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즐거운인생/건강한실버] 꿈틀대는 실버 세대의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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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한남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사회학 박사 임춘식
  • 09.10.14 10:03:28
  • 조회: 1182

 

노인들도 젊은이들과 다를 바 없이 인간의 기본욕구인 성욕을 갖고 있다. 나이 들었을 때 원하는 삶의 질을 누리고 싶다면 지금 노인들이 삶의 질도 높아져야 한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우리 사회의 노인의 성은 보수적인 관념에 둘러싸여 있다. 다른 세대들은 모두 물질적인 풍요 속에 가치관 역시 급변하고 있지만 노인만 유독 정신적으로 유교 사상의 틀 속에 갇혀 있길 강요받고 있다.


최근 화제의 영화 ≪죽어도 좋아≫는 이러한 사회적인 분위기의 맥락이 있었기에 노인을 성적 욕구와 무관한 계층으로 각인시켜 왔던 이 사회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것이다. ≪죽어도 좋아≫의 미덕은 객관적 시선이다. 호사가들은 노년의 성을 두고 왈가왈부하겠으나 영화의 기둥은 어디까지나 서로 사랑하고, 아껴주고, 질투하는 보통 사람의 일상일 뿐이다. 할머니가 늦게 돌아오자 토라지는 할아버지, 할아버지의 질책에 “내겐 권리도 없느냐”며 훌쩍이는 할머니, 할머니가 몸살이 나자 손수 닭을 잡아 백숙을 대령하는 할아버지 등 청춘 남녀의 사랑과 다름이 없다. 주인공 할머니의 간절한 당부, “자신있게 사랑을 만드세요. 어떻게 하면 즐겁고 행복하게 살 건가 연구를 해요. 밥 먹고 그 생각만 해요.” 이렇게 간절히 바란다.


70대의 성과 사랑. 있는 그대로 포착한 금기를 깬 영상이 한국 사회에서 개봉되었다는 것 자체가 이제는 신기한 일만은 아니다. 누구나 건강을 잘 유지하여 수십 년간 성 생활을 하지는 못할지언정 70대의 성 생활은 당연한 것이다. 이제는 80, 90대가 주인공이 된 ≪죽어도 좋아≫ 속편이 나오지 말라는 법도 없다. ≪죽어도 좋아≫는 어쩌면 우리 시대에서 가장 어울리지 않는 별개 단어 중 하나인 ‘노인’과 ‘성’에 대해 그동안 “노인들은 성에 무관심하고 성적 흥분도 느끼지 않는다”는 인식이 넓게 자리 잡고 있는 현실에 대한 일종의 선전포고다. 노인은 성과 무관하다는 생각은 단순한 편견에 지나지 않는다는 강한 메시지를 던져 주고 있다. 성은 젊은이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노인들은 성을 즐길 수 있고 성욕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단지 젊은이에 비해 표현의 방법만 다를 뿐이다.


이제는 무엇보다도 100세 사회의 미래는 노인 스스로 만들어 향유할 수 있는 지혜가 있어야 한다. 어쨌든 100세 사회의 미래 자화상은 자신이 그려야 한다. 이제 수명연장 덕으로 노후생활이 갈수록 길어지기 때문에 우리 모두 ‘준비된 노후’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름다운 노년을 위하여 늙어간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왜냐하면 ‘늙어가는 사람만큼 인생을 사랑하는 사람은 없다’ 는 말이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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