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져/여행] 횃불 아래 게·낙지 ‘빼꼼’… 아빠, 또 잡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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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10.08.03 10:2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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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 송계마을·감풀마을 이색 갯벌체험

체험프로그램 중 아마도 가장 흔한 것이 갯벌체험일 것이다. 인천 강화도부터 서해안을 돌아 남해안 중간까지 웬만한 어촌은 갯벌을 끼고 있다. 그러다보니 갯벌체험 하는 마을이 셀 수 없이 많다. 게다가 어촌 마을 하나를 딱 집어 “이 동네 갯벌이 최고”라 할 수도 없다. 어떤 마을은 모래가 없는 천연 갯벌이라고 자랑하고, 어떤 마을은 모래가 적당히 섞여 해산물이 풍부하다고 자랑한다. 게르마늄 함유량이 높다거나, 미네랄이 많다고 치켜세우는 어촌도 있지만 체험여행객에게 그런 시시콜콜한 갯벌 성분이 무슨 소용인가? 체험은 그저 재밌고 즐거워야 하며, 다른 곳과는 달리 좀 특이해야 한다.   

전라도 무안에서 갯벌체험을 잘한다는 송계마을과 감풀마을에 다녀왔다. 물론 이 두 마을이 팔도에서 가장 재밌는 체험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순 없다. 한데, 갯벌체험이 다른 지역과는 약간 특이하고, 마을 사람들도 체험프로그램에 열의가 있다. 송계마을은 전담 사무장까지 뒀다.

무안 해제면 송석리 송계마을은 서울에서도 물어 물어 찾아오는 체험마을이다. 체험비는 어른 2만원, 초·중·고생은 1만원이니 다른 곳에 비하면 비쌀 수도 있다. “요즘 5000원 정도면 하는 마을도 있는데….” 무안군청 관광과 김윤덕씨는 “이 마을은 체험비를 에누리 없이 받지만 질이 좋다”고 자신했다. 5000원짜리는 5000원 정도의 즐거움을 준다는 거고, 1만~2만원짜리는 그만큼 값어치를 한다고 했다.

체험장은 마을 앞에 보이는 닥섬 앞 갯등이다. 갯등까지는 어선으로 10~15분 걸린다. 체험객들은 배타는 것부터 즐겁다.

닥섬은 망운면의 탄도와 함께 무안군에서 딱 2개뿐인 유인도다. 닥나무가 많아서 닥섬이라고 부른다는 얘기도 있고, 하늘에서 보면 닭을 닮았다고 해서 주민들은 닭섬이라고도 한다. 이 마을엔 할머니 두 사람만 살고 있다. 외롭지 않을까?

“아따, 그 냥반들 안 나올라고 그래요. 심심풀이로 바지락만 좀 잡아다 팔아도 넉넉하게 묵고 산디 뭔 걱정이 있을 것이요.” 어촌계장 박상권씨(55)는 “그분들 평생 거그 살다가 여그 나오면 심심해서 못산다”고 했다. 갯벌에 그만큼 바지락이 많다고? “바지락 잡고, 낙지만 잡아도 묵고 살만해.” 내친김에 마을 주민들 평균 소득을 물었더니 “5000만~6000만원은 한다”고 했다.

갯등은 특이하게 생겼다. 밀물이 가장 많이 들고, 가장 멀리 빠지는 사리 때엔 송계마을 옆 삼봉마을에서 걸어갈 수 있을 정도로 불뚝 솟아있다. 사승봉도의 모래등과 비슷하다. 태풍 때 파도가 들이치면 삼켜버릴 것 같은 조그마한 섬마을이지만 바로 이 갯등이 방파제 역할을 해준다. 갯등과 송계마을 사이의 바다는 수로처럼 생겼다. 썰물 때 보면 마치 강물처럼 물이 흐른다.
*송계마을 닥섬 갯벌체험
체험여행객은 뭐가 재밌을까? 특별한 것은 없다. 일단 배 타고 들어가는 게 재밌고, 특이하게 생겨난 갯등이 신기하다. 바지락도 많다. 게다가 모래밭 주변은 온통 대나무가 꽂혀있는 것도 특이하다. 이 대나무는 겨울철 김양식을 하는 지주다. 요즘 바지락은 많지만 낙지는 산란을 막 끝낸 뒤라 새끼밖에 없다. 마을 주민이 낙지를 하나 잡더니 갯물에 두어번 헹구고 산낙지를 입에 넣었다. 후리질도 해본다. 물이 들고 나는 곳에 설치해놓은 그물을 잡아 함께 끌면서 물고기를 건져내는 것이 후리질이다. 썰물 때만 가능한 체험은 3~4시간 정도다.

“지난번 서울에서 350명이 와서 갯벌서 뒹굴고 난리 나부렀어. 그냥 좋아서 머드팩 한다고 굴러댕깁디다.”

