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의학] 막걸리 열풍… 생산현장도 뜨겁다-강원 횡성 국순당 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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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kcradmin
  • 09.08.04 14:46:58
  • 조회: 897

“매일 새벽 막걸리 트럭 줄줄이… 2003년 후 처음”

 

두꺼운 철문을 열고 공장 안으로 들어서자 시큼하면서도 텁텁한 막걸리 냄새가 코를 찔렀다. 냉장 창고들마다 쌓여있는 막걸리 상자들은 천장에 닿을 듯했다. 복도에는 여기저기 커다란 쌀포대가 줄지어 놓여있었다. 지난달 31일 찾은 강원 횡성군의 국순당 생산공장. 백세주와 명작 오미자, 차례주 등 국순당의 모든 술을 만드는 곳이지만 이날의 모습은 전과 달랐다. 마치 막걸리 하나만을 생산하는 듯, 보이는 것 대부분이 막걸리와 관련돼 있었다. 올 초부터 불어닥친 ‘막걸리 바람’이 바꿔놓은 풍경이다.

 

막걸리 제조는 쌀을 씻어 불린 뒤 가는 것에서 시작된다. 이 과정을 한번에 해주는 대형 기계 옆 창고에는 막걸리를 만들 쌀포대가 가득 쌓여있었다. 국순당 최영환 부장(42)은 “10t을 쌓아놨지만 하루 사용량의 절반밖에 안된다”고 말했다. 창고가 부족하다 보니 복도에까지 쌀포대가 놓여있었던 것이다.

물이 첨가돼 걸쭉해진 쌀가루는 다시 누룩과 섞여 발효탱크로 옮겨졌다. 발효탱크 안에서는 거품이 부글거리는 소리와 함께 눈과 코를 톡쏘는 냄새가 물씬 풍겨나왔다.

 

이날은 용량 1만~4만ℓ의 발효탱크 30개 가운데 9개에 막걸리가 차 있었다. 두 달밖에 남지 않은 추석을 앞두고 선물용 백세주·차례주 등에 나눠주다보니 그나마 줄어든 것이라고 한다. 지난해만 해도 이 공장에서 막걸리를 생산하는 날은 1주일에 하루 꼴 정도였지만 최근에는 5일 내내 발효 막걸리, 생막걸리 등 막걸리 종류를 만드는 데 할애하고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발효가 끝난 막걸리는 규조토 필터로 불순물이 걸러진 뒤 자동으로 병에 담겨 이틀 정도 저온 냉장 창고에서 숙성을 거친 뒤 공장을 나선다. 국순당은 숙성용 냉장 창고가 모자라 백세주 원료 창고 등 두 곳을 막걸리용 창고로 개조했다.

 

최 부장은 “매일 새벽 트럭들이 줄지어 기다리다 막걸리를 싣고 나간다”며 “출고를 위해 트럭이 줄서있는 것은 백세주 인기가 절정이던 2003년 이후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럴 만도 했다. 특히 요즘 인기가 있는 생막걸리는 지난 5월 출시 당시 월 10만병 정도이던 생산량(페트병 기준)이 지난달 107만병으로 10배 이상 늘었다. 회사 측은 이런 추세라면 6~8월 3개월간 막걸리 매출이 18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같은 기간 1억원의 18배에 이른다.

 

막걸리의 인기는 올 초 일본에서부터 불어왔다. 달콤하고 한국적이며 자연발효 술이어서 몸에 좋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막걸리를 찾는 일본인 관광객과 수출량이 급격히 늘어났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 막걸리 수출량은 2635t, 213만400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양으로는 16%, 금액으로는 13% 늘어난 수치다.

 

봄을 지나면서 우리나라 주당들이 본격적으로 찾았다. 별다른 안주가 필요없고, 도수도 낮아 누구나 부담 없이 마실 수 있어서다. 신세계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1~2월 41.3%이던 막걸리의 매출 신장률은 지난달에는 215%까지 높아졌다.

 

공장이 활기를 띠면서 직원들도 신바람을 냈다. 품질보증팀 박찬란씨(30)는 “예전에는 품질검사 후 남는 제품을 아는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일도 있었는데 지금은 생산량이 주문을 따라가지 못할 정도라 나눠줄 술이 없다”며 “휴가도 추석 이후로 미뤄졌지만 누구 하나 불평이 없다”고 말했다.

 

맛도, 색도, 위상도… 막걸리는 진화 중

‘서민의 술’로만 여겨지던 막걸리에 대한 평가가 바뀌고 있다. 최근에는 고급 호텔도 애호가를 위한 특별한 막걸리를 팔고 있다. 막걸리 업체들은 여성들이 마시는 상큼한 과실 막걸리 등으로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술이라면 양주나 와인 등 값비싼 술만 파는 것으로 생각되던 호텔과 골프장도 요즘은 막걸리를 판매하고 있다.

 

특급호텔인 서울 롯데호텔의 한식당 ‘무궁화’는 지난 4월부터 2만~6만원 대의 고가 막걸리를 팔기 시작했다. 또 태광·레이크사이드·아시아나·신원 등 골프장에서도 올해부터 막걸리를 판매하고 있다. 레이크사이드CC 유진선 과장은 “올 봄부터 왜 막걸리를 안 파느냐고 묻는 분들이 많아져 판매를 시작했다”며

 

“남녀를 가리지 않고 좋아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업체들도 관심이 높아진 지금 고객을 잡기 위해 다양한 막걸리를 내놓고 있다.

 

해양바이오기업 엔존이 만든 ‘매생이청 막걸리’는 엽록소 추출액을 10% 함유한 막걸리다. 매생이가 갖고 있는 칼슘, 철분, 엽록소 등 각종 영양성분들을 골고루 함유하고 있으며 트림과 숙취가 거의 없다는 게 업체측 설명이다.

 

경북 문경의 문경주조는 ‘오미자 막걸리’를 내놨다. 연한 분홍색의 이 막걸리는 단맛과 신맛, 매운맛, 쓴맛, 짠맛 등 다섯가지 맛이 조화를 이뤘다고 한다.

 

막걸리와 소주, 사이다를 섞어 마시는 ‘막소사’도 인기다. 맥주잔에 막걸리를 절반 정도 따른 뒤 소주잔 한잔 분량 만큼 소주를 섞고, 나머지는 사이다로 채운다. 사이다가 막걸리의 시큼함과 소주의 역한 맛을 잡아줘 마시기에 더욱 부담이 적다.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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