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공연] 은퇴, ‘걷기’로 우울함 걷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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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09.12.04 11:0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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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든, 머물든…베르나르 올리비에 | 효형출판

 

실크로드 도보여행을 준비하며 설렘에 가득찬 예순의 베르나르 올리비에에게 가족들이 선물한 것은 ‘소파’다. 가족들은 은퇴자에게 자연스레 연상되는 ‘무위의 휴식’을 독려했다. 선물을 통해 “은퇴생활은 다만 앉아 있는 것이어야 한다”고 말한 것이다. 하지만 올리비에는 “내 계획은 그런 것이 아니다”라고 단호히 거부한다.

 

4년간 실크로드 1만2000㎞를 두 발로 여행한 뒤 펴낸 <나는 걷는다>의 저자가 이번엔 <떠나든, 머물든>으로 자신의 ‘은퇴 인생’을 이야기했다. 자신이 은퇴를 맞닥뜨리고, 받아들이고, 새로이 도전하고, 결국 음미하게 된 과정을 독자들에게 찬찬히 안내하는 것이다. 그는 문득 다가온 은퇴를 맞으며 자신에게 드리운 좌절감과 우울을 ‘걷기’를 통해 걷어냈다.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와 실크로드를 걸으면서, ‘∼스탄’으로 끝나는 중앙아시아 국가와 낯선 이슬람의 세계를 만나면서 그는 끝없이 자신을 채워갔다.

 

여행 이후의 인생을 설계하게 된 에너지원도 여행 중에 얻게 된 강렬한 기억이었다. 경범죄를 저지른 두 명의 청소년에게 한 판사가 감옥 대신 긴 여행을 선택할 수 있게 제안했다는 사실이다. 올리비에는 여행에서 돌아와 ‘걷기’라는 행위를 통해 자신의 소명을 실천할 방법을 찾기 위해 ‘문턱(seuil)’이라는 단체를 창설한다. 인생의 길을 잃은 젊은이, 인생의 길을 너무 많이 걸어온 노인이 함께 도보여행을 함으로써 아름다운 소통과 연대를 모색하고자 한다.

 

저자는 “걷는 것은 육체적 운동이 아니라 정신적인 운동”이라고 말한다. 단지 근육에 젊음의 원천을 되찾는 ‘걷기’가 아니라, 남은 인생의 원동력을 찾아나서는 정신적 단련이라는 말로 들린다. 용도폐기된 처지라고 비관하고 있을 수많은 은퇴자와 은퇴를 앞둔 수많은 젊은이 모두에게 이 책은 유용하다. 우리들 각자에게 남아 있는 생이 열정과 행복으로 충만하리라는 상상을 자극하며 ‘걷기’를 제안하기 때문이다. 임수현 옮김. 1만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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