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 모녀 총잡이 “2012년 런던올림픽 함께 나가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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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10.09.01 13: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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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원종합사격장 공기권총 사대. 국내 유일의 ‘모녀 총잡이’ 박정희(43·우리은행)와 최예지(15·예일여고1)가 진지한 표정으로 사격 기술에 관한 의견을 나누고 있었다. 어머니의 진지한 조언에 당돌한 딸은 “그건 아닌 것 같은데요?”라며 다른 의견을 내놓는다. 보통 스승과 제자 사이에선 찾아보기 힘든, 모녀지간이기에 가능한 허물없는 대화다.

 

어머니 박정희는 공기권총 종목 현역 최고령 선수로 여전히 전성기 실력을 유지하고 있는 베테랑이다. 딸 최예지는 입문한 지 6개월도 채 안됐지만, 국가대표 후보로 뽑힐 정도로 성장속도가 가파르다. 딸은 “엄마의 노련미를 따라잡는 게 첫번째 과제”라면서도 “엄마도 저에게서 배우는 점이 있다”고 말할 정도로 개성 강한 10대다.

 

박정희는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올림픽, 세계선수권대회 등에서 태극마크를 지켜온 베테랑이다. 94년 세계선수권에서 공기권총 은메달을 딴 게 최고 성적. 백전노장 박정희는 이제 막 총을 잡은 딸이 자존심을 건드리는 말을 해도 대견하고 기특하기만 한 표정이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열린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 후보 선발전에서 딸이 내로라하는 선배들을 제치고 30명 안에 뽑힐 정도로 무섭게 성장했기 때문이다. 최예지는 선발전 예선에서 박정희와 같은 381점(400점 만점)을 쏴 사격계로부터 “엄마를 능가하는 신동”이라는 칭찬을 받았다.

 

보통 사격선수는 중1 때 총을 잡지만 최예지는 늦깎이다. 서울 신현중 3학년이던 지난해 어머니가 훈련 중인 태릉사격장에 갔다가 우연히 총을 잡은 게 계기가 됐다. 박정희는 “예지도 좋아하고, 하고 싶어 하기에 사격부가 있는 예일고에 진학시켜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올해 3월부터 본격적으로 사격기술을 익힌 최예지가 국가대표 후보에 오르자 사격인들은 “피는 못 속인다”며 입을 모았다. 아버지 최미영씨(46·현대자동차)도 한체대에서 사격선수로 뛴 적이 있는 ‘사격집안’이다. 모녀는 26일부터 청원사격장에서 열리는 제40회 봉황기대회에서 경쟁을 벌인다. 2011년 국가대표와 청소년국가대표를 선발하는 중요한 경기다. 어머니가 딸의 전지훈련장에 일찍 내려온 이유는 기술지도 때문이 아니라 얼굴이라도 한 번 더 보기 위해서다. “선수생활을 하면서 딸을 챙겨주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린다”며 눈가에 살짝 이슬을 비친 박정희는 “대회장에서 볼 수 있어 참 좋다”고 말했다.

 

“엄마를 뛰어넘는 국가대표가 되는 게 꿈”이란 최예지의 목표에 어머니의 꿈까지 더하면 둘이 나란히 국가대표로 뛰는 것. 박정희는 “2012년 런던 올림픽 때 예지가 고3인데 함께 나가면 얼마나 좋겠어요”라며 활짝 웃었다. 런던 올림픽까지 나가면 박정희는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에 각각 3번씩 출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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