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공연] 10년 만에 첫 전시회 여는 다큐 사진작가 김지연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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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10.08.20 13: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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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테마가 끝날 때마다 ‘이번이 마지막이다, 이젠 그만하자’고 다짐하는데 막상 또 어디론가 달려가고 있더라고요.” 지난 10여년간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김지연씨(39)의 카메라는 한국 사회의 자화상이라 할 만한 곳들을 무던히 향해왔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탈북 어린이, 외국인 노동자, 신자유주의에 맞선 사람들…. 다음 테마는 일본 내 조선인이다.

“어느 분이 ‘우리나라에 카메라가 몇천, 몇만대가 있을 텐데 다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하신 걸 들은 적이 있어요. 저 역시 사진을 한다면서 막상 무엇을 위해 하는지 잘 몰랐던 것 같아요. 그래서 사진을 포기했는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만나면서 다시 용기를 낼 수 있었죠.”

프랑스 국립예술대학에서 석사과정을 밟던 그는 한 학기를 남기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러다 위안부 피해자들을 그린 영화 <낮은 목소리>를 접하면서 자신이 몰랐던 사회문제에 눈떴다. 1998년 무작정 경기 광주에 있는 ‘나눔의 집’을 찾아갔다. 설거지도 하고 할머니들 말동무가 돼 드렸다. 어느날 지금은 고인이 된 박순덕 할머니가 “너는 뭐하는 사람인데 만날 설거지만 하고 가냐”고 물었다. 마땅한 대답이 없어 “사진작가요” 했다. 박 할머니가 자신을 찍어보라며 포즈를 취해준 게 다큐인생의 시작이 됐다. 1년간 위안부 할머니들을 카메라에 담은 뒤 중국 옌볜의 탈북 어린이들을 찾아갔다. TV에서 부모를 잃고 걸인생활을 하는 탈북 어린이들의 실상을 방송해 충격을 준 때였다.

“이상한 정의감 같은 것으로 찾아갔어요. 만나보니 쓰레기를 주워먹는 ‘꽃제비’ 이전에 그냥 우리 동네에 살 것만 같은 아이들이었죠. 카메라에 담는 것이 더 힘들었고 처음으로 사진작가가 된 것이 후회스러웠습니다.”

성남 외국인 노동자의 집을 오가면서는 아예 성남으로 이주해 4년간 인근에서 살았다. 이후 신자유주의의 대안을 찾아 방글라데시의 그라민은행을 담았고 ‘가난한 이들에게 권력을!’이란 구호를 내건 베네수엘라에 앵글을 맞췄다. 그는 <거대공룡과 맞장뜨기> <노동자에게 국경은 없다> 등 4권의 사진집을 냈다. 작업을 위한 경비 마련과 생활을 위해 틈틈이 직장을 옮겨 다닌다. 누가 시키거나, 돈이나 명예가 따르는 일은 아니지만, 모른 척 지나칠 수 없는 우리의 역사, 훼손된 인간존엄성의 문제, 우리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기록하고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었다.

김씨는 그동안 사진에 등장한 이들에게 누가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미뤄온 전시회를 처음으로 하게 됐다. 사진 속의 눈빛들을 바라보면 현재의 우리가 보이는 것 같다. ‘김지연의 10년 기록-나는 대한민국에 살고 있어’는 24일까지 관훈갤러리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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