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공연] 한글의 예술적 매력 우리만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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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10.10.08 13: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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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는 지난 광복절날 한글이 프린트된 스카프를 두르고 경복궁 개막식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추석 무렵에도 한글스카프를 몇점 더 구입했다. 김연아 선수도 지난 주말 LA에서 열린 아이스쇼에서 한글티셔츠를 입었다.

 

이 작품들을 만든 이는 올해 디자이너 데뷔 30주년, 자신의 이름을 내건 부티크를 낸 지 25주년을 맞는 이상봉씨다. 한글 홍보대사이기도 한 그는 지난 8월13일 열린 ‘임시정부 수립 90주년 기념식’에 사용된 한글 스카프를 제작했고, 런던 한국문화원에서 지난 9월에 개최된 한글기획전을 주관했다. 또 자동차 경주대회인 ‘A1 그랑프리’에 출전하는 한국대표팀 차량을 디자인하며 패션을 통해 한글의 멋과 매력을 세계에 알리고 있다. 그가 만든 한글도자기는 영국 앨버트뮤지움에 영구 보관 중이다.


이상봉씨의 한글패션은 한글로 만들어낸 문화상품 가운데 가장 성공사례로 꼽힌다. 그는 2006년, 한국·프랑스 수교 120주년을 기념해 파리에서 열린 ‘한글 패션 프로젝트’라는 전시회에서 처음으로 한글이 프린트된 원단으로 다양한 의상을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그후 해마다 파리 프레타포르테 컬렉션에 한글옷을 내놓고 있다.

 

“세계적인 디자이너들과 차별화를 위해 ‘우리 것’을 찾다가 한글로 옷을 디자인하게 된 거죠. 매번 파리에서 한글옷을 발표하다 보니까 ‘또 한글이냐’ 이런 반응도 있지만 전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저 새로운 시도란 생각에 한글패션을 시작했지만 이젠 사명감을 느껴요. 25년간 사용하던 영어 레이블도 한글로 바꿨답니다.”


그는 외국인보다 우리 자신이 한글의 아름다움과 매력을 인식하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프랑스를 비롯, 다양한 국가와 도시의 패션업체와 거래하는데 그들이 꽤 비싼 옷을 기꺼이 구입하는 건 그만큼 한글패션이 매력적이란 증거라는 것. 특히 세계의 부호들이 주고객인 두바이의 한 패션매장에서는 그가 만든 한글 스카프를 고객사은품으로 주고 있단다. 반면 한국의 경우 패션 브랜드는 물론, 거리의 상호가 대부분 영어여서 오히려 한글이 더 어색하게 느껴지는 게 문제라고 지적한다. 상스러운 영어 욕설이 새겨진 티셔츠는 자랑스럽게 입으면서 ‘사랑’ ‘마음’ ‘별’ 등 고운 한글이 새겨진 옷은 절대 안 입는 것도 그런 이유다.

 

“한글은 디자인면에서 진화를 못했습니다. 소중히 모셔두기만 한 거죠. 먹으로 쓴 한글, 색연필로 쓴 한글, 서예가의 한글, 어린애가 쓴 한글 등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어요. 뒤집어 놓을 수도 있고, 자음 모음을 분리할 수도 있고. 트로트적인 한글, 팝적인 한글도 있을 수 있고요. 저는 요즘 글씨 안에 그림을 넣거나 그림 안에 글씨를 넣기도 해요. 깨트려야 해요. 그래야 재창조가 가능해요. 귀하다고 박제품으로 만들 것이 아니라 한글을 넓은 마당에서 뛰놀게 해야 예술적으로 승화도 될 겁니다.”


그동안 “한글 팔아 돈 번다”는 비난을 듣기 싫어 한글옷을 판매하지 않았던 그는 앞으로 한글옷을 판매, 대중화할 예정이다. 그는 “한글 패션을 연구하는 이들에게 애정과 격려를 해줘야 한글도 살아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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