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의학] 술에는 장사없다… 첫 잔은 나눠서, 둘째 잔부터 쉬엄쉬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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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09.12.17 10:0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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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피할 수 없는 연말 술자리… 숙취 줄이기
ㆍ술에 약하니 순한 술로? 위장약 미리 챙겼으니 괜찮다?
ㆍ안주를 잔뜩 먹는다? 사우나 가서 푼다?

 

자의 반, 타의 반 술 마실 일이 많아지는 연말이다. “근심 걱정은 천만 가지요/ 아름다운 술은 삼백 잔이네/ 근심은 많고 술은 적지만/ 마신 뒤엔 근심이 사라지네.” 당나라 시인 이백의 ‘월하독작(月下獨酌)’이라는 시의 한 구절이다. 이백 같은 주선(酒仙)이 아니어도 술 마시면 근심이 사라진다고 주장하는 주당(酒黨)들이 꽤 많다. 그러나 술 마시면 세상 근심은 사라질지 몰라도 몸에는 또 하나의 근심이 생긴다. 바로 숙취다. 많은 이들이 숙취 걱정 때문에 송년모임에 갈까 말까 고민을 한다. 또 숙취를 줄이려고 어떤 이는 순한 술을 찾고, 어떤 이는 몰래 약을 먹기도 한다. 심지어 어떤 이는 위장의 술 흡수를 줄인다며 일부러 구토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술에 장사 없듯이 술 잘 마시는 비법은 없다. 그렇다고 근심만 할 일은 아니다. 숙취를 없앨 수는 없지만, 폐해를 줄이는 요령은 있기 때문이다.

 

■ ‘순한 술은 덜 취한다?’ 술 상식 A to Z

술에 약한 사람들은 순한 술을 선택한다. 도수가 낮은 술은 덜 취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체로 사람들은 술 도수와 상관없이 비슷한 양의 알코올을 흡수한다. 도수가 낮은 술일수록 마시는 양이 많아지게 마련이다. 비슷한 양의 알코올을 몸이 흡수하는데 술 도수와 건강의 상관관계를 따지는 것은 “10층에서 떨어질까? 15층에서 떨어질까?”하고 고민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또 건강하게 술을 마시겠다고 안주를 잔뜩 먹는 사람이 있다. 술 마실 때 안주를 먹지 않으면 빨리 취하고, 건강에도 해롭다. 하지만 술과 함께 기름진 안주를 많이 먹는 것 또한 비만과 고혈압 등을 유발해 건강에 해롭다. 술은 고열량 식품으로 소주 1병은 500~600㎉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 칼로리는 몸에 쌓이지 않는다. 문제는 안주다. 고열량의 술로 만들어진 칼로리를 몸에서 기초대사를 위한 에너지원으로 먼저 사용하는 동안 함께 먹은 안주들의 칼로리는 소비되지 못한 채 고스란히 몸에 쌓인다.

 

술 하면 ‘간(肝)’만을 떠올리기 쉬운데, 음주는 다른 장기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흡연자는 담배를 더 피우고, 평소 음식조절을 잘하던 사람도 술자리에선 풀어지기 일쑤다. 또 늦게까지 회식을 하고 그대로 잠드는 일도 다반사다. 이러한 생활패턴의 변화는 갑작스러운 역류성 식도염이나 위, 십이지장염을 유발하기 쉽다. 또 늦은 귀가로 일상의 리듬이 깨지고, 수면시간도 부족해져 비만은 물론 만성피로로 이어지기도 한다. 특히 평소 기저질환이 있다면 더 신경을 써야 한다. 고혈압이 있는 사람은 음주 다음날 혈압이 더 올라가고, 당뇨병이나 고지혈증이 있는 사람은 음주 후 혈당과 혈중 지질농도가 며칠씩 상승하기 때문이다. 만성 B형 간염이나 특히 만성 C형 간염이 있는 사람은 음주가 간경화증을 더 촉진해 간암위험을 높일 수도 있다.


■ 피해갈 수 없는 연말 술고개 잘 넘기

술이 걱정된다고 연말연시 술자리를 아예 빠질 수는 없는 일이다. 어떻게 하면 이 고비를 건강을 해치지 않고 잘 넘어갈 수 있을까. 먼저 적정량의 술을 섭취해야 한다. 의학적으로 적정 음주량은 1일 성인 남성의 경우 알코올 2단위, 여성의 경우 1단위, 노인은 0.5단위다. 알코올 1단위란 알코올 12g이다. 술 종류별로 견줘보면 대략 소주 1잔(50㏄), 와인 1잔(100㏄), 맥주 1잔 또는 1캔(320㏄), 위스키 1잔(30㏄), 막걸리 1대접(200㏄)이다. 하지만 술자리에서 이 정도의 술만 마실 수는 없는 일. 1주일에 소주 두 병 이내, 적어도 2~3일의 간격을 유지하도록 스케줄을 조정해야 한다. 아무리 술에 흥이 겨워도 1회 5단위 이상(소주 1병 이상)이면 ‘폭음’이 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술 마시기 전 위벽을 보호하거나 숙취를 막는다며 위장약이나 음료를 마시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사실상 술의 90%는 소장에서 흡수되기 때문이다. 흔히 음주 전에 먹는 약은 위를 보호하는 기능을 할 뿐이다. 속을 보호하려면 차라리 음주 전에 간단한 식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능하다면 술 마실 때는 술과 궁합이 맞는 안주를 선택하면 좋다. 일반적으로 소주에는 삼겹살이나 얼큰한 국물이 있는 찌개를, 와인에는 치즈나 과일을, 맥주에는 소금에 절인 땅콩이나 견과류, 과자 등을 꼽는다. 하지만 자극적인 음식이나 삼겹살, 치즈 등을 무턱대고 먹다가는 과도한 지방, 염분 섭취로 나오는 뱃살을 감당하기 어려워진다. 술 마시는 중에는 과일이나 담백한 파전 등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생선구이나 회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생선 메뉴는 주요리가 나오기 전에 튀김, 전 등 기름진 음식이 많이 나온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술 마신 후에는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휴식을 취해 알코올이 잘 분해되어 배설되도록 해야 한다. 사우나나 찜질방을 찾는 것은 오히려 탈수를 조장해 해로우므로 삼가야 한다. 해장술이나 너무 뜨겁고 매운 음식은 술에 지친 위, 십이지장, 장 등을 더 자극할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꿀물을 마시면 꿀물 속 당이 간에서 알코올을 대사하는데 필요한 작용을 하기 때문에 도움이 된다. 적당히 따뜻하면서 자극이 없는 죽처럼 부드럽고 소화하기 쉬운 음식을 섭취하는 것도 좋다.

 

을지대학병원 가정의학과 최희정 교수는 “이런저런 사정으로 술자리 수칙들을 지키기 어려울지라도 ‘빨리 마시지 않는다’는 원칙 한 가지는 꼭 지켜야 한다”며 “알코올을 짧은 시간 안에 다량으로 섭취하면 간이 미처 해독하지 못하므로 첫 잔은 나눠서, 둘째 잔부터는 간격을 두고 천천히 마시면서 간을 쉬게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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