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 “메시가 자꾸 윙크를 날리는데 대체 뭔 뜻인지…”

    이 게시글을 알리기 tweet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10.07.16 16:24:47
  • 조회: 637


ㆍ일병 김정우가 들려주는 월드컵 뒷얘기

남아공월드컵에서 한국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든든하게 활약한 김정우(28·상무)는 대회 기간 내내 화제의 중심에 있었다. 그리스전 승리 직후 네티즌들은 육군 일병인 그를 남아공월드컵 최저연봉 선수라며 띄웠고, 국제축구연맹(FIFA)은 한국선수 가운데 가장 좋은 활약을 펼친 선수로 꼽았다. 한국 수비의 제1선을 책임지며 원정 월드컵 첫 16강을 이끈 김정우를 7일 경기 성남 국군체육부대에서 만났다.

알려지지 않은 월드컵 뒷얘기를 소개해달라고 조르니 김정우는 주저없이 아르헨티나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 이야기를 꺼냈다. 월드컵에서 치른 4경기 중 가장 힘들었다는 아르헨티나전. 메시는 자신을 끈덕지게 따라붙는 김정우와 눈이 마주칠 때마다 윙크를 날렸다.

 

“얘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윙크를 하는 건지 모르겠더라고요. 날 무시하는 건지….”  약이 올랐지만 메시를 막긴 쉽지 않았다. 김정우는 “다시 한 번 붙어보고 싶은데 기회가 있을까요”라고 물었다. 메시는 다음달 4일 바르셀로나와 K리그 올스타의 친선경기를 위해 한국을 찾는다. 하지만 김정우는 국가대표 소집으로 미뤘던 기초군사훈련을 받아야 하기에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 아쉬워하는 그를 대신해 왜 윙크를 했는지 물어보기로 약속했다.

김정우는 상대 공격의 흐름을 읽고 위험지역에 가기 전에 차단하는 능력이 발군이다. 5일 FIFA가 발표한 남아공월드컵 선수랭킹에서 김정우는 62위에 올랐다. 한국 대표팀 중 가장 높은 순위로 박지성(78위)과 이청용(86위)보다도 높다. 그는 “왜 내가 그렇게 높은지 다시 생각해봐도 잘 모르겠다. 지성형도 그렇고 맹활약한 선수가 많은데”라며 겸손해했다. 그는 “스스로 평가하기엔 아쉬움이 많이 남는 월드컵”이라고 했다. 가장 아쉬운 순간은 우루과이와의 16강전에서 루이스 수아레스(아약스)에게 1-2 결승골을 내준 장면이다. 김정우가 툭 건드린 공을 수아레스가 오른발로 감아차 골포스트를 맞고 안쪽으로 빨려들어갔다.

“비가 와서 바닥과 공에 물기가 많았어요. 발을 뻗으면 닿을 것 같아 쭈욱 내밀었는데 공이 젖어서 그런지 어정쩡하게 흘러버렸어요. 날아가는 공을 바라보며 골포스트를 맞고 나가길 기도했는데….” 김정우는 그 장면이 떠오르는 듯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옆에 (조)용형이가 있는 줄 알았으면 제가 좀 더 중앙으로 이동해서 수비했을 텐데, 저는 용형이를 못봤거든요. 정말 아쉽습니다.” 수아레스는 여러모로 김정우에게 얄미운 선수였다. 수아레스는 경기 중 김정우가 발을 들어 공을 걷어내자 얼굴을 감싸쥐고 쓰러졌다. 김정우는 이미 경고 하나를 받은 상태였다. 다행히 심판은 수아레스의 할리우드 액션을 간파했고 TV 리플레이도 김정우의 억울함을 풀어줬다.

“수아레스는 경기 내내 그런 식이었어요. 명백하게 자기 맞고 나간 공도 자기네 볼이라고 우기고. 그래서 수아레스 뒤에 대고 아는 영어를 총동원해 욕을 좀 해줬죠.” 아르헨티나전을 앞두고는 그가 군인 신분인 게 큰 화제가 됐다. 메시와의 연봉차가 95만원 대 142억원으로 1만5000배쯤 벌어졌다. 아르헨티나 언론은 그가 군인이라서 허정무의 태권축구를 계승할 선수라고 보도하는 등 호들갑을 떨었다. 김정우는 6일 이명박 대통령과 대표팀의 청와대 오찬 자리에서 “충성! 일병 김정우”라고 큰소리로 관등성명을 외쳐 다시 한 번 화제가 됐다. “군에서 가장 높은 분인데 당연하죠. 입이 안 떨어질까봐 기다리면서부터 연습했습니다. 원래 목소리를 크게 못내는데 제가 낼 수 있는 가장 큰소리로 외친 것 같아요.”

그는 9일 기초군사훈련을 받으러 논산 훈련소에 입소한다. 한 달 넘게 외국 생활을 하고 돌아오자마자 훈련을 떠나는 것이 힘들 법도 하지만 “다들 가는 건데요”라며 덤덤하다. 김정우는 “월드컵에 나가보니 또 한 번 나가고 싶은 욕심이 커졌다”며 “몸 관리를 잘해서 다음 월드컵에서도 주전으로 뛰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 이글은 실명인증이 완료된 회원이 작성한 글입니다.
  • 목록으로
  • tweet tweet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글쓴이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