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의학] 기업 사회공헌 ‘자살 방지’로 지평 넓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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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10.06.04 14:46:19
  • 조회: 824


삶은 점점 팍팍해지고, 경쟁은 날로 치열해진다. 2등이 눈물을 흘리는 사회다. 많이 가진 자, 앞서 뛰는 자 등 몇몇을 제외한 모두가 ‘루저’가 돼가고 있다. 몇년째 지속되고 있는 경제난, 취업난, 질병, 실업, 이혼, 가정 불화, 학업의 중압감, 부의 양극화 등은 자살의 잠재요인이다. 이 같은 요소들은 시간이 지나면 폭발하는 시한폭탄과도 같다. 개인과 사회 깊숙이 잠복해 있다가 인기 연예인이나 사회 저명인사의 자살로 떠들썩해질 때 준동해 ‘자살 신드롬’을 불러일으킨다.

 

자살의 트리거(방아쇠)인 셈이다. 실제 자살률(10만명당 자살자 수)은 최근 10년 새 2배로 껑충 뛰었다. 하루 35명 이상이 목숨을 끊는 현실을 이대로 방치하다가는 자살 대란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우리 사회는 자살이라는 막다른 골목에서 서성이는 가족, 친구, 이웃에게 얼마만큼의 사랑과 관심, 애정을 쏟고 있을까? 이들의 극단적 선택을 막기 위해 어떤 장치가 작동하고 있는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 최고라는 오명에서 벗어나는 길은 없을까.

조족지혈 수준의 정부 예산 늘려야
우리나라가 ‘자살 공화국’의 오명을 쓰게 된 원인으로 정부의 자살예방 예산이 외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것을 지적하는 사람들이 많다. 2010년 정부의 자살예방 사업 예산을 보면 보건복지부에 생명존중정신건강증진사업 7억3500만원, 문화체육관광부에 종교단체 자살예방 상담 및 자살예방 활동 지원 명목으로 6억원이 편성돼 있다. 이는 일본의 100억원 이상과 비교할 때 매우 낮은 수준이다.


보건복지부의 경우 자살예방 공익광고 등 생명존중 문화 조성(3억원), 사이버 자살상담 서비스 및 유해사이트 모니터링(2억원), 자살원인 실태조사 및 통계품질 개선(1억원), 자살예방 프로그램 개발·보급(3500만원), 자살예방교육(1억원)을 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재 위험수위를 치닫는 자살 홍수 사태를 막는 데 이런 정도의 사업으로는 어림없다고 지적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현재 시행하고 있는 자살예방 사업을 체계적으로 하는 데에만 최소한 20억~30억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자살예방을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지만 간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사업도 있긴 하다. 시·도 4곳과 시·군·구 130곳에 운영 중인 정신보건센터가 그것이다. 복지부 정신건강정책과 민영신 사무관은 “정신보건센터는 중앙정부 예산 113억원과 그에 맞먹는 지자체 예산으로 운영한다”며 “시·도 센터의 경우 사업의 50%를 자살예방에 치중하고 있지만 시·군·구 센터는 자살예방 관련사업이 10~20% 정도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더욱 직접적으로 자살예방 예산을 투자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경기도의 노인 자살예방 사업이 ‘노인복지 우수 프로그램’ 대통령상을 수상해 관심을 모았다. 여기에 들어가는 올해 예산은 국비 보조, 도 예산, 시·군 예산을 합해 11억7000만원이다. 경기도는 인구가 1000만명이고, 노인 자살자 수가 전국에서 가장 많다. 이런 현실에서 현재의 시범사업을 확대해 더욱 효율적인 사업을 수행하려면 예산이 2배 정도로 늘어나야 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인의 사망원인을 보면 지난 10년 새 교통사고(4위→7위)와 자살(7위→4위)이 서로 자리바꿈을 했다. 교통사고 사망자의 순위가 내려간 것은 신호체계 개선과 도로 확충 등 교통안전 인프라를 구축하고 안전띠 매기와 음주운전 추방 등 안전운전 캠페인을 벌인 덕분이다. 전문가들은 자살률을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한 길을 ‘교통사고 해법’에서 찾을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기업들의 사회공헌도 자살예방에 더 관심 둬야
한화증권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무릎 관절염 환자 무료수술 지원 연중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금년에는 연초부터 3월 말까지 256명을 무료로 검진했고, 이 중 58명에게 수술을 해주었다. KT&G는 2009년 임원 연봉 일부 반납 및 직원 임금 동결로 총 200억원의 재원을 마련해 저소득층 자활 및 취약계층 지원사업을 돕고 있다. 2008년부터 전국 182개의 KT&G사회봉사단을 결성해 오지마을 돕기와 독거노인·결손가정 등 사회소외계층에 대한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한국화이자제약의 핵심 가치 중 하나는 ‘지역사회 기여’다. 이를 위해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 중 2002년부터 매년 개최하고 있는 ‘화이자 사랑의 병원 그림축제’는 장기 투병 중인 환자들에게 ‘감성 치료’ 효과를 줌으로써 회복 의지를 북돋워 준다. 서울 강동구보건소는 매년 3억원 가까운 예산을 들여 의사, 간호사, 물리치료사 등으로 구성된 전문 의료팀이 관내 의료취약계층의 가정을 직접 방문해 ‘맞춤형 방문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생명보험협회 및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에서는 회원사들이 내는 기금을 통해 자살예방 사업을 지원한다. 대한생명, 현대중공업 등은 자살예방 캠페인을 적극 펼치고 있다.


자살은 단순히 개인적 책임만으로 돌릴 문제가 아니다.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는지 다시 한 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 따라서 정부뿐 아니라 대기업에서 자살률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더 많이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한국자살예방협회 하규섭 회장은 “기업과 단체들이 펼치는 소외계층 지원사업과 의료서비스 제공은 자살률을 줄이는 데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하 회장은 “사회공헌 예산을 자살예방 사업에 사용해 자살예방 캠페인에 동참하면 이미지가 오히려 나빠질 것으로 생각하는 기업들이 많은 것 같다”면서 “오늘날 대기업들이 성장을 거둔 이면에는 소외된 계층의 희생이 있었고, 이런 어두운 이면이 높은 자살률을 초래한 측면이 있는 만큼 ‘자살예방 사업을 통한 사회공헌’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당신은 더 이상 혼자가 아닙니다
- 생명사랑·자살예방 상담 핫라인
△ 보건복지콜센터 희망의 전화(129)
△ 정신건강 상담전화(1577 - 0199)
△ 자살예방협회 사이버상담실(www.counselling.or.kr)
△ ‘친구야’ 문자상담(SKT 010 011 017/ #1388)
△ 자살예방 후원신청 문의(e메일 : kasp2005@hanmail.net)(02 - 413 - 0892, 08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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