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 한지붕 두가족 ‘달콤씁쓸한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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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10.06.17 16:3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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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기아차 사장시절 주도한 ‘디자인 경영’ 성과… 현대차 시장 ‘야금야금’

현대자동차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형제 회사인 기아자동차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현대차의 시장점유율을 갉아먹고 있어서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9개월 전만 해도 기아차를 맡아 디자인 경영을 주도했다. 그 덕에 기아차가 요즘 훨훨 날고 있지만 정작 현대차는 판매 부진에 따른 탈출구를 마련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진 셈이다.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기아차의 중형세단 K5는 5월 한 달 동안 1만5782대가 계약됐다. 계약대수만 보면 10년 이상 1위 자리를 지켜온 현대차의 쏘나타를 제쳤다. 쏘나타는 같은 기간 1만1393대가 팔렸다. 같은 기간 준대형차인 기아의 K7은 3269대가 팔려 현대차의 그랜저(2358대)를 제치고 4개월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도 기아차의 스포티지R이 4859대를 판 반면 현대차의 투싼ix는 3719대에 그쳤다. 기아차 쏘렌토R도 3234대로 2713대가 팔린 현대차 싼타페를 제쳤다. 기아차는 지난달 승용차(세단+RV) 부문에서 3만5500대를 팔아 3만3559대를 판매한 현대차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현대차 관계자는 “기아자동차의 신차효과로 동급 차종에서 경쟁이 심화된 것도 판매 하락의 원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기아차의 점유율 상승은 수입차나 국내 경쟁업체가 아닌 현대차의 점유율 하락을 가져왔다는 게 정 부회장의 고민이다. 기아차의 약진은 2005년 정 부회장이 기아차 사장으로 취임한 뒤 주도한 ‘디자인 경영’이 밑바탕이 됐다. 현대차와의 차별화 포인트로 ‘디자인’을 택한 그는 ‘기아차가 살 길은 디자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세계 최고 자동차 디자이너 중 한 명인 피터 슈라이어를 기아차 디자인 총괄담당 부사장으로 영입하면서 디자인 경영을 완성시켰다.

 

그러나 정 부회장이 지난해 10월 현대차로 옮긴 뒤 기아차는 주된 경쟁상대가 됐다. 선의의 경쟁을 통한 동반성장을 기대했던 당초 그림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정 부회장은 현대차 ‘리모델링’ 작업을 주도하고 있다. 요즘 정 부회장이 강조하는 대목은 ‘감성 품질’이라고 한다. 벤츠나 BMW 같은 해외 명차에서 느낄 수 있는 고급스러움과 감성적 요인을 현대차에 새겨넣어 한 단계 도약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현대차는 최근 판매부진에 비상이 걸렸다. 또 현대차는 8월로 예정된 신형 아반떼의 사전예약을 한 달가량 앞당기기로 했다. 영업인력 보강과 마케팅 강화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1997년 없앤 일선 지점장들의 영업용 차량 지원을 13년 만에 부활한 것도 영업력 강화에 대한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현대·기아차의 ‘카니발라이제이션’(모델 간섭 현상)이 소비자들에게는 득이 된다는 시각도 많다.

내수시장의 80%가량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현대차와 기아차의 경쟁은 내부적인 낭비요소를 줄이면서도 소비자들에게는 선택의 폭을 넓히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부 기업은 자기혁신 등을 위해 일부러 카니발라이제이션 전략을 구사하기도 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모델 간섭 때문에 판매에 영향을 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선의의 경쟁을 통해 품질을 개선하고 동반상승하는 효과를 노리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가시적인 동반상승 효과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이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현대·기아차 시장점유율은 77.5%로 전년 같은 기간 81.5%보다 4.0%포인트 떨어졌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정 부회장은 ‘반쪽의 성장’을 넘어 장기적으로 현대·기아차가 동반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놔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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