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즐거운인생/건강한실버] 어르신들 ‘문화 나들이’ 청춘이 안부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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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10.10.21 13: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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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무슨 글자체지?” “행서(行書·약간 흘려 쓴 글씨)인가? 초서(草書·자획을 생략해 쓴 흘림 글씨)인가?” “아니지. 그냥 자유체로 쓴 서간체(書簡體·편지 형식 문체)인 거 같아.” “서예가 아니라 예술의 경지군.”
고 법정 스님의 <선묵전(禪墨展)>이 열린 서울 종로구 경운동 동예헌 건물의 고운님 갤러리. 양택용(84)·박명기 할아버지(78)가 스님의 글씨를 앞에 두고 대화를 주고받기 시작했다. 두 분은 이곳에서 다음주 각자의 글씨를 전시할 계획이다.

 

◇ 갤러리에서 북카페, DJ박스까지 = <묵향전(墨香展)> 출품을 앞둔 박 할아버지는 “오늘 선묵들을 보고 나니 전시회에 내는 글씨는 지금 배우고 있는 행초서(行草書·행서와 초서의 중간 흘림체)로 준비해야겠다”며 “은퇴 후 무료함을 달래려 배운 서예를 벌써 10년째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운님 갤러리는 자유로운 예술활동을 희망하는 어르신들을 위해 설립된 노인 전용 문화예술 공간이다. 서울시가 설립했고 인근에 위치한 서울노인복지센터가 주관·운영하고 있다.

 

복지센터에는 서예·그림 등을 배우는 31개 동아리가 운영 중이다. 개관을 기념해 열리고 있는 선묵전이 끝나면 노인복지센터 서예 수강생들의 묵향전이 열린다. 이후 어르신들을 위한 동양미술 강좌, 전통 가옥을 3차원(D) 입체 공작 퍼즐로 보는 체험전 등도 마련된다. 이뿐이 아니다.안국역에서 종로3가에 이르는 경운동 일대 거리에 노인복지 공간들이 속속 들어서면서 ‘노인문화벨트’로 탈바꿈하고 있다. 종로·탑골공원 등 고령층의 왕래가 잦은 지역을 고려해 서울시가 조성한 것이다. 실제 고운님 갤러리를 나와 종로경찰서 쪽으로 걷다 보면 어르신 전용인 ‘삼가연정(三嘉連亭)’이라는 북카페가 있다. ‘책·차·사람 3가지의 아름다움이 어울리는 정자’라는 뜻으로 지난해 8월 문을 열었다. 어르신들의 취향에 맞는 책과 전통차, 커피, 직접 만든 과자 등을 판매한다. 카페 바리스타와 홀 서비스 직원 역시 교육을 받은 노인들이 하고 있다.

 

근처 낙원상가 허리우드 극장에는 300석 규모의 노인 전용 실버영화관이 있다. 최신작 대신 국내외 고전영화나 <로큰롤 인생> 등이 상영작이다. 관람 요금은 2000원으로 저렴하고 국화빵 등 간식도 제공된다. LP판으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DJ BOX’도 마련돼 지난해 1월 문을 연 이후 관람객이 10만명(지난 6월 기준)을 넘었다. 내년에는 가칭 실버무도장과 실버공연장도 문을 열 예정이다. 노인방송국도 개설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와 주파수 확보 문제를 협의 중이다. 실버 전용 극장은 최근 서대문구 미근동에도 생겼다. 1963년 개관한 옛 화양극장이 ‘청춘극장’으로 이름을 바꿔 어르신용 문화공간이 됐다. 허리우드 극장과 같이 입장료 2000원만으로 당일 운영하는 영화·전시·공연을 모두 볼 수 있고 카페도 이용할 수 있다.

 

◇ 초고령사회를 위해 = 서울시는 지난 7일에는 ‘서울시 고령사회조례’를 입법예고했다. 건강한 노후·활기찬 생활·생산적 노년 등 6개 분야에 대해 고령사회를 대비한 정책을 만들자는 취지다. 조례에 따르면 시 투자·출연기관은 55세 이상 고령자를 전체 직원의 3% 이상 의무적으로 고용해야 한다. 이 밖에도 노령층의 법률 상담을 돕기 위해 서울 내 19개 시립노인종합복지관에 노인 법률상담실도 시에서 운영 중이다. 매월 한 차례씩 각 복지관별로 지정된 상담일에 345명의 변호사가 찾아가서 대면 상담을 해준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의 65세 이상 인구는 2012년 100만명을 넘어서고 2027년에는 전체 인구의 20%를 차지하는 초고령사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어르신들을 위한 문화·복지 시설을 계속 확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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