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공연] 연말, 뮤지컬 만찬을 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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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09.11.03 10: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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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이달 중순부터 각양각색 150여편 쏟아져
ㆍ“작품수 많아 옥석가리기 힘들다” 지적도

 

올해 말 뮤지컬시장이 ‘빅뱅’을 맞는다. 인터넷 예매사이트 인터파크에 따르면 12월에 공연되는 뮤지컬은 최소 150여편. 뮤지컬의 본고장인 브로드웨이를 능가하는 수치다. 연말 특수를 겨냥해 제작된 각양각색의 뮤지컬들이 11월 중순을 기점으로 한꺼번에 쏟아진다. 그러나 공연업계는 한마디로 ‘거품이 심하다’고 단정한다. 이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뮤지컬 관객들이 옥석을 가리는 것도 쉽잖아 보인다.

 

서울 주요 무대에 오르는 작품은 역사극부터 로맨틱 코미디, 스릴러까지 장르가 다양하다. 지난달 26일 서울 LG아트센터에서 막을 올린 안중근 의사 소재의 <영웅>이 화려한 비주얼을 뽐낸 역사극이라면, 오는 13일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초연되는 체코 뮤지컬 <살인마 잭>은 1888년 런던에서 매춘부들을 처참하게 살해한 연쇄살인범 이야기를 다룬 스릴러물이다.

 

또 <퀴즈쇼> <달콤한 나의 도시> 등 소설 원작의 ‘노블컬’(Noble+Musical)과 <웨딩싱어> <금발이 너무해> <헤어스프레이> 등 영화를 바탕으로 한 ‘무비컬’(Movie+Musical)이 양대 축을 이룬다. 특히 영화를 통해 익숙한 무비컬과 달리, 활자를 시각화한 노블컬은 더욱 많은 상상력이 동원된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김영하의 동명 소설을 무대화한 <퀴즈쇼>는 컴퓨터에 익숙한 88만원 세대를, 정이현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한 <달콤한 나의 도시>는 젊은 여성들의 꿈과 사랑을 그린다. 각각 드루 베리모어와 리즈 위더스푼의 매력이 돋보였던 영화 <웨딩싱어>와 <금발이 너무해>의 뮤지컬 버전은 모두 한국 초연작. 라이선스로 무대에 오르는 달콤쌉싸름한 로맨틱 코미디다.

 

뮤지컬 스타들도 총출동한다. 류정한·정성화·김선영(영웅), 황정민·박건영(웨딩싱어), 엄기준·김무열·신성록(살인마 잭), 윤영석·김소현(오페라의 유령) 등 면면이 화려하다. 지난 7월 프랑스 뮤지컬 <로미오 앤 줄리엣>을 통해 부부의 연까지 맺은 임태경과 박소연은 3일 서울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에 동일 작품으로 다시 선다. 뮤지컬 <헤드윅>에 캐스팅된 로커 윤도현의 변신도 기대된다.


뮤지컬 시장의 빅뱅을 두고 공연업계가 걱정하는 건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작품의 질 저하, 다른 하나는 수익 구조에 대한 우려다. 신춘수 오디뮤지컬 대표는 “완성도가 떨어지는 작품까지 오르다 보니 그런 작품을 통해 뮤지컬을 처음 접한 관객의 이탈이 우려된다”고 토로했다. 김영욱 쇼노트 대표는 “뮤지컬이 돈이 된다고 판단, 노하우 없이 뛰어든 신규 제작자들이 많은 것도 엉성한 작품을 양산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작품 수가 많아지면서 배우들과 스태프 기용에도 차질이 생기고 있다. 스태프 중에는 연말에 2~3개 작품을 동시에 하는 경우도 있다. 준비되지 않은 배우나 스태프를 울며 겨자 먹기로 기용, 작품의 질 저하를 불러오기도 한다. 이 때문에 전문 뮤지컬 배우가 아닌 스타 연예인이 시간에 쫓기며 무대에 서기도 한다.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섭외 0순위 배우나 스태프의 몸값은 자연스럽게 오른다. 신춘수 대표는 “많은 작품이 한꺼번에 무대에 오르면서 인건비가 올라 관람료에도 거품이 생겼다”고 토로했다. 송한샘 쇼팩 대표는 “작품이 너무 많아서 다 망하는 형국”이라고 푸념했다. 또 연말 주요 공연장을 뮤지컬이 점령, 타 장르와의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올해도 세종문화회관, LG아트센터, 예술의전당, 충무아트홀, 나루아트센터 등이 뮤지컬에 자리를 내줬다. 풍성한 연말 뮤지컬 식단이 업계와 관객에게 약이 될지, 독이 될지는 좀더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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