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공연] 황금박쥐·요괴인간 존재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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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10.01.15 11: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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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괴물-아버지-프로이트:황금박쥐/요괴인간

서현석 | 한나래

 

영웅의 모습은 과연 영웅적인가. 공교롭게도 상식적 기준에서 영웅들의 모습은 하나같이 괴상하거나 우스꽝스럽다. 혹은 그로테스크하기까지 하다. 평범한 인간과는 차별화된 외모라는 차원에서 용인되더라도, 그중 1960년대 말 TV 브라운관에 등장한 ‘황금박쥐’와 ‘요괴인간’은 유난했다. 그들은 이상하리만치 거칠고 기괴하며 괴물에 가까웠다. ‘세계 평화’나 ‘정의’라는 이름으로 주어진 역할이 그 이미지를 상쇄시킨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말이다.

 

영화와 정신분석에 관한 다수의 논문을 발표한 저자 서현석은 <괴물-아버지-프로이트:황금박쥐/요괴인간>에서 이 괴기스러운 영웅들을 다룬 두 편의 애니메이션을 비롯해 미술, 영화, 소설 등 다양한 대중문화 텍스트 속 함의를 분석했다. 특히 제목에서 드러나듯 프로이트를 포함해 라캉, 들뢰즈의 정신분석학적 이론과 용어를 빌려 두 영웅의 존재가 갖는 메시지를 탐구했다. 두 영웅들로부터 언캐니(uncanny)함, 페티시즘, 정신분열, 히스테리, 마조히즘 등을 읽어내고, 이 특성들이 최근 대중문화에까지 반복·변형되는 양상도 추적한다.

 

“으하하하하”란 웃음으로 유명한 황금박쥐. 그 스산하면서 호탕한 웃음소리는 해골의 굳게 닫긴 입에서 나오기란 불가능한 것이어서 황금박쥐를 초월적인 존재로 만든다. 주제가의 “박쥐만이 알고 있다”라는 저음의 남성적 목소리는 원초적 아버지의 메시지이자 남근의 비밀을 그대로 싣고 있다. 요괴인간 벰, 베라, 베로는 인간이 되고 싶어 하지만 영원히 이방인일 수밖에 없다. 저자는 이 흉물스러운 영웅의 아픔을 지켜보면서 우월감을 맛보는 인간의 사악함을 꼬집는다. 요괴인간의 불완전함은 슈퍼맨, 배트맨 등 현대적 영웅에게서도 공통되게 나타난다. 괴물과 영웅의 정체성은 교묘히 겹쳐진다. 딱딱하고 어려운 학술서라기보다 가벼운 소재의 에세이에 가까운 이 책은 표면적으로는 단순해 보이는 대중문화 텍스트 속에 담긴 인간의 복잡한 욕망과 불안을 읽어낸다.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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