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공연] 박태은 “실력으로 따낸 첫번째 주역 ‘김생’ 애착 많이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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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10.09.02 14:4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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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배우 박은태(29)에게 창작뮤지컬 <피맛골 연가>(배삼식 극본·유희성 연출)는 각별하다. 실력만으로 주역을 따낸 첫 작품이기 때문이다. 박은태는 전작 <모차르트!>에서 이미 주역을 맡아 뛰어난 가창력과 연기력을 인정받았지만, 캐스팅 과정에서 ‘운’이 작용했다.

 

애초 <모차르트!> 커버(주연배우가 피치 못한 사정으로 무대에 오르지 못할 경우 투입되는 배우)로 기용됐다가 주역 중 한 명이던 가수 조성모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운좋게 주역을 맡은 것이다. ‘흙속에 묻힌 진주임’을 입증할 수 있는 무대였다. 이 때문에 <피맛골 연가>는 그의 연기 스펙트럼을 펼쳐 보일 수 있는 본격적인 무대다. 서울시와 세종문화회관이 만드는 <피맛골 연가>는 조선시대 피맛골이 배경인 작품. 서얼 출신 김생(박은태)과 사대부 여인 홍랑(조정은)의 애틋한 사랑을 그린다. 장소영이 음악을 맡았다.

 

“창작극인 데다 사극이어서 욕심 났어요. 무엇보다 제가 김생이라는 인물을 무대에 구현하는 첫 배우여서 애착이 많아요. 춤·노래가 잘 어우러지고 볼거리도 많은 작품이죠.”김생은 서출이긴 하지만 작문에 능통하고 지성미를 갖춘 매력적인 캐릭터. 1600년대 피맛골에서 홍랑을 만나 사랑에 빠지지만 결국 죽음을 맞는 비운의 인물이다. 이후 김생은 이승과 저승 사이에서 방황하다 그를 ○○○아 자결한 홍랑을 초월적 존재인 행매(양희경)의 도움으로 ‘꿈속 같은 시공간 속’에서 만나 하룻밤의 인연을 맺는다.

 

“김생은 아름답고 슬픈 사랑 이야기의 주인공이지만 멋있게만 그려지지 않아요. 서출 신분 탓에 한(恨)이 많은 인물이죠. 피맛골에서 서민들과 동고동락할 땐 익살스러운 모습을, 홍랑과 연애할 땐 품격있는 모습이 드러날 거예요.”

 

뮤지컬 넘버 30곡 중 박은태는 아름다운 멜로디의 듀엣곡 ‘아침은 오지 않으리’를 비롯해 12곡을 부른다. 그 중 그가 가장 좋아하는 곡은 김생이 서출임을 한탄하며 부르는 솔로곡 ‘푸른학은 구름 속에 우는데’이다. 학창 시절 박은태가 꿈꾼 직업은 군인. 육군사관학교에 지원했지만 신체검사에서 낙방했다. 뮤지컬과의 인연은 돌고돌아 2006년 맺어졌다. 그는 한양대 경영학과 재학 시절 교내 음악창작 동아리에서 보컬로 활약했다. 2학년 때인 2001년엔 강변가요제에서 동상도 수상했다. 가수를 꿈꾸면서 작곡가 이인영의 앨범 ‘첼로’의 객원보컬로 활동하다가 해군홍보단에 입대했다. 그는 “군복무 시절 노래공부를 체계적으로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제대후 기획사 연습생으로 들어갔어요. 2년 후인 2006년 기획사 대표께서 브로드웨이 뮤지컬 <라이온킹> 오디션을 보라고 권유하셨죠. 뮤지컬 문외한인 데다 춤추고 연기를 하는 게 엄두가 나지 않았는데 댄스앙상블과 싱어앙상블을 따로 뽑더라고요. 그렇게 뮤지컬에 발을 내디디게 된 거예요.” 일본 극단 시키(四季)가 제작해 한국무대에서 올린 이 작품에서 그가 맡은 역은 남자앙상블 5번. 꽃잎이 돼 무대 끝에 서 있거나 코뿔소 머리로 무대를 뛰어다니는 등 10가지 이상 배역을 소화했다. 그는 이 앙상블 연기를 통해 “배우가 꼭 지녀야 할 기본을 배웠다”고 말한다.

 

“일본에서 연습하면서 아무리 작은 역할이라도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는 마음가짐과 장인정신을 배웠어요. 또 ‘남들 시계를 의식하지 말고 자기 시계만 보고 가라’는 아사리 게이타 시키 대표의 말씀도 큰 힘이 됐어요. 당시 전 춤, 연기는 물론 노래할 때 성량도 부족해서 뒤늦게 성악과 발레, 연기를 배우기 시작했죠. 그런 노력 덕분에 ‘내 시계가 돌긴 돌았구나’ 생각하고 있어요. 시계가 멈추지 않도록 부단히 뛸 겁니다.”

 

전작은 <모차르트!> 외에 <노트르담 드 파리> <햄릿> <사랑은 비를 타고>. 많지 않은 작품이지만 매 공연마다 의미있는 보폭으로 성장을 거듭했다. 그런 그의 목표는 오랫동안 뮤지컬 배우로 사는 것. 늘 신인의 기분으로 박은태라는 화폭에 마음껏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늘 자신을 비우겠다고도 했다. 9월4일부터 14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2만~5만원 (02)399-1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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