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져/여행] 설국에 가면 천국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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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10.02.05 10: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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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몸이 즐겁다, 입이 맛있다 일본 니가타

 

니가타는 강원도와 전라도를 섞어놓은 땅이다. 세계적인 대설지역으로 일본의 스키발상지인 데다 맛의 고장이기도 하다. 해서 몸도 즐겁고, 입도 즐겁다.

 

스키…습기없는 파우더스노‘타는 맛’달라
니가타에 스키가 처음 소개된 것은 1911년 1월12일이다. 일본이 러·일전쟁에서 승리하자 오스트리아가 ‘일본이 대체 어떤 나라인가’ 궁금해 하며 레르히라는 무관을 파견한다. 그가 일본인에게 스키를 가르쳤다. 올해로 스키가 도입된 지 99년. 스키를 즐기기에는 천혜의 조건을 갖췄다. 니가타는 세계적인 대설지역이다. 스키장에는 이미 2m50㎝~3m씩 눈이 쌓여있다. 눈은 많은데 기온은 0도 안팎으로 춥지 않다. 스키 타기에 이만큼 좋은 곳은 전세계에서 찾기 힘들다. 니가타현에만 무려 52개 스키장이 있는데 묘코고겐과 유자와마치 지역이 유명하다.

 

묘코고겐의 스기노하라 스키장. 스키어가 발목에서부터 무릎까지 쌓인 눈을 헤치며 활강하고 있다. 묘코고겐의 스키장에서 가장 많이 찾는 스키장은 스기노하라와 아카쿠라 간코 스키장이다. 스기노하라는 입구에 삼나무가 펼쳐져 이국적이다. 해발 1855m 정상에서 731m 지점까지 활강할 수 있다. 표고차는 1124m, 가장 긴 슬로프 길이는 8.5㎞다. 스기노하라는 무릎까지 빠질 정도로 눈이 많았다. 습기가 거의 없는 파우더스노. ‘얼음판’ 스키에 익숙한 한국인들은 오히려 타기가 힘들다. 눈을 헤치며 가야 하기 때문에 힘이 많이 든다. ‘타는 맛’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일본의 스키장은 경사가 심해서 초급자 코스라고 해도 한국의 중급자 정도된다. 스기노하라는 한국의 초·중급자도 탈 수 있을 정도로 완만한 코스가 있다. 최상급코스는 경사도 38도. 알파인 다운힐 경기 코스가 25~35도 정도인데, 38도는 슬로프에 서면 절벽 같은 느낌이 든다. 이 구간은 아쉽게도 적설량이 너무 많아 통제 중이었다.

 

아카쿠라 간코 스키장은 스기노하라 옆에 있다. 하필 기자가 찾은 날 1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한 돌풍으로 슬로프가 정지됐다. 지난해 이 스키장을 다녀왔는데 정설이 잘 돼있어 타기는 스기노하라보다 쉬웠다. 설질은 세계 최고수준이다. 유자와마치 료칸 후타바. 겉모양은 호텔식이지만 다다미 방에 노천온천까지 갖춘 료칸이다.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소설 <설국>을 썼던 유자와마치에는 13개 스키장이 있다. 이 중 가장 유명한 곳은 나에바 스키장. 단일 스키장으로는 일본 최대다. 연 120만명이 온다. 일본 내에 있는 외국인들도 많이 찾는 곳으로 유명하다. 나에바 스키장은 경사가 급한 코스가 많다.

 

초급자보다 상급자에게 권할 만하다. 중급자 코스도 적다. 나에바가 인기있는 이유는 옆에 가쿠라 스키장과 5.5㎞ 드라곤돌라로 이어져있기 때문이다. 나에바에만 21개 코스, 가쿠라에도 22개 코스가 있으니 나에바 코스는 1주일은 머물러야 스키 코스를 다 타볼 수 있다. 초보자는 가쿠라 쪽을 권할 만하다. 매일 눈을 다져놓아 타기는 편하다. 일부 정설을 해놓지 않은 코스도 갖추고 있다.

 

유자와마치의 이름난 스키장은 갈라유자와. 1991년 개장한 갈라유자와는 신칸센에서 내려 2층으로 올라가면 바로 스키하우스다. 도쿄에서 333㎞ 떨어져 있는데 신칸센으로는 77분 걸린다. ‘퇴근길에 스키 타러 가자’는 것이 이 스키장의 슬로건이다. 도쿄도 인근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스키장이다보니 렌털장비가 훌륭하다. 모두 3년 이내의 신제품으로 샐로몬 등 고급 장비만 쓴다. 히로히토 아리사카 영업부장은 “현재 산아래는 270㎝, 산정에는 3m 정도 눈이 쌓인 상태”라며 “옆에 있는 유자와 마치, 이스우쓰 마리야마 스키장과는 공통권으로 함께 즐길 수 있다”고 했다. 이스우쓰 마리야마와는 리프트로 연결돼 있으나, 유자와 마치 스키장은 몇해전 지진으로 정상을 잇는 리프트가 끊어진 상태. 내년에 리프트를 이을 계획이다.

