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공연] 백악관 주인 오바마가 지닌 ‘그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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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10.02.26 10:2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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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1세기 ‘신의 은사’부터 오늘날의 ‘매력·신비로움’까지
ㆍ2000년에 걸친 ‘카리스마’ 개념 쉽게 정리
ㆍ“현대 정치에선 대중의 판단 흐리는 위험한 도구돼”

 

▲카리스마의 역사

존 포츠 | 더 숲

특출한 카리스마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 버락 오바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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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클린턴에겐 조직과 자금, 경험이 있었다. 버락 오바마에겐 카리스마가 있었다. 결국 미국 민주당 경선에서 승리하고, 대중의 사랑을 받아 백악관의 주인이 된 이는 오바마였다. 제목 그대로 2000여년에 걸친 ‘카리스마’ 개념의 역사를 500여쪽에 풀어냈다. 새로운 통찰을 준다기보다는 기존의 개념을 쉽게 정리했다. 은혜, 아름다움, 매력, 호의, 친절, 선물, 이익, 감사 등 다양한 의미를 지녔던 그리스어 ‘카리스’를 자신의 중요 개념어로 채택한 이는 1세기에 활약한 사도 바울이다. 바울은 신으로부터 받은 은사를 설명하기 위해 ‘카리스마’를 떠올렸고, 이를 각 지역에 보내는 서신에 사용했다.

 

교회가 제도화되면서 선지자보다는 주교가 중시됨에 따라 카리스마의 개념도 잠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잊혀진 고대 종교의 개념을 부활시킨 이는 근대의 사회학자 막스 베버였다. 근대 사회의 탈인간화, 개인 자유의 상실, 거대 관료제를 한탄했던 베버는 이 ‘합리화의 철창’에 대한 대안으로 비합리적인 카리스마를 떠올렸다. 관료 대 영웅, 합리화 대 카리스마의 구도가 성립됐다. 근대 이후 사회와 정치 제도는 고도로 관료화됐지만, 지도자의 카리스마적 능력은 여전히 대중을 사로잡는 데 유효한 자질이었다.

 

베버가 세속화시킨 카리스마 개념은 금세 유행했다. 베버가 정치 지도자의 자질에 한정해 사용한 카리스마는 할리우드의 배우나 가수, 기업인들을 묘사하는 데까지 응용됐다. 문턱을 넘어오면서 방 안 공기를 바꾸는 어떤 사람의 자질, 매력, 재능 등의 ‘그 무엇’을 통칭하기 위해서 카리스마 개념이 동원된 것이다.

존 F 케네디는 정치적 카리스마를 판정하는 기준이다. 카리스마 있는 현대의 정치인을 표현하기 위해선 ‘케네디 같은’이란 수식어가 붙는다. 라울 카스트로는 형 피델이 내려놓은 쿠바의 대통령직을 이어받았으나, 대부분의 언론은 라울에겐 형이 반세기가량 쿠바를 통치할 수 있게 한 원동력인 카리스마가 없다는 사실을 눈치챘다.

 

현대 정치의 카리스마는 양날의 칼과 같다. 대중은 카리스마 있는 정치인을 원하지만, 사실 카리스마란 민주주의에서 발견할 수 있는 가장 위험한 개념이기도 하다. 아돌프 히틀러는 역사상 가장 카리스마 있는 인물이었다. 평범하고 평민적인 정치인인 조지 W 부시는 미국 대통령 연임에 성공했다. 미디어가 정치인의 사생활을 속속들이 파고들어 사소한 실수까지 만천하에 부각하고, 이제 ‘위대한 지도자’가 탄생할 가능성은 사라지고 있다.


밥 딜런, 아돌프 히틀러, 존 F 케네디(사진 왼쪽부터). 유명인은 만들어지지만, 카리스마 있는 인물은 태어난다. 바보짓을 하거나 남을 괴롭히거나 심지어 자해하는 모습을 인터넷에 띄워 누구나 유명해질 수 있는 세상이다. 그러나 유명인과 카리스마 있는 인물은 분명히 다르다. 베버가 우울하게 예언한 대로 합리화·제도화의 틀 속에서 카리스마는 점점 질식되고 있지만, 카리스마엔 여전히 매혹과 신비가 있다. 카리스마는 ‘1회성 유명인’과 ‘진짜 위대한 인물’을 구분하는 유효한 틀이다. 이현주 옮김. 2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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