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져/여행] 일본 가나자와 ‘21세기현대미술관’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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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10.07.30 10:4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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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이시카와현 가나자와시(市)에 있는 21세기현대미술관(이하 21세기미술관)은 ‘정원처럼 편안하게 주민들과 어울리는 미술관’이라는 지향점처럼 다가가기 쉽고 재미있다. 부담 없이 미술관에 들어가 설치된 작품과 어울리다보면 어느새 미술관 안에서 즐길 수 있는 모든 재미에 빠져들게 된다. 2004년 개관한 이후 목표 관람객 연 30만명을 훨씬 넘는 150만명을 모으며 일본 안팎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이유다. 이 미술관을 설계한 건축가 세지마 가즈요와 니시자와 류에가 지난 3월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하면서 다시 주목을 받고 있는 21세기미술관을 찾아가 보았다.  

21세기미술관은 잔디밭으로 둘러싸인 원형 건물이다. 정문이 따로 있지 않고 입구가 네 곳에 마련돼 있어서 어느 방향에서도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다. 둥근 외벽은 전체가 총 120장의 투명한 유리로 돼 있다. 이 때문에 건물 밖에서도 미술관 안이 훤하게 들여다보인다. 1층 높이의 원형 건물은 외부 땅과 미술관 내부의 높이도 거의 같아, 계단을 오르거나 문턱을 넘는 자그마한 물리적 장벽조차 없다. 이 역시 미술관 접근을 쉽게 하려는 의도다. 미술관 안에서도 밖의 잔디밭이나 거리를 걷는 사람들이 보인다. 이뿐만 아니다. 미술관 내부는 중심부 쪽의 유료존과 바깥쪽의 무료존으로 구분돼 있는데 무료존과 유료존의 벽도 투명한 유리로 돼 있다. 무료존에 있는 사람은 유료존에 있는 작품도 일부 볼 수 있다. 미술관 안팎에 있는 그 누구에게도 야박하게 대하지 않고 “어서 들어와서 마음 편하게 보라”고 손짓하는 미술관이다.

히로아키 오치아이 21세기미술관 홍보담당은 “미술관 안과 밖의 차이를 느낄 수 없도록 개방감 있게 설계돼 있다”며 “미술관 밖의 사람은 미술관 안을 들여다보며 ‘나도 가볼까’ 하고 생각하게 되고, 무료존에 있는 사람은 유료존에 흥미를 느껴 미술품을 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21세기미술관의 대표적인 소장품들은 관람객들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체험형 작품들로 구성돼 있어서 미술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도 작품에 대해 쉽게 흥미를 가질 수 있다. 최근 미술관 잔디밭에 설치된 덴마크 출신의 세계적인 미술가 올라퍼 엘리아슨의 작품(가운데 사진)이 대표적이다. 가운데 전등을 두고 녹색, 빨간색, 파란색 세 종류의 유리벽이 세워져 있는 이 작품 속에 들어가면 겹쳐지는 면에 따라 각기 다른 색깔을 만들어 내는 유리벽을 통해 주변 환경을 새로운 색감으로 볼 수 있다. 미술관 속 사람과 풍경도 새로운 색깔로 보인다. 해가 져 전등에 불이 들어오면 신비로운 색깔이 주변에 퍼진다.

미술관 내부에 설치된 작품들도 마찬가지다. ‘빛의 조각가’로 불리는 미국 작가 제임스 터렐의 ‘블루 플랜트 스카이’는 건물 천장이 뚫려 있어서 비가 오면 비가 들어오고 날씨가 맑으면 파란 하늘이 보이는 작품이다. 하늘을 작품의 일부로 처리해 하늘의 움직임을 고요한 공간과 빛 속에서 체험할 수 있게 했다. 세계적인 조각가 아니시 카푸어의 ‘세계의 기원’은 기울어진 벽면에 거대한 블랙홀이 그려져 있는 작품인데, 보는 위치에 따라 블랙홀이 벽면에서 공중으로 떠오르듯 나타나는 시각적 체험을 할 수 있다.

시민들의 접근이 쉬운 개방적인 미술관은 도시에도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가나자와시 산업국 관광교류과의 나리야스 미노야 주사는 “성인뿐 아니라 어린이와 가족을 유치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열고, 시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시민갤러리도 마련했다”며 “무료존은 지역시민들이 많이 이용하고, 유료존은 미술품 자체에 관심이 있는 외부 관광객 등이 많이 관람한다”고 전했다. 또 “경기침체로 시내 중심가가 낙후되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미술관이 생긴 후 시의 주요 행사가 미술관에서 열리면서 시내 중심이 다시 활성화되는 효과가 생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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