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 정해성 전 축구 국가대표 코치 “준비된 감독으로 돌아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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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10.09.09 16:4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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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감독은 영어로 ‘매니저’라고 불린다. 선수를 가르치는 전통적 개념의 지도자는 감독 아래 코치가 맡는다. 대신 감독은 오직 팀의 발전과 승리를 위해 선수와 선수 가족, 구단 관계자, 에이전트, 팬, 언론 등 다양한 사람들을 자기편으로 만들어야 한다. 축구 감독은 오케스트라 지휘자와 같다는 비유도 그래서 나왔다.

 

정해성 전 축구 국가대표 코치(52)가 스페인과 이탈리아로 연수를 떠났다. 6개월 동안 스페인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 에스파뇰을 거쳐 이탈리아 인터 밀란까지 돌아볼 계획이다. 31일 만난 정 코치는 이 기간을 코치에서 감독으로 거듭나는 과정이라고 했다. 정 코치가 감독으로 활약한 때는 제주 유나이티드(전 부천 SK 포함) 시절 4년뿐이다. 1990년 은퇴한 뒤 정 코치는 15년 동안 코치로 일했다.

 

“그동안 앞만 보고 달려오면서 정작 나 자신을 되돌아볼 시간을 갖지 못했다. 늦었지만 지금이 그때다.” 지도자 생활 20년, 쉰이 넘은 나이. 뭔가 크게 이뤘어야 할 때지만 뒤늦게 되돌아본 자신은 부족한 게 많았다. 얼마전까지 그는 선수들과 함께 그라운드를 뛰었고 모든 걸 다 가르쳐주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러면서 솔선수범한 지도자라고 자부했지만 그게 오히려 독이 됐다. 언론은 그를 ‘군기반장’으로 묘사했고 그 결과 그는 ‘정신력만 강조하는 강성코치’라는 선입견 속에 답답함을 느꼈다.

 

자신에 대한 뼈저린 반성이 모든 걸 바꿨다. 허정무 감독 퇴진으로 공석이 된 대표팀 감독직도 그의 굳은 마음을 되돌리지 못했다. 누구나 하고 싶어하는 대표팀 감독이지만 그 자리가 중요하지 않았다. 대표팀 감독이 될 만한 지도자라는 평가가 더 필요했다.

 

정 코치는 주위로부터 “배가 불렀다” “너무 잘난 척한다”는 말까지 들었다. 하지만 그는 “대표팀 감독은 한 나라 축구를 대표하는 얼굴이다. 지금 내가 맡을 자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자리 대신 그는 공부를 택했다. 과거 축구 지도자 해외연수라고 하면 십중팔구는 현장에서 입장권을 사서 리그 경기를 보고 돌아오는 게 전부다. 알맹이는 못 보고 겉만 핥는 신분 세탁용, 이미지 쇄신용 연수는 정 코치가 원하는 게 아니었다. 정 코치는 이번에 팀 안으로 들어가 코칭스태프 옆에서 모든 걸 보고 배울 기회를 잡았다.

 

정 코치가 가장 보고 싶은 것은 감독이다. 정 코치는 “세계적인 명장들은 저마다 뭔가 특별한 게 있다”면서 “그걸 살펴보고 배우는 게 연수의 가장 큰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솔선수범하는 코치형 지도자는 과거로 충분하다. 앞으로는 선수들로부터 신뢰를 받는 동시에 선수들에게 영감을 불어넣는 감독이 되는 게 목표다.

 

정 코치는 현재 몇몇 프로팀 차기 감독 후보로 거론된다. 그중 친구가 단장으로 있는 전남 감독으로 갈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그러나 그는 “소문일 뿐, 들은 바도 없고 제의받은 적도 없다”면서 앞으로 감독이 될 수 있는 기회가 아예 없을지도 모르지만 지금 내 결정을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지금은 부족함이 많은 코치”로 한국을 떠나지만 “공부를 많이 해서 준비된 감독”으로 돌아오는 게 정해성의 소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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