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져/여행] 바다와 산림이 어우러진 ‘일본의 제주도’ 미야자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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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10.04.01 13:5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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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태평양 바라보며 눈을 열고 삼나무 숲 걸으며 가슴을 연다

 

일본 규슈 미야자키는 한국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일본 관광지다. 미야자키현 관광청에 따르면 해외 여행객 중 한국 관광객 비율이 가장 높다. 연간 3만~4만명 수준. 다음이 대만, 중국, 홍콩 순이다. 주로 골프 여행객들이다. 호텔 로비에서 트렁크와 골프 가방, ‘신 라면’ 컵라면 상자를 들고 가는 한국 관광객을 종종 볼 수 있다. 신라면. 골프 간식일까, 해장 대용일까. 일본 규슈 미야자키는 아름다운 풍광의 산과 바다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이다. 4~5월에는 신록과 벚꽃 향기가 절정에 이른다. 위 사진은 칠레 이스터 섬을 본떠 만든 나치난 해안의 테마파크 ‘선 멧세 나치난’. 아래 사진은 기타고초 지역 이노하에 계곡 부근 삼나무와 벚꽃나무가 어우러진 시골 마을 풍경.


미야자키에는 골프장이 30여곳인데, 공항과 시내에서 30분 거리에 12곳이 있다. ‘던롭 피닉스 토너먼트’가 열리는 시가이아 리조트의 피닉스 리조트가 유명하다. 일본이 골프장 난개발로 몸살을 앓고, 폐장하는 골프장도 속출 중이지만, 미야자키는 다른 지역보다 형편이 낫다고 한다. 겨울철에 운동하기 좋은 날씨 덕이다. 연평균 기온 17.3도. 영하로 떨어지는 법이 없다고 한다. 야구팬들은 ‘캠프’를 떠올린다. 코리안 시리즈 우승팀 기아 타이거스가 올해 이곳에서 훈련했다. 뉴욕 양키스의 박찬호 선수도 지난달 두산베어스의 미야자키 캠프에 합류했다. 미야자키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프로야구팀은 도쿄가 연고인 요미우리 자이언츠다. 수십년째 이곳에서 전지 훈련을 하기 때문이란다.

 

최적의 리조트와 골프, 캠프는 천혜의 자연 환경 덕분이다. 1970~80년대 미야자키는 제주도처럼 일본 최고의 신혼 여행지였다. 온화한 기후와 남태평양과 맞닿은 해안, 삼나무·해송, 아열대 식물이 어우러진 녹음이 발길을 끌어낸다. 해양스포츠, 골프, 온천도 유명하지만 숲과 나무를 빼놓을 수 없다. 한국 관광객들이 미야자키에서 놓치는 곳이기도 하다. 기타고초 지역은 총면적의 86.9%가 삼림이다. 1만7849㏊. ‘삼림 테라피’를 내세우는 곳. 삼나무가 주로 자란다. 이노하에 계곡 입구 부근 족탕 삼림 공원에서 바라본 산림과 마을 풍경은 일품이다. 고즈넉하면서도 벚꽃 때문에 화사한 분위기다. 수십m 높이, 짙은 녹색의 삼나무 군락이 독특한 색감으로 병풍처럼 펼쳐진다.

 

이노하에 계곡을 따라 오중폭포가 있는 2.5㎞ 길은 ‘테라피 로드’다. 일본 정부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농도가 떨어지고, 피톤치드가 많다고 ‘테라피 기지’로 인증한 곳이다. 오비삼 나무 조각을 깐 출입로에서 빠른 걸음으로 올라가니 30분 만에 오중폭포가 있는 곳에 도착했다. 맑은 계곡물과 크리넥스 티슈 상자 문양에 쓰였다는 삼나무 숲은 높고 깊어 원시림 같다. 하지만 맑은 계곡 자락을 옆으로 끼고 도는 산길은 산책로처럼 평탄하다. ‘플라시보 효과’일 수 있지만, 피로와 스트레스도 싹 풀리는 느낌이다. 기타고초 지역은 75년 개발된 천연 온천과 료칸도 유명한 지역이다.


미야자키 현의 해안선 길이는 400㎞.‘도깨비 빨래판’ 바위와 함께 야자나무가 심어진 부드러운 모래 사장이 끝없이 이어진다. 사진은 ‘어린이 나라’라는 뜻의 고도모노쿠니 공원 부근 해변. 광활한 해송 숲에 둘러싸인 시가이아 리조트도 볼 만하다. ‘보안림’이라고 부르는 방파림이다. 1800년대 바람을 막기 위해 소나무를 심었다. 해변가로부터 10여㎞ 떨어진 곳에서 시작해 해변 쪽으로 숲을 넓혀갔다. 길이만 12㎞, 면적은 770㏊. 지금도 심고 있다고 한다. 위에서 봐도 장관이지만, 숲에 들어가야 진가가 나타난다. 더할 나위 없는 삼림욕장이다. 해송 숲 둘레에 20여㎞ 길이의 자전거도로가 잘 정비됐다. 숲속 길도 골프 코스 주변으로 미로처럼 얽혀 있어 걷고, 자전거 타는 맛이 좋다. 해송은 족히 10m는 넘어보인다. 숲에선 사방을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울창하다.

