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공연] 뮤지컬 ‘시카고’이어 뉴욕 카네기홀 콘서트 앞둔 인순이

    이 게시글을 알리기 tweet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10.01.19 17:22:52
  • 조회: 11919


ㆍ“무대 즐기고 트렌드 연구, 10~60대 모두에 친근감”
ㆍ한국전 60년 맞아 아버지 생각… 뉴욕공연 참전용사 100명 초청
ㆍ“여자로서 섹시함 끝까지 지킬것”

 

식지 않는 열정과 도전정신으로 10대부터 60대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며 폭넓은 사랑을 받는 가수 인순이(53). 지난 10일부터 경기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무대에 다시 올려진 뮤지컬 <시카고>에서도 그가 뿜어내는 에너지는 가히 폭발적이다. <시카고>는 환락이 넘친 1920년대 시카고의 세태를 그린 작품.

인순이가 연기하는 ‘벨마’는 불륜을 한 남편과 여동생을 살해하고 감옥에 들어온 카리스마 넘치는 여성이다. 2000년 초연과 2001년 앙코르, 그리고 지난해에도 같은 역할로 무대에 올랐지만 인순이는 “하면 할수록 떨린다”고 엄살을 부린다.

 

“2000년, 2001년엔 뮤지컬 초짜였으면서도 내심 ‘내가 제일’이라는 자만심이 있었어요. 하지만 그게 착각이었다는 것을 지난해 이 작품을 다시 하면서 깨달았어요. 브로드웨이 연출가와 안무가에 의한 빈틈없는 연습과정에서 많은 지적을 받았고 그런 속에서 팽팽한 긴장감을 경험했거든요. 자다가 수시로 벌떡 일어날 정도였어요. 그동안 제가 안일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젠 콘서트 무대에 설 때도 전과 달리 많이 긴장하는 저 자신을 느껴요.”

 

재즈 특유의 농익음이 묻어나는 매혹적인 멜로디와 파워풀하면서도 관능적인 춤. 이를 능수능란하게 소화하는 인순이의 모습에 안무가인 게리 크리스트도 “쉰을 넘긴 연륜에 벨마의 역할을 저토록 잘 소화하다니 존경스럽다”며 혀를 내둘렀다는 후문이다. <시카고> 공연은 2월28일까지이지만 인순이는 이달 31일까지만 출연한다. 2월5일 가수들 사이에 ‘꿈의 무대’로 불리는 뉴욕 카네기홀 주 공연장인 아이작 스턴홀에서 콘서트를 열기 때문이다. 1999년 첫 공연 이후 두번째. 인순이는 “이번 공연에 한국전 참전용사 100명도 초청한다”고 말했다.

 

-생애 두 번이나 카네기홀에 서는 소감이 어떻습니까.

“영광이죠. 더구나 제가 신청한 게 아니라 주최 측이 저를 지목해 마련한 무대여서 더욱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참전용사 100분을 초청한 건 올해가 한국전쟁 60주년이잖아요. 한국인의 한 사람으로서 그분들께 감사를 표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한국전에 참전했고, 지금은 미국 어딘가에 살고 계실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은 아닌가요.

“아버지와 참전용사를 떼고 생각할 순 없죠. 언젠가 워싱턴 공연 때도 참전용사 35분을 모셨는데 그때 제가 그랬어요. ‘여러분은 모두 제 아버지이십니다’라고요.” 그는 <가요무대>에서는 고령의 원로가수들과, <뮤직뱅크>에서는 10대 아이돌 스타들과 교류하며 끼를 발산한다. 그의 콘서트와 송년 디너쇼에는 3대가 같이 오는 경우가 많다. 젊은 세대와 노년을 불문하고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브아걸, 박효신, MC몽 등 젊은 가수들의 피처링 부탁을 가장 많이 받는 가수이기도 하다.

 

-30여년간 이처럼 폭넓은 사랑을 받는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스스로 무대를 즐기고 트렌드를 놓치지 않으려 노력하면서 여자이길 포기하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요. 전 늘 최신 음악을 듣고 패션을 연구해요. 10대와 함께 노래해도 올드한 느낌이 들지 않는 이유죠. 또 나이 드신 분들은 옛날 유행하던 노래를 같이 부르면서 지난 세월을 같이 경험했다는 친근감을 제게 가지시는 것 같아요. 전 꼬부랑 할머니가 되어도 하이힐 신고 어깨끈 하나 달린 타이트한 원피스 입고 다닐 거예요. 여자로서의 섹시함을 잃고 싶지 않거든요.”

 

-명성과 인기에 비해 음반 히트곡은 적은 편인데요.

“제가 쇼를 좋아해 곡에 대한 욕심이 별로 없어요. 콘서트에서 다른 가수의 노래를 많이 부르는데, 어떤 땐 신나는 곡을 또 어떤 땐 감명 깊은 곡을 선정하는 등 항상 그 무대에 가장 어울리는 곡을 고르려 노력해요. 히트곡이 없어 좋은 점은 제 콘서트에 온 팬들이 다양한 곡을 들으실 수 있다는 것이고, 단점은 제가 그만큼 다른 가수들의 노래를 폭넓게 꿰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에요(웃음).” 히트곡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밤이면 밤마다’ ‘아름다운 우리나라’ ‘거위의 꿈’ 등은 많은 사랑을 받았다. ‘거위의 꿈’은 최근 KBS 한 라디오음악프로그램 설문조사 결과, ‘희망과 용기를 주는 노래’ 1위에 뽑히기도 했다.

 

과거 그의 꿈은 뭐였고, 앞으로 이루고자 하는 소망은 뭘까. 그는 “혼혈인이 직장에 들어가는 것조차 어려운 시절을 거쳐왔기 때문에 애초에 꿈은 없었고, 가수가 된 것도 돈을 준다고 하니까 시작한 것”이라며 “지금 이만큼 살고 있으니 전 충분히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어떤 일이든 주어지기만 하면 성공하겠다고 마음먹었었어요. 이제 돌이켜 보면 혼혈아로 태어난 것도 제겐 행운이에요. 현실이 암담하다 보니 때론 독을 품고 때론 칼을 갈면서 누구에게도 지지 않으려 끊임없이 노력하면서 살아왔거든요. 그런 오기가 오늘의 저를 있게 했어요. 전 많은 분께 이런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요. 바람은 앞에서 불어와 뒤로 가요. 앞에 온 바람을 맞이하기도 바쁜데 이미 스쳐간 바람까지 되돌아볼 이유가 있을까요? 또 살기 힘든 순간을 만나면 마치 다른 사람에게 조언하듯 세 발자국만 떨어져 바라보세요. 그럼 좀더 현명한 판단을 하실 수 있을 거예요.”

 

-훗날 팬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나요.

“항상 노력하고 도전한 가수, 그래서 팬들을 지루하게 만들지 않았던 가수로 기억해주시길 바라요.”

  • 이글은 실명인증이 완료된 회원이 작성한 글입니다.
  • 목록으로
  • tweet tweet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글쓴이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