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져/여행] ‘달리는 호텔’ 타고 금수강산 유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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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10.02.25 11:41:17
  • 조회: 10937

 

ㆍ한국 최초 호텔식열차 해랑 체험기

 

호텔식열차 ‘해랑’을 타봤다. 해랑은 2008년 11월 첫 운행을 시작했지만 아직도 한국에 호텔식열차가 있는지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설 연휴 직전까지 전체 탑승객은 3243명에 불과하다. 해랑은 세계적으로 이름난 호화열차인 남아공의 블루트레인을 본떠 만들어졌다. 블루트레인은 1901년 증기기관차로 첫 운행을 시작했으며 1947년 엘리자베스 현 영국여왕의 아버지 조지6세가 남아공을 공식 방문했을 때 탔던 의전열차다. ‘바퀴 위의 궁전’으로 불렸던 당시 블루트레인은 귀족들의 사교공간이기도 했다. 해랑과 블루트레인을 비교해봤다.

 

■ 호텔식열차의 내부는?

맥주, 차와 음료, 쿠키 등이 무제한 제공되는 카페열차.
라운지를 갖춘 객차, 화장실이 달린 전용 객실…. 로맨틱한 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은 한 번 타고 싶어할 만하다. 겉모양은 블루트레인과 같이 짙푸른 색이다. 구조는 비슷했다. 해랑은 총 10량으로 돼있다. 앞은 기관차, 제일 뒤는 발전차다. 한가운데 레스토랑 겸 카페 차량과 라운지 차량이 있고, 양 옆으로 침실칸이 붙어있다. 침실은 더블 침대가 있는 2인실, 2층 침대를 갖춘 패밀리 실, 딜럭스 룸 등으로 구성됐다. 화장실 겸 샤워실에는 영국제 몰튼 브라운 샴푸와 린스 등이 비치돼 있다. 변기에는 비데까지 설치돼 있다. 온수도 나왔다.

 

인테리어는 블루트레인보다 못하다. 블루트레인의 경우 실내장식이 특급호텔 못지 않다. 코레일 관광개발은 “처음부터 호텔식열차로 만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2007년 정부 지침에 따라 북한을 통과하는 시베리아 횡단열차로 준비됐지만 예상과 달리 개통되지 못했다. 코레일은 궁리 끝에 남아공의 블루트레인 같은 열차로 개조키로 한 것이다. 블루트레인의 경우 객실은 낮에는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있어 독서를 즐기고 차를 마시며 쉴 수 있게 돼있다. 침대는 벽장처럼 세워져있다. 겉에서 보면 장식장 같다. 저녁 식사를 하고 나면 담당 버틀러가 벽에 붙은 침대를 ‘세팅’해 놓는다.

호텔식열차의 서비스


■ 해랑의 라운지 차량.
스포츠칸에서 한게임을 즐기세요!
3년 전 블루트레인을 처음 탔을 때 기차역에 전용 라운지가 달려 있는 게 신기했다. 차 한잔과 가벼운 ‘카나페’를 먹고 열차에 탑승하게 된다. 해랑도 비슷하긴 하다. 코레일 멤버십라운지에서 기다리다 출발한다. 해랑 열차에는 9명의 전용승무원이 있는데 보통 6~7명이 탑승한다. 객실 정원은 모두 54명이니 1인당 8명 이하를 맡는 셈이다. 해랑의 최대 장점은 승무원의 서비스라고 할 수 있겠다. 투어와 식사가 끝나면 어김없이 “괜찮았느냐”고 물었다.

 

승무원들은 1인3역을 했다. 열차가 출발하면 승무원들이 이벤트를 마련한다. 아카펠라 공연, 클라리넷 연주, 마술쇼를 차례로 보여줬다. 투어에도 동행한다. 승객들이 뽑은 해랑의 또다른 장점은 자정까지 카페 차량의 음료와 커피, 맥주, 와인이 모두 무료라는 것. 안주로 과일, 육포, 땅콩 등을 내왔다. 저녁 시간엔 가수의 공연이 이어졌다. 블루트레인도 서비스는 훌륭하다. 객실마다 전담 버틀러가 따로 있다. 전화로 부르면 차와 음료를 가져다준다. 시가도 주는데 무료다. 물론 내릴 때 팁을 줘야 한다.


