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이야기] '여행은… ’소설가 해이수 두번째 소설집 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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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09.09.29 13:3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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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이수 | 이룸

소설가 해이수(36)의 두번째 소설집 <젤리피쉬>는 히말라야의 설산과 아프리카 케냐의 열대 초원과 같은 머나먼 타국의 신비함과 우리 코 앞에 항상 마주하고 있는 현실의 비루하고 냉혹한 일상성이 동전의 양면처럼 공존하는 풍경을 보여준다. 호주에서 유학한 경험이 투영된 첫번째 소설집 <캥거루가 있는 사막>에서 여행자와 이주민이 마주하는 풍경을 주로 그려냈던 작가는 이번에도 여행자의 이야기를 주된 테마로 풀어낸다.

 

“비일상적 공간에서 우리가 예기치 못한 일들을 맞부딪칩니다. 그곳에서 단독자가 가진 내면의 욕망이나 고민들이 훨씬 더 구체적으로 드러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고산병 입문’의 주인공은 능력있는 부인을 두고 자신은 ‘전업 주부’로 지내며 아르바이트 삼아 곰 인형 발바닥 붙이기 부업을 하는 무능력한 남자다. 그는 “존재감이 바닥을 치는 놈들일수록 마음 속에 설산을 품고 산다는 진실을, 혹한의 산정에서 한 번쯤 세상을 발밑에 두고 싶은 욕망에 시달린다”며 히말라야 에베레스트로 여행을 떠난다. 그러나 속세를 초월한 듯 신비로운 산으로 떠나는 그가 가장 먼저 마주하는 것은 고가의 각종 등산장비다. 100만원이 넘는 장비를 얼결에 구입한 후 네팔로 떠난 그는 고산병에 시달리는 외국인을 만난다. 자칫하면 목숨을 잃을지도 모르는 순간, 유일하게 그의 목숨을 살릴 수 있는 것은 신용카드다. “오직 크레디트 카드에서 삼천 달러 결제가 확인되는 순간에만 카트만두에서 곧바로 헬리콥터가 이륙하는 셈이었다.” 그런 모습을 목격한 그는 집으로 돌아가는 순간 “품부 히말라야보다 더 가파르고 혹독한 세계 속으로 내던져진 듯”한 느낌을 받는다.

 

여행지에서도 여전한 돈과 자본의 위력과 세속의 모습들은 ‘루클라 공항’에서 더욱더 예리하게 보여진다. 폭설로 며칠째 결항한 비행기를 기다리며 공항에서 기약없는 날들을 보내는 여행자들. 그들은 실연의 슬픔과 알코올 중독을 치유하고, TV·전화·컴퓨터에서 해방되고자 히말라야 설산을 찾는다. 하지만 공항에 유배된 그들은 술에 찌들고, 컴퓨터를 밤새 붙드는 일상 속 모습으로 급속히 돌아간다. 최고급 산악자전거를 들고 여행 온 한국의 권력자들은 군용헬기를 불러 유유히 공항을 떠난다. “두 다리를 가진 인간이면 모두 평등하다는 히말라야”에서도 돈과 힘있는 자들이 특권을 누리는 세상의 논리는 여전한 것이다.

 

결국 낯선 타국은 자신과 현실의 문제점을 더 명확히 보여주는 구실을 한다.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해답을 얻기 원했던 자들은 자신이 벗어나고자 했던 문제들로 다시 돌아갈 뿐이다. 하지만 작가는 낯선 곳에서 자신과 현실의 실체를 명확히 보는 것이 오히려 중요한 것임을 이야기한다. 작가는 “해답을 찾기보다 스스로에게 의문을 던지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여행은 새로운 질문을 알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룸비니를 떠나며’는 질문 던지기의 중요성과 깨달음의 과정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주인공은 비굴하고 탐욕스러운 릭샤 운전사에게 연민과 함께 공포를 느끼지만, 매에게 자신의 몸을 다 내어준 석가모니의 ‘할육무합’ 고사를 통해 인간과 생명에 대한 질문과 해답을 얻는다.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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