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아/교육] 학업 스트레스·가정 불화에 ‘울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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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10.05.13 16:25:50
  • 조회: 11632

 

ㆍ충동적으로 스러지는 아이들

 

2009년 통계청 자료를 보면 10~19세 청소년의 사망원인은 1위가 운수사고, 2위 자살, 3위는 악성종양에 의한 것이다. 사고나 질병으로 어린 목숨을 잃는 것도 애석하지만 청소년들이 자신의 목숨을 스스로 포기하는 자살이야말로 안타깝기 그지없는 일이다. 소아청소년정신과 의사인 필자는 과거 자살기도를 한 적이 있거나 최근 자살기도 후 상담을 의뢰해온 학생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이들 청소년 대부분은 “그 당시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모르겠다”거나 “충동적이었던 그때 행동을 후회한다”고 말하곤 한다.

 

여러 자살관련 연구를 보면 청소년들이 성인에 비해 더 충동적이고 우발적인 이유로 자살을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충동성은 아동이나 청소년의 뇌 발달 정도가 성인에 비해 미숙한 데서 기인한다. 충동성은 또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 문제가 공존할 때, 술과 같은 약물의 영향을 받을 때 더 높아진다. 친구나 타인에 의해 동반자살을 종용받거나, 가정불화 등으로 주변의 지지기반이 약화되었을 때도 마찬가지다. 현재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매우 위험한 시험대를 거치고 있다. 출산율 저하로 인해 가구당 자녀수는 과거보다 줄었지만 가계의 교육비 부담률은 더 늘어났고, 이로 인해 맞벌이를 하는 부모들이 증가하면서 보호적, 지지적 역할로서의 가정 기능이 매우 약화되었다. 뿐만 아니라 학교현장 또한 교육의 중심에서 벗어났으며, 대학입시라는 한가지 목표에만 매달리다보니 전인교육은 뒷전으로 밀린 지 오래다.

 

학습에 흥미가 없거나 자신감을 잃은 학생들에게 학교는 자신을 옴짝달싹 못하게 위협하는 괴물과 같은 공간이 되어버렸다. 학급 내에는 담임교사도 모르는 은근한 따돌림이 만연돼 있다. 학생들은 방학 때에도 쉴틈없이 학원을 다녀야 하고, 해외어학연수로 인해 가족의 장·단기 해체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최근 교육을 둘러싼 이 같은 문제들은 부모, 교사, 청소년들 모두에게 높은 스트레스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2004~2008년 초·중·고교생 자살 현황’을 살펴보면 자살 원인은 가정 불화(28.4%), 염세 비관(19.6%), 학업 스트레스(10.1%), 이성문제(7.2%)의 순이었는데 원인별 증가폭은 학업 스트레스가 가장 컸으며, 학업 스트레스로 인한 자살 충동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살의 원인을 단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거나 학업스트레스에 시달린다고 호소하는 청소년이 늘어나고, 가족의 지지적인 기능이 약화된 현실을 생각할 때 최근 수년간 꾸준히 증가추세에 있는 청소년 자살은 이와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렇다면 청소년 자살을 어떻게 예방하고 관리할 것인가. 먼저 자살예방을 위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계몽교육이 선행되어야 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청소년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가정과 학교의 역할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인식시키고, 학교가 학교 본연의 역할을 하고 가정이 지지적 역할을 하는 곳이 될 수 있도록 교사와 부모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 사회와 정부를 향한 제도 개선의 목소리를 높여야 할 것이다. 또 일선 교사 및 학생들에게 구체적인 스트레스 관리방법과 생명존중의 의미를 알려줘야 한다. 자신뿐 아니라 친구의 자살충동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예방교육이 필요하다. 그리고 또래친구 상담자로서의 교육을 통해 청소년들이 자살의 징후를 접했을 때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방법을 토론하고 학습하는 수업이 이루어져야 한다.

 

두번째로 자살 충동 청소년을 도울 수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이 필요할 것이다. 학교에서 자살시도 및 충동을 보이는 청소년이 발견되었을 경우 또는 자살의 징후, 즉 우울증을 앓던 친구가 치료도 거부한 채 말수가 적어지고 혼자서만 지내려는 행동 등을 보일 때 쉽게 접근해서 상담을 할 수 있는 학교 내 시스템과 학교-가정-지역사회 전문기관의 연계 및 협조 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하다. 모든 자살이 예측되고 예방될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우리가 청소년 자살의 특성과 그 징후를 알고, 학교-가정-지역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예방 시스템을 만들어 간다면 지금 이 순간에도 도움의 손길을 만나지 못해 꽃다운 목숨을 스스로 버리는 안타까운 희생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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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명사랑·자살예방 상담 핫라인

△ 보건복지콜센터 희망의 전화(129)

△ 정신건강 상담전화(1577 - 0199)

△ 자살예방협회 사이버상담실(www.counselling.or.kr)

△ ‘친구야’ 문자상담(SKT 010 011 017/ #1388)

△ 자살예방 후원신청 문의 (e메일 : kasp2005@hanmail.net) (02 - 413 - 0892, 08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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