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져/여행] “뭉치면 안전하다” 함께 달리는 자출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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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09.07.22 11:5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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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의정부 ~ 서울 ‘바이크버스’ 르포] 20일 오전 6시30분. 경기 의정부시 신곡동 경기도 제2청사 앞에서 자전거 한 대가 중랑천을 향해 달린다. 15분 후 중랑천 인도교에서 자전거 두 대가 따라붙는다. 선두 자전거(차장)가 뒤따른 자전거(승객)를 수신호로 맞는다. 노원교에서 새로 합류한 자전거는 지금껏 바람을 정면에서 맞고 온 차장과 자리를 바꿔준다. 이후 상계교와 월계1교를 지나 이화교까지 자전거들이 속속 합류해 총 11대의 자전거가 줄지어 도로를 달렸다.

 

오전 7시40분. 서울 송정동 체육공원에 다다르자 차장이 수신호를 보내 자전거들을 멈춰세웠다. 잠시 휴식 시간을 가진 뒤 출근 목적지가 비슷한 2~3명씩 짝을 지어 다시 페달을 밟았다. 이들의 행렬은 ‘바이크버스’로 불린다. ‘자출족’이라 불리는, 자전거로 출근하는 사람들이 단체로 이동하는 것이다. 네이버 카페 ‘자전거로 출퇴근 하는 사람들’(자출사)은 서울 중랑천·안양천·탄천 등 자전거도로를 중심으로 10여개의 노선을 운행 중이다.

 

카페 운영자 김지회씨는 “자출족이 늘어나면서 출퇴근 시간, 오가는 방향이 비슷한 사람끼리 모여 노선과 시간을 정해 함께 자전거를 탄다”며 “서울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노선이 생기면서 참여자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크버스는 자전거도로 이외의 차로에서는 자전거 한 대로 다니기 위험해 안전을 확보한다는 취지로 생겨났다.

 

특히 일반도로변의 자전거도로나 갓길은 폭이 좁아 자동차의 위협이 크고 밤길에는 뺑소니 사고를 당할 위험도 있는 게 문제였다. 자출사의 중랑천버스 2호 차장 손재경씨(45)는 “바이크버스로 여럿이 길게 줄지어 타면 시각적으로 존재감을 나타낼 수 있다”며 “차에 비해 약자인 자전거 이용자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승객 박현범씨(38)는 “회룡역에서 압구정역까지 바이크버스로 출근하고 있다”며 “차를 타는 것보다 시간을 20~30분 정도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열흘 째 바이크버스에 탑승 중이라는 채동환씨(30)도 “하계역부터 잠수교까지 자전거를 타면 차보다 30분 정도 출근시간이 줄어든다”며 “아침운동도 되고 교통체증에 시달리지 않아 계속 자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자전거가 교통수단이라는 인식은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다. 손씨는 “자출족은 아직 차도와 인도 양쪽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자동차 운전자들이 경적을 울리거나 바퀴를 바짝 붙여 자전거를 멈추게 해놓고 가버리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현씨(41)는 “아이가 자전거도로로 갑자기 뛰어들어 당황할 때가 있다”며 “자전거 전용도로의 폭이 좁고 보행로와 구분이 쉽지 않은 곳도 많아 사고의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자출사는 긴급대응반 ‘노란천사’를 자체적으로 만들어 운영중이다. 회원 중 현직 의사를 포함한 70여명이 응급처치법을 교육받아 사고가 발생하면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카페 운영자 김씨는 “자전거에 깃발이나 스티커, 배지 등을 붙여 자동차 운전자들과 보행자들이 바이크버스를 쉽게 인식하도록 할 계획”이라며 “노선별로 교차되는 부분에 환승장도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바이크버스]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안전을 위해 집단으로 주행하는 것을 뜻한다. 자동차 운전자들의 눈에 잘 띄지 않거나 대형차가 일으키는 바람에 흔들리는 등 일반 도로를 단독 주행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요소를 줄일 수 있다. 버스별로 노선과 시간을 정해놓고 각 구역에서 합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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