 

바다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미야자키 현 해안선은 400여㎞. 자전거 일주 코스로도 훌륭하다고 한다. 좀 떨어져서 보면, 수평선은 폭이 아주 좁은 타원 같아 보이기도 한다. 지구는 둥글다는 사실을 눈으로 느낄 수 있다. 해안 이야기를 더하면, 미야자키는 여름철 일본 배우 기무라 다쿠야가 서핑을 하러 즐겨찾는 곳이라고 한다. 파도의 침식 작용으로 만들어진 빨래판 모양의 ‘도깨비의 빨래판’ 바위도 볼거리다.

나치안 해안 북단 쪽 아오시마는 둘레 1.5㎞의 섬이다. 아열대 식물 비로야자가 3000그루 이상 있다. 일본 건국신화에 등장하는 야마사치히코를 모신 아오시마 신사가 있는데, 일본 종교의 한 면을 엿볼 수 있다. 일본인은 특정 종교를 믿는다고 말하는 사람은 드물지만, 삶의 자세나 문화적 양식에서 오랜 종교적 전통을 유지한다. 이런 특징이 잘 나타나는 게 기복 신앙이다.

 

사람들은 이곳 신사 아열대 밀림 숲에서 엽전 같은 동전에 실을 꿰어 야자 나무에 늘어뜨린 새끼줄에 감고 자신과 가족, 친구의 안녕을 기원한다. 태양의 메시지를 받는 곳이란 뜻의 ‘선 멧세 나치난’은 나치난 해안에 자리한 테마파크다. 이곳은 한때 망해가는 목장이었는데, 칠레 이스터섬과 경도상 일직선에 놓였다는 이유로 재개발됐다. 망할뻔한 목장주는 지금 테마파크 주인이다. 이스터섬 모이아 석상을 칠레 허가를 받아 같은 재질과 모양으로 조각했다. 일본인들은 이곳 7개의 석상에도 기복의 의미를 부여했다. 석상을 만지면, 돈벌이나 연애나 출산이 잘 풀린다고 한다. 석상 한번 만지고 인생사가 솔솔 잘 풀릴 것이란 희망을 갖는다면 손해볼 것 없는 의례다.

 

한국에서 관광학을 전공하고 시가이아 리조트에서 일하는 이정아씨(23)는 “미야자키는 좋은 곳이 정말 많다. 골프, 온천 말고도 볼거리가 풍부하다. 차를 빌려 둘러보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차를 렌트해도 좌우 통행이 다른 일본에선 안전 사고 우려도 무시 못한다. 카터를 몰 수 있는 ‘선 멧세 나치난’에선 한국 관광객들이 잇따라 3번 안전사고를 낸 뒤로 외국인은 카터를 몰지 못하도록 규정이 바뀌었다고 한다. 미야자키 해안과 산, 마을을 손쉽게 두루 한눈에 구경하려면 관광특급열차 ‘우미사치야마사치’를 타보면 좋다. 일본 건국 신화에 나오는 우미사치히코와 야마사치히코 형제의 이름을 딴 나무 열차다. 특히 한국과도 비슷하게 정감 있는, 지금 모내기가 한창인 일본 시골 풍경이 느긋하게 다가온다. 일본인도 즐겨타는 관광 열차. 열차 한쪽에서는 손님들의 방명록을 받는다. ‘대한민국 만세, 독도는 우리땅’이라고 적힌 열혈 애국시민의 한글 방명록이 눈에 띄었다.

 

■여행 길잡이

*미야자키현 서울사무소(www.kanko-miyazaki.jp/korea)에 가면 한글 관광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관광지도와 서울-미야자키간 항공편, 미야자키내 철도, 렌트업소 등 교통 정보와 호텔, 온천, 골프장 연락처와 홈페이지 주소가 있다. (02)736-4755~7

 

*미야자키 특산물 중에는 목장에서 방목한 쇠고기가 유명하다. 샤브샤브는 점심 때 1인분에 2000~3000엔 정도. 부드러운 육질의 미야자키 산 쇠고기는 도쿄로 가면 값이 2배라고 한다.

 

*기타고초 이노하에 계곡 부근 ‘족탕 삼림 공원’에서는 족탕을 즐길 수 있다. 뜨뜻미지근한 물에 발을 담그고 도시락이나 음식을 싸와 먹으면 한결 맛이 좋다. 무료. 발 닦을 수건도 친절하게 나눠준다.

 

*‘우미사치야마사치’를 타고 가면 미야자키의 여러 곳을 갈 수 있는데 오비역 부근 오비성도 볼 만하다. 성안에는 수령 100년이 넘는 삼나무가 수백 그루 있다. 성 아래 마을이란 뜻의 성하마을은 작은 교토라고 불릴 정도로 고풍스러운 거리. 오래된 돌담과 대문을 가진 집들이 지자체 지원으로 보존되고 있다.

 

* 쇼핑 장소로는 특산물, 술, 공예품을 사려면 미야자키 물산관으로 가면 된다. 이온 몰 미야자키는 가장 큰 쇼핑몰이다. 한국 대형 쇼핑몰과 형태나 가격이 대체로 비슷한데, 의류가 싼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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