재목으로 꼽히는 이유다. 이승환, 유희열, 김동률, 이적 등 대표적인 싱어송라이터들은 이들에 대한 칭찬과 애정을 여러차례 공개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이승환의 10집 타이틀곡 <완벽한 추억>을 작곡했던 권순관은 김현철, 윤하 등 내로라하는 가수들의 곡작업을 해왔으며 뮤지컬, 무용음악 쪽에서도 탄탄한 경력을 쌓아왔다.

 

4살 때 피아노를 시작한 권순관과 초등학교 때 기타를 시작한 정욱재는 안양 평촌에서 어린 시절을 함께 보냈던 동네 선후배 사이. 팝과 가요를 넘나들며 악기로 표현하고 음악을 나눴다. 스펀지처럼 모든 것을 빨아들이던 시절부터 비틀스, 전람회, 패닉 등의 음악을 들으며 놀이처럼 음악을 즐겨온 이들은 2006년 유재하 음악경연대회를 준비하면서 자연스럽게 팀을 이뤘다. “노리플라이는 우리가 좋아하는 비틀스와 간노 요코의 노래 제목이에요. 대중이 우리 음악에 반응 없으면 어떡하느냐는 주위의 걱정도 있었는데 저희는 자유롭고 좋았어요. 특별한 색깔도 없고 여러가지 해석을 할 여지도 있고.”

 

대회에서 은상으로 입상한 뒤 이들의 음악은 팀 이름과는 반대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여성팬이 많아 좋겠다”는 이야기를 건넸더니 돌아오는 대답은 되레 심드렁하다. “우리 음악은 남자분들이 좋아할 만한 신나는 곡도 많아요. 여성들의 감성에 맞을 만한 음악이라고 선입견을 갖는 데 대해서는 살짝 불만도 있지요. 물론 공연장을 찾는 절대 다수가 여성들인 현실을 감안할 때 어쩔 수 없긴 하지만, 그래도 저희는 남자팬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뭐든 불균형한 건 부정적인 측면이 있잖아요.”(권순관)

 

여성들이 이들에게 열광하는 건 이들의 무대 울렁증도 한몫한다. 매끄럽지 않은 진행, 서투른 코멘트, 어설픈 퍼포먼스가 주는, 정제되지 않는 매력 덕분이다. 나름대로 야심적인 코멘트를 준비하지만 ‘50년대식 만담’이라며 애정어린 지적이 돌아오기 일쑤다. 가끔씩 ‘한 방’이 터지긴 해도 확률은 낮은 편이다. “아직은 이런 모습을 너그럽게 받아주시는데, 팬들의 인내심이 한계에 이르기 전에 빨리 갈고 다듬어야죠”(정욱재).

 

정욱재는 활동하는 환경운동가로도 잘 알려져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 녹색연합 회원으로 활동해온 그는 매년 열리는 그랜드민트페스티벌에서 아티스트들이 페스티벌 기간 내내 쓰레기를 줍고 분리수거에 나서는 운동을 주도해왔으며, 단독공연 후에도 쓰레기 더미 앞에서 일일이 분리수거에 나설 정도다. 정욱재는 노리플라이와는 별도로 솔로프로젝트 <튠(tune)>을 통해 환경적인 메시지를 담은 음악을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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