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의학] 검증안된 유사 비만약 음성거래 더 늘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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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10.04.21 14:2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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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유럽서 판매금지된 ‘시부트라민’ 식약청도 규제 강화
ㆍ국내처방 비만약 향정신성 식욕억제제가 80%
ㆍ‘비만은 질병’ 올바른 인식과 치료 노력 필요

 

오는 18일은 대한비만학회에서 제정한 제1회 ‘비만의 날’이다. 국내 비만 인구의 급속한 증가에 따라 비만의 심각성을 알리고 올바른 치료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이날을 만들었다. 학회는 12일부터 일주일간 전국 무료강좌, 고도비만 환자의 재활을 위한 사연공모전, 전문의와의 일대일 상담 등의 캠페인을 진행한다. 이제 비만은 개인 차원이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얼마 전에는 유럽의약품청(EMA)이 비만치료제 ‘시부트라민(성분명)’에 대해 판매 잠정 중지 결정을 내려 논란이 일고 있다. 국내에서 이 치료제를 복용해온 많은 비만 환자는 외국에서 판매 중단된 사실에 적지 않은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의약계의 관심사로 떠오른 ‘시부트라민 사태’에 대해 알아본다.

 

혼란 촉발한 판매 중지 결정

유럽의약품청은 지난 1월 비만치료제 ‘시부트라민’의 유럽 내 판매를 잠정 중지시켰다. 심혈관계 질환발생 위험을 가중시킨다는 중간 연구결과에 따른 것이다. 국내에서도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처방 자제를 요청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일단 시부트라민의 1년 이상 복용을 금지하고, 65세 이상이나 16세 미만 환자는 사용 기준이 한층 강화됐다. 그러나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등은 “비만치료제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부작용 사례가 제대로 집계되지 않아 그 위험성이 간과되고 있다”며 안전성이 확보될 때까지 즉각적 사용 중단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식약청은 ‘시부트라민’ 제제에 대한 중대한 이상반응이 국내에서 보고된 바 없고, 허가사항을 철저히 지켜 사용할 경우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시부트라민’ 부작용의 진실은

국내 비만전문가들은 식약청의 이런 조치가 과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은 “유럽에서의 연구는 심혈관질환이 있는 고위험군 환자들을 대상으로 시부트라민이 심혈관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할 목적으로 실시된 것으로 통상적인 연구와 다르다”고 지적한다. 참여한 환자의 90% 이상이 ‘시부트라민’을 복용할 수 없는 대상이었다는 것이다. 대한비만학회는 “시부트라민은 심혈관질환의 병력이 없고 식사 조절과 운동요법만으로 체중 감량이 어려운 비만환자들에게 식약청 허가를 받아 사용돼 온 비만약”이라며 “심혈관질환자 투여 금기 등이 국내 사용허가서에 이미 명시되어 있는 만큼 다른 처방 대상에게까지 위험을 확대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안전성 검증 안된 제품 범람 우려

국내에서 비만 치료에 허가된 처방약은 ‘시부트라민’ 외에 지방 흡수를 억제하는 ‘오르리스타트’ 제제와 향정신성 식욕억제제 등이 있다. 이 가운데 향정신성 식욕억제제 자체는 이미 십여년 전 유럽에서 취소된 약물이다. 그러나 소비자시민모임 분석 결과 국내 처방비만약 가운데 향정신성 식욕억제제가 80.4%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식약청 발표 자료에선 우리나라가 브라질, 아르헨티나 다음으로 마약류 비만치료제를 많이 사용하는 국가로 분류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국내 처방 비만약 사용 현황을 볼 때 ‘시부트라민’의 국내 판매 중단은 향정신성 제제의 사용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현재 국내 연간 1조5000억원으로 추산되는 다이어트 시장에서 의사 처방을 받는 비만치료제는 약 6% 정도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여러 다이어트 보조제나 식품, 유사 비만약 등이 인터넷 등 음성적인 유통 경로로 판매되고 있다. 유무영 식약청 의약품안전정책과장은 최근 열린 비만 안전성 정책토론회에서 “특정제제의 판매 중단 조치가 향정신성 비만약제의 사용 증가 등 풍선효과를 가져올 수 있지만 온라인 불법구매 등을 차단하기는 힘들다”고 정부 규제의 한계를 밝히기도 했다. 이 같은 실정에 대해 동국대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오상우 교수는 “외모 지상주의에 따라 비만을 치료보다는 단순한 미용 목적의 다이어트로서 접근하는 현실이 반영된 결과이며, 올바른 비만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비만은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 조사결과 건강검진을 받은 사람 3명 가운데 1명이 비만으로 나타났다. 비만은 단순히 외모의 문제가 아니라 고혈압, 당뇨병은 물론 심장질환이나 암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260만여명이 비만과 과체중으로 인한 질병으로 사망한다. 비만은 단순한 다이어트가 아니라 ‘치료가 필요한’ 질환인 것이다. 비만학회 정책이사 강재헌 교수(인제대 서울백병원)는 “비만은 단순히 개인생활의 문제가 아닌 호르몬 이상 등 의학적으로 심각한 원인이 숨어 있는 경우가 많아 질병으로 인식해야 한다”며 “비만이 초래하는 사회경제적 비용도 2005년 기준 약 1조7922억원에 달할 정도이므로 개인의 문제를 넘어선 국가적인 문제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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