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공연] 조재현 “연예인 사회적 발언, 정치적으로 바라봐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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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10.09.08 11:3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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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옳은 일을 한다는 믿음으로 일하고 있어요. 수월하지는 않지만 신나고 설레는 기분입니다." 배우, 연극열전 프로그래머, 경기도 문화의전당 이사장, 경기공연영상위원회 위원장, DMZ다큐멘터리 영화제 집행위원장…. 조재현(45·사진)의 이름 앞에는 많은 수식어가 붙는다. ‘일중독’이란 별명이 무색하지 않다. 당장 9일 개막하는 제2회 DMZ다큐멘터리 영화제를 준비하랴, 지난달 취임한 문화의전당 이사장으로 업무파악하랴 동분서주다. ‘연극열전 3’도 진행형이다. 여기에 <옹박>을 연출한 태국 프라차 핀카엡 감독이 태권도를 소재로 만드는 신작영화 <더 킥>에 예지원과 부부로 캐스팅돼 10월부터 촬영에 들어간다.

 

이 중 그를 향한 세간의 가장 큰 관심은 정치에 대한 뜻이 있는가이다. 지난 20년간 경기도지사가 겸임해온 문화의전당 이사장에 그가 처음 취임했기 때문이다.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각별한 신임을 받고 있는 그도 ‘이명박 대통령-유인촌 장관’ 콤비처럼 김문수 지사와 짝을 이루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다. 애초 김 지사는 그를 문화의전당 사장에 앉히려 했다. 그가 고사하자 이사장 자리를 내줬다. 그는 “정치에 뜻이 없다”고 선을 긋고는 있지만 묘한 여운은 남는다.

 

“김 지사의 정치노선을 제가 꼭 지지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김 지사의 문화예술에 대한 생각이 저와 일치한다면 같이 갈 수 있다고 봅니다. 김 지사를 안 건 지난해초 경기공연영상위원회 위원장에 임명되면서부터죠. 그동안 일 관계로 지사의 공관을 두 번 찾아갔는데 갈 때마다 자정 넘어서까지 보고를 하는 사람들이 밀려있었습니다. 저도 2시간이나 기다려서야 만날 수 있었어요. 경비아저씨가 ‘저렇게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은 처음 본다’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또한 당적을 떠나서 바른말 하는 것에 거리낌이 없는 분입니다. 저와 비슷한 성향을 가진 분이라고 느끼고 있습니다.”

 

그는 편가르기나 편견에 경계심을 드러냈다. 가령 독립영화인들이나 연극인들에게 색깔을 덧씌워 무조건 좌파라는 시선도 위험하지만, 진보성향을 띠는 연극계 내부에서 보수의 발언은 무조건 반박하고 차단하는 분위기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보수건, 진보건 상대방 말에도 귀를 기울이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제2회 DMZ다큐멘터리 영화제 개막식 사회를 김미화와 김제동에게 제일 먼저 제안한 것도 그의 이런 생각과 무관치 않다. 김제동은 지난해에도 사회를 봤다.

 

“전 연예인들이 특정 정당을 지지할 수도, 사회적 발언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사회적 발언조차 정치적으로 바라보는 건 문제라고 봅니다. 김미화씨와 김제동씨는 사회적 발언을 한다는 이유로 언론과 정치인에 의해 좌파로 분류되면서 피해를 입고 있죠. 한나라당 소속인 김 지사가 조직위원장인 행사이지만 분단의 아픔을 다룬 작품들이 망라되는 뜻깊은 영화제에 두 분이 사회를 보면 더 의미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그는 자신이 벌여온 일들에 깊은 자긍심을 느끼고 있는 듯했다. 실제 그가 맡은 일의 결과도 대부분 좋다. 제1회 DMZ다큐멘터리 영화제도, 그가 시즌2부터 맡은 연극열전도 성공했다. 시즌2 때 40만 관객이 본 연극열전은 시즌3이 내년 1월까지 계속되는 가운데 올해 안에 1~3시즌 통산 100만 관객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어떤 연극이건 2~3달 공연으론 수익 창출이 어렵습니다. 이윤을 남기는 건 장기공연이죠. 제작비가 이미 들어갔기 때문에 인건비만 추가로 투입하면 되니까요. 시즌 2의 <늘근 도둑이야기>는 2년간 공연했고, <웃음의 대학>은 지금도 공연 중입니다. <리타 길들이기>도 앙코르공연, <민들레영토>도 10개월 공연에 이어 앙코르공연을 준비하고 있죠. 이들 작품이 시즌3을 가능하게 해준 겁니다. 이번 시즌3 작품 중에선 <너와 함께라면>이 장기흥행작으로 이어질 것 같습니다.”

 

많은 일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지만 그가 아직까지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은 ‘배우’의 일이란다. 영화와 TV드라마, 연극무대를 종횡무진하며 20년간 수많은 작품에 출연했던 그가 가장 아끼는 작품은 연극열전3 오프닝작으로 직접 연출·출연한 <에쿠우스>다. 피터 쉐퍼 원작으로 6마리 말의 눈을 쇠꼬챙이로 찌른 17세 소년 앨런의 범죄 실화를 소재로 한 작품.

 

“20대의 배우지망생 시절 처음 접했는데 연극 자체로도 큰 충격이었지만, 제가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를 생각케 한 작품입니다. 정상과 비정상의 기준 또는 경계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던진 작품인데, 이는 이후 제 삶의 화두가 됐습니다.” 그는 인터뷰가 끝나자마자 또 문화의전당에 내려가봐야 한다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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