무안 해제면 유월리 감풀마을 역시 갯벌체험을 한다. 낮에 하는 갯벌체험은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것이지만 밤에 횃불 들고 게잡이 체험을 하는 게 특이하다. 밤이면 게가 더 안보일 텐데…. 주민들은 “오히려 밤에 게들이 더 많이 보인다”며 “잡기도 쉽다”고 설명했다. 게는 크지 않다. 농게와 칠게 등 크기는 손가락만 하다. 작은 게라도 마을 사람들에겐 예전부터 훌륭한 먹거리였다. 농게를 졸여서 반찬을 해먹거나, 칠게를 갈아서 게장으로 만들어 썼다. 무안의 이름난 먹거리인 짚풀구이에 찍어먹는 장도 바로 게를 갈아서 만든 것이다. 가을에는 횃불 들고 낙지를 잡는다. 농사체험도 하는데 고구마도 캔다. 마을 주민들이 이야기하는 만족스러운 체험프로그램은 뭘까.

“체험은 그저 체험 정도로 생각해야 하는데 (고구마체험의 경우) 돈 몇 천원 내고 가끔 밭에서 수확을 해가려고 욕심을 내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럼 농민들도 맘 상하죠. 그래서 체험프로그램을 시작하기 전에 이런 저런 얘기를 솔직하게 합니다.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면 좀 더 즐거운 체험을 할 수 있거든요.”

체험 프로그램을 마치면 무안생태갯벌센터도 꼭 들러봐야 한다. 전시관에서는 갯벌에 사는 생물을 자세히 설명해놨다. 체험이 끝난 다음 갯벌에 어떤 생물이 사는지, 자신이 잡은 게는 어떤 게인지 등을 알 수 있다. 초등학교 방학숙제 하기 딱 좋다. 갯벌센터 가는 길은 드라이브 코스로도 좋다.

갯벌체험뿐 아니라 도예체험도 해볼 수 있다. 무안은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분청사기의 고장이다. 일제 때 조사에 따르면 한국 분청사기의 40%가 무안에서 나왔다고 한다. 청자가 쇠락하고 백자로 넘어가기 전에 나타난 자기가 분청이다. 고려청자가 유명한 곳은 전라도 강진이고, 무안은 지척이었다. 영산강변이라 교통이 좋았고, 점토와 나무가 풍부해서 자연스럽게 도자기가 발달했다. 무안의 옛지명은 점등인데 도자기 굽던 언덕이란 뜻이다. 현재 13곳의 도요가 있으며 몽평요 등에서 도예체험도 한다. 체험객은 연차시음도 할 수 있다.

서울에서 갯벌체험이나 도예체험 하나만 보고 무안까지 가보라고 권하는 것은 무리다. 7~8월엔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회산 백련지도 장관이고, 신안 증도 슬로시티도 무안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남도여행길에 들러볼 만한 코스다.

■ 여행길잡이

*서해안고속도로 무안IC에서 빠진다. 송계어촌 체험마을(061-454-8737)은 톨게이트에서 30분 정도 떨어져있다. 고교생까지 1만원, 어른은 2만원. 감풀마을 갯벌체험(061-453-4525)은 6000원. 횃불체험은 1만원이다. 무안생태갯벌센터(061-453-5010)는 입장료 1500원, 어린이 500원이다.

*몽평요(061-453-6788)는 무안정신병원 지나 회산 백련지 가는 길에 있다. 연차시음도 해볼 수 있다. 체험비는 1만5000원. 예약 필수.

*회산 백련지 가는 길목에 있는 호담항공우주전시관에서 왼쪽 몽탄면 사창리로 5분 정도 들어가면 있는 두암식당(061-452-3775)과 녹향가든(061-452-6990)은 삼겹살 짚불구이 집으로 유명하다. 1인분에 9000원. 현경면 송정리의 사랑채한정식(061-452-9399)은 1만원에 20가지 반찬이 나온다. 현지에서도 유명해서 예약을 하고 가는 게 좋다. 3인 이상만 식사가 가능하다. 군청 직원이 예약을 놔서 동행했다. 사진 한 장 찍고 있었더니 “바쁜데 뭐하신당가”, 양파를 더 달라고 한 다음 된장을 부탁했더니 “한꺼번에 시킬 것이지…”란 종업원의 푸념이 들렸다. 상차림을 보면 1만원이 아깝지 않지만 서비스는 “글쎄…”다. 무안의 별미는 기절낙지. 낙지를 대바구니에 문질러 기절시킨 뒤 양념장에 찍어먹는다. 낙지는 시가로 받는데 서민들 먹기엔 만만치 않다. 요즘 한 접(20마리)에 18만원 받는다. 보통 15만원 안팎이란다. 기절낙지는 망운면사무소 앞 동원식당(061-452-0754)이 잘한다. 군청에서 600m 정도 떨어진 승달가든(061-454-3400)은 샤브샤브가 유명하다. 2만4000원.

*감풀마을에선 한옥스테이를 한다. 1실에 5만원, 독채는 25만원이다. 톱머리 해수욕장 앞 무안비치호텔(061-454-4900)이 있다. 샵모텔(061-454-9785)은 지난해 생겨 깨끗하다. 백악관모텔(061-453-8330) 등이 있다.

*10만평 규모의 회산 백련지에서 8월5일부터 8일까지 연산업축제가 열린다. 연요리경연대회, 연차 시음 및 행다 시연, 연꽃길 보트 투어, 연근 캐기, 연잎양산만들기, 연 냉족욕 테라피, 연 천연염색, 연 쿠키 만들기, 연 비누만들기, 연 요리교실, 양파 요리교실, 창작극 <품바품바> 공연이 이어진다. 무안군청 (061-450-5319/5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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