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공연] 원작에 가장 충실한 ‘세계명작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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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10.02.22 13: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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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풍선이 남작 뮌히하우젠

고트프리트 A. 뷔르거 | 인디북

 

말을 타고 눈 덮인 밤길을 가던 한 사내가 잘 곳을 찾지 못해 눈밭에서 잠을 잤다. 말은 눈 위로 삐죽 솟아나온 나무 그루터기 같은 것에 묶어두었다. 환한 대낮이 되어 잠에서 깬 그는 자신이 마을 한가운데 있는 교회 공동묘지에 누워 있음을 알게 된다. 그런데 사방을 둘러보아도 말이 보이지 않는다. 조금 뒤 하늘에서 “히힝”거리는 말 울음소리가 들린다. 말은 교회의 첨탑에 매달려 대롱거리고 있었다. 밤새 많은 눈이 내려 마을이 눈 속에 완전히 파묻혔고, 그가 자는 사이 갑자기 날씨가 따뜻해져 눈이 녹아내린 것이다. 그리고 어둠 속에서 나무 그루터기로 여기고 말을 묶어 두었던 곳은 교회 십자가의 첨탑이었다. 사내는 권총을 꺼내 말고삐를 쏘았고, 땅으로 내려온 말을 타고 여행을 계속했다.

 

호수에 들오리 여러 마리가 놀고 있었다. 사냥총에는 총알이 하나밖에 없었다. 오리를 모두 잡고 싶은 사냥꾼은 긴 끈에 베이컨 조각을 묶어 던져줬다. 오리 한 마리가 베이컨을 덥석 삼키자 미끌미끌한 베이컨은 이내 오리의 항문으로 나왔다. 이런 일이 반복되고 마침내 모든 오리가 끈에 꿰어졌다. 어린 시절 ‘세계명작동화’ 전집을 애독했던 어른이라면 대번에 기억 속에 떠오를 이야기들이다. 이 책은 독일에서 원작자로 인정받는 뷔르거의 독일어판 원본을 처음 한글로 번역한 것이어서 원작의 깊은 맛을 간직하고 있다. 주인공 뮌히하우젠은 1720년에 독일 하노버에서 태어난 실존인물이다.

 

뛰어난 사냥꾼이었던 그는 실제로 터무니없는 사냥 이야기를 들려주는 재담가로서 지역적인 명성을 얻었다. 뷔르거보다 앞서 1785년 루돌프 에리히 라스페가 영국에서 뮌히하우젠 이야기를 책으로 펴내 성공을 거뒀고, 3년 뒤 뷔르거가 독일어로 썼다. 책의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허황된 이야기로 가득하다. 그런데 주인공은 맹세코 직접 겪은 일이라고 점잔을 뺀다. 자신이 지극히 이성적인 인물이라고 엄숙하게 자랑한다. 그럴수록 독자들의 배꼽은 빠져나갈 지경이다. 염정용 옮김. 청소년. 9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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