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공연] 일본 근대화가 바꿔놓은 ‘온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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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10.01.15 11: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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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대 투어리즘과 온천

세키도 아키코 | 논형

 

일본은 어떻게 ‘온천의 나라’가 되었을까. 일본에서 온천이 여행 목적지였던 것은 오래된 일이다. 난학 도입으로 온천의 치료 효과를 과학적으로 뒷받침하는 책이 19세기 초부터 나왔을 정도다. 다만 온천은 그 주변에 사는 농민들이 농한기에 탕치(湯治·약탕에 몸을 담그는 치료요법)를 위해 찾는 곳이었다. 지금처럼 전국의 일본인들이 온천을 찾게 된 것은 근대의 결과물이다.

 

거칠게 온천 향유의 변천사를 요약하면, 치료 목적의 온천에서 여가 목적의 온천으로 변화한 것이다.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전국적인 철도망의 형성과 국가에 의한 국민건강 육성 추진, 미디어에 의한 온천 정보의 보급이었다. 1920년대를 전후해 철도 여행이 일반화되며 등산, 스키, 해수욕 등의 여가 활동의 인기가 치솟으며 온천은 숙박 거점으로 이용되기 시작했다. 서양인과 비교해 일본인들이 체구가 왜소하며 사망률이 높다는 열등감 때문에 국가는 건강·체육의 개선을 긴급 과제로 다뤘으며 여기에는 온천을 포함한 보양 여행이 중요하게 다뤄졌다. 국가는 전국 온천의 순위표를 만들기도 했다. 23년 당시 전국의 946개 온천이 입욕객 수를 기준으로 일렬로 세워졌다.

 

미디어는 온천의 위생상태, 서비스의 질, 주변 관광지와의 연계 등을 기준으로 인기 온천을 선정하면서 온천 경쟁에 기름을 부었다. 마이니치 신문사와 철도청이 27년 추천투표를 받아 ‘일본신팔경’을 선정한 데 이어 고쿠민신문은 신문 부수 확장을 위한 야심작으로 ‘전국온천 16가선’을 내놓았다. 학계가 온천 관련 학술지를 내면서 권위를 뒷받침했다. 근대의 본질이 그렇듯, 이러한 변화가 모두에게 달가운 일은 아니었다. 산간의 온천이 도시사람들의 관광여행의 대상이 된 것은 농촌사람들의 탕치 공간을 빼앗는 결과를 가져왔다. 농촌은 이제 농촌사람들에 의해서도 도시사람들이 와서 눈으로, 코로, 몸으로 즐기는 공간으로 사고됐다. 허석 옮김. 이 책은 ‘일본 근대 스펙트럼’이라는 전집 기획의 일환이다. 이번에 <박물관의 정치학> <모던걸>과 함께 나왔다. 각권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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