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의학] 현기증, 빈혈인가?… 빈혈은 어지럼증 드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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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09.11.27 10: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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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지구가 빙빙, 멈추어 다오
ㆍ몸의 이상신호…좌우측 평형기능 측정 해봐야
ㆍ뇌졸중 등 중추전정계 원인땐 빠른치료 필요

 

“지구여, 어지럽다. 멈추어 다오.” 한때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우스갯소리다. 일상생활에서 누구나 한번쯤은 현기증을 경험해 봤을 것이다. 지구가 돌기 때문은 물론 아니다. 흔히 겪는 증상이지만 그 원인과 심각도는 사람마다 제 각각 다르다. 많은 사람들은 주위가 빙빙 도는 느낌과 함께 멀미를 호소하기도 한다. 또 가슴이 두근거리고 식은땀이 나며, 몸이 허공에 붕 떠 있는 것 같은 불안을 느끼는 이들도 있다. 심한 경우에는 걸어갈 때 몸이 비틀거려 중심을 잡을 수 없거나, 어지러워 눈을 뜰 수 없는 상황까지 경험하기도 한다. 이러한 어지럼증을 흔히 겪는 일이라고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몸에 심각한 이상이 생겼다는 신호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몸의 균형감각을 흔드는 현기증의 원인은 무엇이며,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 어떤 원인이 있나

현기증을 유발하는 원인으로는 크게 생리적인 것과 병적인 것으로 나눌 수 있다. 생리적인 어지럼증은 인체의 평형기관이 자극을 받아 생기는 현상으로 차멀미, 배멀미, 스트레스나 긴장성 어지럼증 등을 꼽을 수 있다. 병적인 어지럼증은 각종 질환 때문에 나타나는 증상으로 메니에르병, 급성전정 신경염 및 뇌의 종양, 뇌졸중, 신경장애 등이 그 원인이 될 수 있다.


△ 빈혈 및 영양 부족 : 어지럼증이 나타나면 흔히들 빈혈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과거 경제적으로 어렵던 시절에는 잘 먹지 못해서 위궤양이나 소화기 장애, 만성 빈혈, 영양 부족 등이 많았다. 그런데 빈혈처럼 몸속에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가 모자라는 경우에는 주로 무기력증을 느끼게 된다. 빈혈로 인해 천장이 빙글빙글 돈다거나 구토가 동반되는 등의 어지럼증이 나타나는 사례는 드물다. 이런 환자들은 전신 쇠약감을 빈혈로 착각하고 정확한 진단 없이 약을 사먹기도 한다.

 

심지어 의료 종사자(의사, 간호사)들도 앉았다가 일어날 때 어지럽거나 눈앞이 캄캄해지면 피가 모자라는 소위 ‘빈혈’로 착각하곤 한다. 그러나 이는 대부분 기립성 저혈압에 의한 일시적인 증상이다. 조금 과장하면 “빈혈은 어지럽지 않다”고까지 말할 수도 있다. 심한 출혈 등으로 몸 속 피의 양이 급속히 소실되는 상황이 아니라면 단순 빈혈로 어지럼증이 나타나는 일은 매우 드물기 때문이다. 또한 현기증 환자들은 대부분 뱃속이 메슥거리며, 구토가 동반되는 경우 급체라고 생각해 위장약 등을 많이 먹곤 한다. 그러나 어지럼증은 뇌의 자율신경계의 혼란을 유발해 체한 것 같은 증상을 느끼게 하기 때문에 소화기 계통의 약은 전혀 효과가 없다.

 

△ 말초전정계의 이상 : 갑자기 머리나 몸의 위치를 바꿀 때 생기는 어지럼증이다. 자세를 변화한 후 보통 30초 이내면 없어지지만 어지러운 느낌은 수시간 지속될 수도 있다. 귓속 반고리관 내의 작은 돌 조각이 원인으로, 이것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반고리관 결석 정복술을 시행하여 치료할 수 있다. 과로를 하거나 심한 감기를 앓고 난 다음 갑자기 심한 회전성 어지럼증과 함께 구역질, 구토가 일어난다면 속귀의 이상을 진단해 봐야 한다. 또한 현기증에 이명이 동반되거나 청력 장애, 귀 안이 꽉찬 느낌이 있다면 메니에르병을 의심해 볼 수 있다.

 

△ 중추전정계의 이상 : 뇌 등의 중추신경계의 이상에서 현기증이 비롯될 수도 있다. 이 경우는 응급을 요하며, 관련 질병으로 뇌졸중(뇌경색·뇌출혈), 뇌종양, 소뇌 질환 등이 있다. 나이가 많고 고혈압, 당뇨, 심장병, 흡연 등의 뇌졸중 발병 위험인자가 있던 사람이 갑자기 어지럼증과 함께 비틀거리면 뇌졸중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만일 어지럼증과 함께 말이 어눌해지거나 물체가 둘로 보이고, 한쪽 팔 다리가 저리거나 힘이 빠지는 경우, 혹은 걸을 때 한쪽으로 쏠리면 거의 예외 없이 뇌졸중이라고 할 수 있다. 이때는 시간을 다투는 응급상황이므로 빨리 신경과가 있는 병원을 방문하여 정확한 진찰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 치료 및 예방은

일단 현기증이 나타나면 이를 유발시킬 수 있는 여건 즉 과로, 담배, 술이나 수면 부족 등을 가능한 한 피해야 한다. 고혈압 환자는 혈압 조절, 당뇨가 있는 경우는 혈당 조절도 적절히 해야 한다. 건양대학교병원 신경과 김용덕 교수는 “어지럼증이 있기 전부터 사용한 약물은 일단 중단하는 것이 좋다”며 “현기증이 계속된다면 우선 이것이 병적인 현상인지, 아니면 생리적인 현상에 의한 것인지부터 가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좌우측의 평형기능을 측정하는 검사를 통하여 어지러움의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어지럼증으로 고생하는 환자들 가운데는 이것이 생명의 위험을 초래하는 중대한 질환은 아닐까 불안해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어지럼증은 일부 특정 질환을 제외하면 쉽게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포기해야 할 정도로 어지럼증이 주기적으로 반복된다면 적절한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중추전정계의 이상으로 밝혀진 경우에는 원인에 따라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일과성 뇌허혈로 인한 증상이면 항응고제 및 혈전 용해제 등을 사용하여 뇌경색의 진행과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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