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공연] 뮤지컬 여성 음악감독 원미솔·김문정·장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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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10.06.28 13:3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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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음악을 먹음직스럽게 담아내는 트로이카

 

“음악감독의 역할요? 요리에 빗대면 요리사는 작곡가, 그 요리를 예쁜 접시에 먹음직스럽게 담아내는 사람이 음악감독이죠.”(장소영)

 

김문정(39)·장소영(39)·원미솔(33). 한국 뮤지컬계를 이끄는 여성 음악감독 트로이카다. 라이브로 연주되는 대형 뮤지컬 커튼콜 때마다 무대 밑에서 지휘봉을 잠시 내려놓고 객석을 향해 인사를 하는 낯익은 얼굴들. 김문정이 <맨 오브 라만차> <맘마미아> <미스 사이공> 등 주로 대형 라이선스 뮤지컬을 한 반면, 장소영은 <오! 당신이 잠든 사이> <와이키키 브라더스> <형제는 용감했다> 등 주로 창작뮤지컬의 음악감독과 작곡을 겸했다. 셋 중 나이로는 막내이지만 뮤지컬 경력(11년)은 가장 맏이인 원미솔 감독은 라이선스 <지킬 앤 하이드>, 창작 <뮤직 인 마이 하트> 등 라이선스와 창작뮤지컬을 넘나들며 활동했다. 뮤지컬 음악감독은 음악을 무대화 또는 연극화하는 사람으로, 배우 오디션과 노래 훈련, 오케스트라 구성 및 지휘까지 작품의 전체 리듬을 관장한다. 대형 공연장의 경우 배우들은 2층 객석 위에 달린 모니터를 통해 음악감독의 지휘를 받는다.

 

“배우들의 음정과 리듬, 박자, 음역이 잘 맞는지 충분히 맞춰봐야 해요. 생각대로 나오지 않으면 수정 및 보완과정이 필요하거든요. 또 배우들이 각각의 노래를 어떻게 부르는 게 좋을지도 함께 고민해야죠.”(김문정) 음악감독의 가차없는 지적에 뮤지컬 무대에 처음 도전한 어린 아이돌 스타의 경우 눈물을 쏙 빼기도. 하지만 배우가 무대에서 빛나게 하는 게 음악감독의 임무인 이상 혹독한 보컬 트레이닝 과정은 필수적이란 게 이들의 생각이다.

 

“음악감독이라는 타이틀로 일을 시작할 때 제 나이가 스물세 살이었어요. 그때만 해도 주연 배우들은 20대가 없었기 때문에 나이 어린 제가 배우들을 컨트롤하는 게 쉽지는 않았죠. 불같은 성깔로 밀어붙였어요. 하지만 작품을 어느 정도 하고부터는 어떤 분도 나이로 저를 대하지 않아요.”(원미솔) 장소영과 원미솔은 음악감독을 맡은 창작뮤지컬 중 상당수 작품의 음악을 직접 작곡했다. 김문정도 2008년 창작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의 곡들을 직접 만들었다. 대형 라이선스 뮤지컬을 주로 한 김 감독이 창작뮤지컬 작곡까지 한 것은 이변으로 받아들여졌다. 창작뮤지컬을 대표하는 장소영도 지난해 말 <금발이 너무해>로 라이선스 뮤지컬에 첫발을 내디딤으로써 서로의 영역이 크로스오버되는 모양새를 보였다. 그렇다면 뮤지컬 작곡의 특징은 뭘까.

 

“뮤지컬은 한 곡이 아닌 전체로 승부하는 장르라 노래의 규모나 속도에 있어서 강약 조절을 잘해야 해요. 또 몇 번이고 들을 수 있는 일반 가요와 달리 무대에서 처음 듣는 곡이기 때문에 가사 전달이 무엇보다 중요하죠.”(장소영) “감정이 고조되면서 말을 노래로 대신하는 거잖아요. 이 때문에 더 다이내믹하죠. 어떻게 하면 노래로 대신하는 말을 더 재미있게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면서 작곡해요.”(원미솔)

 

싱글인 원미솔을 제외하고 나머지 두 사람은 학부모. 이들은 저마다 The M.C (김문정), TMM(장소정), The One(원미솔)이라는 이름의 뮤지컬 전문 오케스트라단도 이끌고 있다. 하지만 최근 불경기 속에 라이브 대신 MR(라이브 연주가 아닌 반주용 음악)가 많아지는 현상이 못내 답답하다. “한정된 제작비에서 가장 먼저 잘려나가는 게 오케스트라예요. 아쉽죠. 뮤지컬의 기본은 피아노 한 대로라도 라이브여야 한다는 게 제 믿음이거든요.”(김문정)

 

국내에서 손꼽히는 뮤지컬 음악감독은 10명이 채 안된다. 그중에서도 이들 세 사람은 작업량만으로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 주요 뮤지컬 시상식 때마다 번갈아 수상하는 것도 이들이다. 여성 음악감독들의 이 같은 눈부신 활약상은 미국 브로드웨이나 영국 웨스트엔드에서도 볼 수 없는 기현상. 하지만 이들은 “뮤지컬이 발전하려면 남녀를 불문하고 좀 더 많은 음악감독이 배출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2001년 뮤지컬 데뷔 전 이문세, 김장훈, 변진섭 등 유명 가수들의 세션활동을 한 김문정은 <미스 사이공>과 같이 대사 없이 노래로만 이루어진 송스루(Song-Through) 뮤지컬의 작곡을 하는 게 꿈. 장소영은 보다 완성도 높은 작곡을 위해 해외 유명 라이선스 뮤지컬 음악감독의 경험을 더 쌓고 싶단다. 원미솔은 영화음악 작곡을 겸할 생각이다. 이들 세 사람은 약속이나 한 듯 “계획한 대로 속도와 리듬이 딱 맞아떨어진 공연을 마친 후 커튼콜 때 관객의 박수를 받을 때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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