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공연] 뮤지컬로 보는 ‘위대한 모성’의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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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09.09.23 13: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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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휴먼다큐 사랑’ 주인공 실화 바탕 ‘엄마의 약속’
ㆍ위암 말기 상태 출산한 ‘소윤 엄마 이야기’
ㆍ남편 “딸이 엄마 찾을땐 힘들지만 잘자라”

 

어느덧 작은 까치발로 화장실 스위치를 켤 수 있을 만큼 자란 소윤이. 지난 20일에는 마산에 살고 있는 소윤이의 세번째 생일잔치가 열렸다. 아빠 김재문씨(32)는 어린 딸을 위해 해물 스파게티를 요리했다. 요즘은 제법 아빠에게도 “예쁜 옷 입어”라며 잔소리까지 하는 딸이다. 얼굴은 엄마, 아빠를 반반씩 닮았지만 적극적인 성격만은 엄마 그대로인 소윤이를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빌고 또 빈다.

 

뮤지컬 ‘엄마의 약속’ 배우들.

‘따뜻한 아이로 자라주렴. 무엇보다 건강해야 한다. 좀더 커서 엄마 일을 알게 될 때 너무 힘들어하지 않기를…. 엄마가 아주 많이 보고 싶은 날에는 밤 하늘의 별을 보렴, 아가야.’ 2007년, 2008년 두 차례에 걸쳐 MBC <휴먼다큐 사랑>을 통해 방송돼 큰 감동을 불러일으킨 소윤이 엄마 안소봉씨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뮤지컬이 만들어진다. 뮤지컬 <엄마의 약속>이다. 남편 김씨 등 가족의 동의로 뮤지컬 제작이 성사됐다.

 

방송 당시 죽음의 고통 앞에서도 꺾이지 않은 소윤이 엄마의 모성은 시청자들을 숙연하게 했다. 안씨는 2006년 9월 소윤이를 낳은 다음날 3~6개월 시한부의 위암말기 판정을 받았다. 배 속에서 예쁜 소윤이가 자라는 동안 암덩어리도 빠르게 자라났지만 까맣게 몰랐다. 때때로 죽을만치의 고통을 느꼈지만 엄마가 되기 위한 과정으로 알고 참고 또 참았다. 그러나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엄마의 배 안에서 삼킨 검붉은 피를 토해냈을 만큼, 엄마의 상태는 위험했다. 이미 암은 간까지 전이된 상태였다. 보통의 여자라면 인생의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을 테지만 안씨는 한 생명을 탄생시키며 죽음과 마주했다.

 

이후 증세가 더욱 악화되며 마약성 진통제에 의지하지 않고는 단 한순간도 버티기 힘들었다. 먹지도 눕지도 못했다. 한때 극심한 고통에 차라리 죽음을 원하기도 했다. 그러나 태어나면서부터 엄마의 몹쓸 병으로 축복은커녕 원망까지 사게 된 딸에게 미안했다. 백일상도 차려주지 못한 딸의 돌잔치 때까지만이라도 살아있겠다고, ‘그때까지는 엄마가 꼭 곁에 있어줄게’라며 약속하고 모진 투병생활을 이어갔다.

 

마침내 소윤이는 돌을 맞이했지만 엄마는 사랑하는 딸을 품 안에 안아보지도 못한 채 2007년 10월1일 영영 세상을 떠났다. 며칠 후 마련된 소윤이의 돌잔치에는 참석하지 못했지만 1년만이라도 살아있어 주겠다는 약속을 지킨 것이다. 의식불명 상태에서 딸의 돌잔치에 가자는 친정엄마의 울부짖음에 거짓말처럼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가 몇 초 만에 다시 쓰러져 그대로 죽음을 맞이하는 모습은 충격과 함께 모성의 숭고함으로 시청자들을 울렸다. 지금도 남편의 미니홈피에는 소윤이의 소식을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김씨는 “아내의 용기와 엄마로서의 사랑이 다른 분들에게 추억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소윤이가 요즘은 ‘엄마 어딨어?’라며 물어 힘들 때도 있지만 어린이집에 잘 다니고 있다”고 소식을 전했다. 김씨는 아내의 간병을 위해 퇴사한 후 2년간 실직상태를 이어오다가 어렵사리 다시 취업을 했다. 면접 과정에서 엄마 없이 혼자 아이를 키운다는 사실 때문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엄마의 약속>에는 17살이 된 소윤이가 엄마에 대해 물으며 김씨가 아내를 추억하는 가운데 사랑과 죽음, 이별의 과정이 담긴다. 제작사 하늘연어의 조재국 대표는 “가까이 있는 사람들과의 일상이 얼마나 소중하고 행복한 것인지 한 번쯤 생각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슬프기만 한 것이 아니라 가슴 따뜻한 뮤지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출은 뮤지컬 <김종욱 찾기> 등을 만든 김동연, 극작 및 작사 고성일, 작곡은 김경욱 등이 맡았다. 공연 수익의 10%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돼 암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외계층을 돕는 데 쓰인다. 12월 1일∼12월31일 대학로 스타시티2관. (02)547-6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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