■ 2~4인용으로 이뤄진 객실.
해랑은 모든 식사를 열차 밖의 현지 식당에서 한다. 블루트레인은 모두 열차내 식당칸에서 한다. 블루트레인은 ‘드레스코드’가 있어 저녁식사의 경우 정장은 아니더라도 재킷은 걸쳐야 한다. 해랑은 상관없다.해랑은 이벤트를 통한 추억을 팔고, 블루트레인은 식민지 시대 귀족의 향수를 판다고 볼 수 있다.

 

■ 여행 코스는?

해랑의 여행 코스는 세 가지다. 2박3일 일정의 아우라 코스는 곡성으로 내려가 해운대 동해안을 거쳐 돌아온다. 토·일요일에는 경주 동해안 코스인 해오름과 순천 씨밀레 코스를 번갈아 가며 운행한다. 이번에 다녀온 코스는 씨밀레 코스였다. 첫날은 미륵사지, 이튿날은 순천만과 선암사, 목포 근대문화유산을 둘러봤는데 지역마다 문화유산해설사가 동행했다. 순천만에선 탐방로만 돌아본 것이 아니라 탐조선 투어를 병행했다. 식사는 익산에선 마를 이용한 한정식, 목포에서는 생선회, 순천에서는 낙지전골과 산채정식이었다. 낙지전골을 제외하곤 모두 훌륭했다.


■ 카페열차에서 식탁을 정리하고 있는 승무원.
기상시간이 오전 6시30분으로 빠른 게 아쉬운 편. 승무원 김정훈씨는 “동해안 쪽이 승객이 많이 몰리지만 음식 등에 대한 만족도는 순천 쪽이 낫다”고 했다. 씨밀레코스는 자정이 넘으면 열차가 운행을 중단하기 때문에 잠자리가 비교적 편하다고 한다. 반면 동해안의 경우 열차가 새벽까지 달려 잠자리는 조금 불편한 편이다. 블루트레인은 케이프타운에서 프레토리아 구간을 운행한다. 비정기적으로 빅토리아 폭포 앞까지도 가지만 운행횟수는 적다. 블루트레인은 여행 프로그램이 거의 없다. 1박2일 동안 자그마한 소도시에서 내려 2시간 정도 투어를 하는 게 전부다. 블루트레인은 ‘뭘 볼까’보다는 기차 내에서 ‘폼 나게’ 즐기는 데 중점을 둔다.


■ 전북 익산의 마를 이용한 한정식집 ‘본향’.
■ 누가 탈까

화요일 떠나는 2박3일 코스엔 노인들이 많다고 한다. 아무래도 효도관광의 성격이 짙다는 것이다. 씨밀레 코스는 주말에 떠나서인지 의외로 모녀간, 부녀간, 가족간의 여행객도 많다. 아이들을 데리고 탄 승객도 있었다. 아이들은 라운지 옆에 마련된 보드 게임과 컴퓨터에 열중했다.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인기가 좋은 편이다. 일본인 350명 등 지금까지 400명이 탔다. 코레일관광개발은 3월부터 6월까지 여행사와 함께 1000명 정도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로 했다.

 

■ 돈은 얼마나 들까

해랑 2박3일 상품은 1인당 79만7000~116만원이다. 1박2일 상품은 1인당 51만7000~77만원. 여행지 입장료, 1인당 1만~3만원대의 식사 5끼, 무료 음료와 과자, 와인 등을 감안하면 ‘한 번쯤 해볼 만한’ 여행이다. 블루트레인은 2인1실 기준(일반실) 비성수기 1인당 165만원, 성수기(9월~11월15일)는 200만원이 조금 못된다.


-길잡이-

▲ 대개 서울역이나 청량리역에서 출발한다. 다른 열차와 달리 기차가 지나가는 코스 중간에서도 타고 내릴 수 있다. 예약할 때 상담자에게 미리 승·하차 장소를 알려주면 된다. 중간에 탄다고 해서 할인을 해주는 것은 아니다.

▲ 객실은 2인실이지만 한 명이 탈 수도 있다. 호화열차의 특성상 혼자타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한다.

▲ 열차 내에는 수건, 비누, 칫솔 등이 비치돼 있다. 빗은 챙겨가야 한다.

▲ 열차 내에 기념품을 살 수 있는 매점은 없다. 음료, 술이 무료이므로‘홍익회 아저씨’도 없다.

▲ 열차표는 따로 발급하지 않는다. 참가자 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승무원들이 대부분 얼굴을 기억한다. 투어를 나갈 때에는 2명의 승무원들이 동행한다.

▲ 휠체어를 타고 온 여행자도 있었다. 시간에 쫓기지 않아 노약자도 큰 부담없이 여행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코레일 관광개발 1544-7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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