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의학] 간이 아프면… 더 서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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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09.10.29 13: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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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질환을 치료하는 데 있어 치료 기술이나 치료 환경은 이미 선진국 수준. 하지만 환자들은 아직까지도 사회적으로 매우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어 시급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간학회(이사장 이영석·가톨릭의대 내과)는 최근 제10회 ‘간의 날’을 맞아 한국의 간질환 치료 발전상 및 환자를 둘러싼 사회환경을 분석해 발표해 관심을 끌었다.

 

대한간학회에 따르면, B형 간염의 경우 1990년대에는 치료제의 부작용이 많고 치료 효과가 20%로 낮아 환자에게 적극적으로 사용되지 않았다. 당시에는 별다른 치료제가 없어, 환자들의 일생생활에 제약이 많았고, 간 수치가 급격히 올라갈 때에는 휴식 외에는 별다른 치료가 없었다. 그러나 96년 라미부딘을 시작으로 내성이 적고 치료 효과가 높은 약제들이 도입되면서, 만성 B형 간염의 치료율이 높아졌고, 사망자 수 또한 뚜렷하게 감소했다. C형 간염도 90년대부터 진단은 가능했으나, 치료 효과는 약 19% 내외로 낮은 편이었다. 그러다가 2000년대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리바비린을 인터페론과 병용 치료하면서 치료율이 38~59%로 높아졌다.

 

■ 암 등 간질환 치료율은 꾸준히 상승

간경변의 경우,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사용으로 B형 간염의 치료율이 높아지면서, B형 간염으로 인한 간경변증을 감소시켰다. 간암은 93~95년 9.9%의 낮은 생존율을 보였으나, 2002년 이후 정부의 5대 암 무료검진 사업 시행 및 치료 기술 발전으로 인해 2001~2005년에는 환자 생존율이 18.8%로 두 배 이상 증가하게 되었다. 간암의 진단방법 역시 비약적인 발전을 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CT 촬영 기술이 정교해지고, 간세포로만 배출되는 MRI 조영제인 프리모비스트(PRIMOVIST)가 도입되면서, 10년 전에는 진단이 어려웠던 1~2㎝ 이하의 작은 간암도 발견할 수 있게 됐다.

 

치료에 있어서도, 10년 전에는 간동맥화학색전술이 주를 이루었으 나, 초음파를 이용한 경피적 에탄올 주입치료(90년대 후반), 고주파를 이용한 고주파열치료술(2004년), 사이버나이프, 토모테라피 등 다양한 치료 방법이 도입돼 왔다. 지난해부터는 경구용 간암 치료제도 새로이 도입되어 사용되고 있다. 간암 치료법으로 간이식 개념이 도입된 점 역시 최근 10년의 뚜렷한 변화 중 하나인데, 실제 국내 연간 약 800건의 간이식 환자 중 40%가 간암환자이다. 가톨릭의대 최종영 교수는 “10년 전에는 단순한 생명연장의 수단으로써 간이식이 사용되었다면, 최근에는 정상인으로 직장생활을 할 수 있는 수준에까지 그 기술이 발전해 말기 간질환 및 간암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B형간염 환자, 취업 등 차별 여전

치료 분야의 발전과 달리, 환자들은 그들이 처해 있는 현실에서 여전히 다양한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만성 B형 간염 환자의 경우, 취업과 교육에 있어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대한간학회가 일반인 및 간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일반인들은 B형 간염 환자들의 경우 취업문제(10%)가 입학(20%), 해외 비자발급(19%), 기숙사 입사제한(19%), 결혼(17%) 등에 비해 차별이 상대적으로 덜 심할 것이라고 응답했지만, 실제로 환자들은 취업 시 가장 심각한 차별을 받고 있다고 호소해 큰 인식 차이를 드러냈다.

 

만성 B형 간염 환자들은 2명 중 1명꼴(46.3%)로 고용거부나 채용탈락 등 고용과 관련된 차별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취업현장에서 만성 B형 간염을 앓았거나, 앓고 있다는 이유로 고용거부를 경험한 비율도 2005년도 48.6%에서 37.3%로 약간 감소했으나, 여전히 10명 중 4명가량은 사회의 편견 앞에서 좌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성 B형 간염의 경우, 치료제 투약을 통해 전염이나 발병의 위험성을 충분히 조절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제도적으로도 채용 전 신체검사 및 병으로 인해 채용 불이익을 받거나 해고되는 것을 금지하고 있음에도, 현실에서는 여전히 높은 벽에 가로막혀 있다.

 

예를 들어, 영·유아 보육시설의 경우 산업안전보건법에서 건강을 이유로 근로자를 해고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유아보육법에서는 의사의 소견 없이 전염질환 환자로 의심만 되어도 해고가 가능하도록 돼 있어 관련 시설 근로자들이 고용에 있어 불이익을 당할 소지가 많다. 성균관대의대 조용균 교수는 “지난 10년간 만성 B형 간염 환자들에 대한 사회적 차별 및 불이익은 많이 개선되긴 했으나 법적 제도적으로 실효성을 갖기에는 아직까지 미흡한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게 사실”이라며 “환자들이 채용 및 교육 등에 있어서 차별을 당하지 않도록 정부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간세포암, 타암보다 보험혜택 적어

만성 B형 간염의 경우 간효소 수치가 정상의 2배 이상이면서 바이러스 증식인 경우에 항바이러스제 사용에 보험적용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만성 B형 간염에 기인한 간경변증 환자의 경우에는 간세포 자체가 줄어들기 때문에 B형 간염 환자처럼 효소 수치가 2배 이상 상승하거나 바이러스 수치가 증가하기가 힘들지만, B형 간염 환자와 동일하게 적용받고 있어 치료 및 간세포암으로 발전되는 것을 막기 위한 예방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만성 B형 간염 환자는 당뇨나 고혈압 등 다른 만성질환과 달리, 치료기간에 있어서 제한을 받고 있다. 경구용 항바러이스제를 3년 이상 복용하면, 이후 기간부터는 보험적용률이 줄어들어 환자의 경제부담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 상태이다. 간암 중 만성 B형 간염에 의한 간세포암의 경우에는 치료비의 약 60% 이하만 보험혜택을 받고 있어 다른 암이나 중증질환의 보장 혜택에 비해 적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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