 

료칸·온천 설경 보며 1000만년전 바닷물로 목욕
일본은 ‘애프터 스키’ 면에선 유럽보다 좋다. 애프터 스키란 스키 후 즐길 수 있는 레저와 문화를 뜻한다. 일본의 경우 온천과 이자카야가 발달돼 있다. 호주인들은 한 달씩 묵어가는 경우도 있다. 니가타의 도카마치시 마쓰노야마온천은 효고현의 아리마온천, 군마현의 구사쓰 온천과 함께 일본 3대 약탕으로 불리는 곳이다. 마쓰노야마에는 8개의 온천이 1개의 원탕으로부터 물을 공급받고 있었다. 온천수의 용출온도는 97도. 여기에 물을 타서 40~42도로 온도를 낮춘다. 지토세 료칸의 노천온천에선 짭짜름한 소금 냄새가 났다. 료칸 주인 야나기 가즈나리는 “1000만년 전에는 이곳이 바다였는데 지하에 바닷물이 고여 온천이 됐다”며 “1000만년 전의 바닷물로 온천욕을 하는 기분은 안해본 사람은 모른다”고 자랑했다. 온통 눈밭인 주변을 바라보며 하는 온천욕은 몸뿐 아니라 마음까지도 즐겁게 해준다.

 

묘코고겐의 아카쿠라 간코 호텔의 노천온천. 노천온천에서는 스키슬로프와 마을이 내려다보인다. 경치가 가장 좋은 온천은 아카쿠라 간코호텔의 온천. 지난해 노천 온천탕을 새로 개장했다. 아카쿠라 간코호텔은 외국인을 유치하기 위해 1937년 개장한 유럽식 호텔이다. 노천온천에선 스키 슬로프와 첩첩 산줄기가 내려다보인다. 료칸 고가쿠로의 노천온천도 경치가 좋았다. 눈에 쌓이다시피 가지가 축 처진 나무를 바라보며 하는 온천욕은 일품이다.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묵었던 유자와마치의 다카한이란 료칸의 온천도 유명하다. 온천이 발견된 것은 900년 전, 유자와 지역 최초의 온천이다. 동굴원탕에선 분당 290~360ℓ 온천수가 자연 분출한다. 다카한은 800년 전부터 36대째 같은 자리에서 료칸을 운영 중이다.

 

니가타는 일본 최초로 온천 소믈리에라는 카운슬러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일본인들도 온천에 대해 잘 몰라서 제대로 된 온천욕 방법을 알려주기 위한 제도다. 현재는 전국적으로 1700명이 활동 중. 온천 소믈리에 도모마 가즈히로는 “일본의 교통사고 사망자는 연 3000명인데 목욕탕에서 죽는 사람은 1만5000명이나 된다”며 “온천욕도 제대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입욕하기 전 탈수를 방지하기 위해 물을 한 잔 마시는 게 좋다. 겨울 노천 온천은 춥기 때문에 따뜻한 온천수에 적신 수건을 머리에 얹는 것도 알아두면 좋다. 여름엔 실내 욕탕에서 찬물에 적신 수건을 머리에 얹는다. 온천 성분은 입욕 후 3시간까지 몸에 침투한단다. 한국에선 온천욕을 한 뒤 수건으로 닦지 말고 말리는 게 좋다고 하지만 도모마는 일부 온천에선 샤워를 하는 게 더 낫다고 했다.

 

그는 산성이 강한 구사쓰 온천을 예로 들면서 일본의 경우 광물질이 풍부해 피부를 한 번 씻는 것도 괜찮단다. 목욕법은 42도의 뜨거운 온천에선 3분 입욕, 2분 휴식을 3번 반복하고, 40도 이하에선 2분씩 쉬며 5분, 8분, 3분 입욕하는 게 정석이라고. 또 타박상 환자는 온천욕이 오히려 좋지 않다.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목욕법은 면역력을 강화시켜줄 수 있지만 심장에 무리가 가므로 발만 온냉탕을 번갈아 담그는 것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참고로 료칸은 일본식 집으로 된 것만 뜻하지는 않는다. 료칸은 다다미 방에 자며, 일본식 정식인 가이세키 저녁요리와 아침식사가 따라 나오는 것이 기본이다. 가이세키는 절임, 냄비(전골), 구이, 생선회 등 종류별로 격식을 갖추며 료칸마다 특징있는 음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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