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의학] 댁의 남편 집에 있으세요? ‘은퇴 후 아내 증후군’ 이겨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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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레이디경향[http://lady.khan.co.kr]
  • 09.10.05 11: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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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로 정리해고나 명예퇴직 등 갑작스러운 실직에 맞닥뜨리게 되는 가정이 늘어났다. 이에 따라‘은퇴 후 아내 증후군’을 호소하는 아내들도 늘고 있다. 아내는 남편과의 밀착된 관계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이는 결국 갈등으로 나타나게 된다. 은퇴 후 친구 같은 부부가 되기 위한 방법을 소개한다.


■ 김순자씨(55, 가명)의 남편은 지난해 퇴직했다. 퇴직 후 남편은 집에 있는 것이 갑갑한지 운동을 하고, 친구들도 만나고, 도서관에 가서 책도 보며 지냈으나, 지난겨울부터는 춥다는 핑계로 집 안에서만 지내더니 이젠 아예 집 밖으로 나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남편이 집에서 하는 일이라곤 신문이나 TV를 보거나 세끼 식사를 꼬박 챙겨 먹는 일이다.

 

그런 남편을 지켜보는 순자씨의 마음에서는 불이 날 것 같다. 무엇보다 매 끼니마다 식사를 신경 쓰는 것이 귀찮고, 매사 참견하는 남편 때문에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가 없다. 팔자에 없는 시집살이를 하는 기분이었다.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은 그동안 살림에는 관심도 없던 남편이 갑자기 참견을 하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때때로 냄비 뚜껑도 열어보고 냉장고도 뒤져본다. 또 순자씨가 외출이라도 할라치면 뭐가 그렇게 궁금한지 졸졸 따라다니며 이것저것 묻기도 한다. 이 같은 시간이 길어지니 특별한 갈등이 없는데도 순자씨는 매사에 화가 나고, 쉽게 짜증이 난다. 남편에게 말이 곱게 나가지 않으니, 작은 일도 싸움으로 번지기 일쑤다.

 

은퇴 후 아내 증후군을 호소하는 아내들이 늘어가고 있다. 최근 경기침체로 정리해고나 명예퇴직 등 갑작스럽게 실직을 하는 경우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게다가 갑자기 해고를 당한 경우에는 경제적인 문제까지 추가되어 갈등은 걷잡을 수 없이 깊어진다.


■ 은퇴한 남편들, 가사 분담해야
가정문화원 두상달 이사장은 “남편이 은퇴하면 아내들은 갑작스럽게 남편과의 관계가 밀착된다. 그동안 아내는 나름의 네트워킹을 형성했고, 활동이 있었을 것이다. 남편 때문에 개인생활을 하지 못하고 집에 매여 있게 되면 스트레스가 쌓이고, 이는 결국 갈등으로 표출된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는 남편들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 두 이사장은 “일 중심으로 살던 남편들은 은퇴하면서 관계 중심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면서, “남편이 TV 앞에 누워서 리모컨만 누르는 예전 버릇은 버려야 한다”고 못 박았다.

 

그렇다면 갈등을 푸는 가장 좋은 해결책은 무엇일까? 바로 가사를 분담하는 것이다. 남편으로 인해 늘어난 아내의 가사 스트레스를 줄여야 한다는 말이다. “아내들은 은퇴한 남편 때문에 밥하다가 죽는다고 토로합니다. 밥을 챙겨줘야 하기 때문에 나갈 수도 없고, 찬밥을 먹일 수도 없어서 갈등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럴 때는 남편과 가사 일을 나누어야 합니다. 남편이 점심 저녁을 스스로 챙겨 먹게 하거나, 아내가 밥을 하면 남편이 설거지를 하게 해야 합니다.”

 
 또 두 이사장은 “서로 따로 하는 일도 있어야 하고, 공유하는 일도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함께 시간을 보내는 만큼, 각자의 시간을 갖는 일도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흔히 남편들은 은퇴 후 아내에게 의존하는 경향이 강해진다. 특별히 용건도 없으면서 아내를 찾기도 한다. 그러나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아내에게 시간을 주고, 아내만의 시간을 인정해야 한다.


■ 평소 잘 지내야 은퇴 후에도 행복해
은퇴 후 갈등을 겪는 부부는 생각보다 많다. ‘황혼 이혼’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가정문화원을 찾는 사람들 중에도 이러한 문제로 상담을 신청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다. 그런데 갈등의 해법은 생각보다 쉽다. 이전까지의 역할을 잊고 새로운 역할을 설정하는 것이다. 때문에 가부장적인 가치관을 뿌리 깊게 갖고 있는 남편들의 경우 은퇴한 후 갈등을 겪는 경우가 많다. 부부 상담을 받은 사람들의 대부분은 이 같은 조언을 받아들이는 편이다. 실제로 위기를 지혜롭게 넘긴 부부는 이전보다 더 잘 지낸다.

 

남편 은퇴 후 이혼까지 선택했던 이미란씨(55, 가명) 부부는 양쪽의 노력으로 관계가 좋아졌다. 이미란씨는 결혼해 출가한 딸의 아이를 맡아 기르고 있었는데, 이 때문에 제대로 된 자기 시간 한번 갖지 못했다. 그러나 남편이 은퇴 후 손자 육아에 도움을 주었다. 오후 3시까지는 남편이 아이를 돌보고, 이후 시간에는 아내가 아이를 돌보게 된 것. 아이를 보지 않는 시간에는 각자 등산을 가거나 친구 모임에 참석한다. 미란씨는 자신의 사정을 이해해주는 남편에게 고마움을 느꼈고, 남편 역시 육아를 경험하게 되면서 아내의 노고를 이해하게 되었다.

 

박옥희씨(50, 가명)는 남편이 은퇴한 후 일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남편과 하루 종일 집에 붙어 있는 것이 답답해 어쩔 수 없이 나간 일이었다. 점심시간에만 회사 근처 식당에서 일을 거들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이 돈을 번다는 사실에 뿌듯함을 느꼈다. 그리고 그동안 남편이 얼마나 힘들게 돈을 벌었는지 알게 되었다.

 

신영자씨(52, 가명)는 은퇴 후 남편과 단짝 친구가 되었다. 아침 일찍 집 근처 야산에 등산을 가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오후에는 마트에서 함께 장을 보거나 일주일에 한 번쯤은 찜질방에도 간다. 여전히 식사 담당은 영자씨 몫이지만, 집 안 청소는 남편이 맡았다. 영자씨는 남편과 등산을 하거나 찜질방을 다니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눌 때면 행복을 느낀다. 남편이 회사 다닐 때는 무척 예민했는데 성격이 부드럽고 유하게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들과 같은 경우는 서로의 노력 없이는 불가능하다. 두상달 이사장에 따르면, “남편이 은퇴 후 평소에 사이가 좋았던 부부는 더 가까워질 수 있다. 함께 여행을 다니고, 함께 취미 생활을 즐긴다. 그러나 원래 사이가 좋지 못한 경우에는 은퇴 후 더 안 좋아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남편이 은퇴할 때쯤이면 자녀들도 모두 출가를 하고 난 뒤일 가능성이 높다. 예전처럼 자식들을 위해서 참거나 하는 시간은 지났다는 말이다. 쓸쓸한 인생에 좋은 친구가 될 것인가, 평생 원수로 미워할 것인가? 인생은 두 사람의 노력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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