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공연] “스무살 전후에 만나서 지금까지 끊임없이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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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10.10.20 14: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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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9와 5·16 등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중·고교 시절을 보낸 해방둥이 세대는 대학에 진학해서는 늘 정의감에 가득 차, 상아탑 안에서보다 현실 참여에 더 적극적이었지요. 지성보다는 야성만 강한 세대가 되지 않을까 우려돼, 책을 통해 사회와 역사를 보는 눈을 기르고자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시작된 고려대 독서 토론회 '호박회'가 올해로 창립 45주년을 맞아 기념 문집 < 책읽는 호박들 > (생각의바다 펴냄)을 출간하고, 지난 1일 오후 고려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이기수 총장을 비롯해 100여명의 교우들이 참석한 가운데 출판 기념회를 가졌다.


초대회장인 윤영대 전 통계청장(65·사회)은 "지난해부터 동기였던 이명자 시인(65·국문)이 올해 창립 45주년을 기념하는 문집을 발간하면 어떻겠느냐고 제의를 해, 창립멤버였던 65학번을 주축으로 호박회 회원 모두를 참여 대상으로 원고를 받아 기념 문집을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중년을 훨씬 지나 이런 작업이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 걱정했지만, 분명한 것은 아직도 책을 읽으며 자기를 연마하고 자기 생각을 다른 이들과 나누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계절마다 독서토론을 꾸준히 해왔지만, 이 발간사업이 진행되면서 참가하는 사람의 숫자도 늘고 다시 토론이 활성화돼 새로운 르네상스(문예부흥)가 시작된 것 같았다"고 말했다.

 

윤 초대회장은 또 "기념 문집에는 60년대 지성들의 꿈, 70년대 야성들의 희망과 좌절, 80년대 지성과 야성들의 함성과 고뇌들이 담겨져 있고, 자기 인생에 지표가 되었던 책에 대한 이야기도 내놓았으며, 호박회에서 만난 회원들에 대한 이야기를 남겨 놓기도 했다"며 "우리 인생에 책이 과연 어떤 영향을 끼치고, 그에 대한 토론이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 들여다볼 수 있으며, 1960년대와 1970년대에 대학을 다닌 지성인들의 지적 궤적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호박회'는 1965년에 고려대 신입생들이 창립한 독서 모임이다. 고려대의 상징인 '호(虎)'자를 따고, 여러 분야의 책을 읽어 박학다식한 대학생이 되겠다는 의지가 담긴 '박(博)'자를 따서 '호박회'라 명명한 것이다. 책을 사랑하고, 책 읽기를 좋아하고, 책을 매개로 다른 사람들과 토론하며 의견을 나누어온 사람들의 모임이다. 스무 살 전후의 젊은 날에 만나서 지금까지도 책을 읽고 토론하는 모임이다.

 

윤 초대회장은 "처음에는 일부에서 호박회는 나약한 지성인, 행동하지 않는 지성인들의 모임이라는 비판도 있었다. 그러나 결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행동하는 사색인이 되고 사색하는 행동인이 되기 위해 끊임없는 대화를 나눴다"며 "회원들 중에는 현실 참여 학생도 많았는데, 그 대표적인 사람이 이상수 전 노동부 장관"이라고 말했다.

 

그는 "책 읽기는 나에게 지적 호기심을 채워주고, 폭 넓은 지식을 줄 뿐 아니라 재미와 즐거움을 주며, 자신의 가치와 진실을 실현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면서 "책으로부터 얻는 간접적인 경험은 극히 제한될 수밖에 없는 직접적인 경험을 보완해 삶을 무척 풍요롭게 하므로 책을 읽는 일은 생활의 근간을 이룰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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