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져/여행] 스페인과 섞여 더 아름다운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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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09.07.16 09:5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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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가장 관광객이 많은 곳은? ①파리 ②몽생미셸 ③카르카손이다. 몽생미셸은 바닷물이 빠지면 걸어갈 수 있는 수도원이다. 한때 대한항공의 CF에 나오기도 했다. 그럼 카르카손(Carcassonne)은 어딜까? 아직 한국인 여행자들은 많지 않지만 프랑스 남부 랑그도크 지방에 있는 고성으로 연간 300만~400만명이 찾는다. 탑만 52개, 2개의 이중벽으로 둘러싸여 있는 세계문화유산이다.

 

카르카손성과 주변 지역을 방문했을 때 현지인들은 은근히 자신들이 남부사람들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콧대 높은 파리사람들을 은근히 깔봤다. 포도주 한 잔 들어가면 주먹으로 가슴을 치며 “우린 ‘서더너’(southerners: 남부인)”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니, 프랑스도 지역감정이 심한가? 오히려 스페인과 가깝다고 당당하게 대답했다. 이 아름다운 성과 주변 도시에는 성곽만큼 슬픈 이야기가 얽혀있다는 것이다.

 

유적지는 역사를 알고봐야 이해가 쉽다. 고대 프랑스는 지역마다 언어가 달랐다. 북부사람들은 예스(Yes)를 Oil이라고 했고, 남부 사람들은 Oc라고 했다. 랑그도크(Languedoc)는 남부지방의 언어를 쓰는 고장이란 뜻이다. 프랑스 정부가 정책적으로 언어를 통일한 것은 1870년 나폴레옹 3세때였다.

 
카르카손 성은 이중으로 돼있다. 다리를 건너면 박물관이다. 프랑스 남부의 주요도시들은 2700년 전부터 그리스의 영향을 받았다. 이후 2100년 전 로마인들이 들어왔다. 카르카손은 로마의 흔적이 많다. 이후 프랑스가 나라 모습을 제대로 갖추기 전에는 지역 영주의 지배를 받기도 했다. 8세기에는 사라센인들이 카르카손을 차지했고, 이후 트란카발 가문의 지배아래 있기도 했다. 13세기에는 십자군의 침략을 받았다. 1659년 피레네조약 서명 전까지는 프랑스와 아랑공왕국의 경계였다. 지금으로 치면 스페인과 프랑스 모두의 영토였던 것이다.

 

여기서 일부 독자들은 십자군들이 프랑스를 침략했다는 것을 의아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이야기는 이렇다. 10세기 후반부터 프랑스의 알비란 도시를 중심으로 알비니즘(카타리즘)이 퍼져갔다. 알비니즘이란 우리말로 하면 순결파로 그리스 정교회와 무슬림의 영향을 받은 기독교도들이 교회에서 성상을 없애야 하며 영적인 교감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기독교 종파다. 교황청이 발끈했고 이노센트 3세는 프랑스 왕에게 엄벌하라고 십자군을 보냈다.

 

1209년 7월22일 베지에란 도시에 도착한 십자군은 주민들이 항복하지 않자 학살을 시작했다. 하룻밤 사이 인구의 절반인 6000명이 넘는 사람이 죽었다. 올해가 바로 학살 800주년. 주민들은 800년 전의 역사를 생생하게 풀어놨다. 마치 핏속에 대물림이라도 해왔다는 듯이. 카르카손 성은 카타지역 즉 알비니즘이 퍼져간 이 지역의 중심도시였다. 남부의 교통요충지인 데다 군사요새였다. 주변에 9개의 성곽이 있는데 카르카손이 가장 유명하다. 하지만 종교전쟁을 피할 수 없었고 결국 교황에게 항복했던 것이다. 현대에 와서는 스페인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스페인 내전이 일어나자 카탈루냐 지방 사람들이 대거 프랑스로 건너왔다. 그래서 인근 베지에의 경우 주민의 절반 정도는 스페인어를 쓴다. 스페인 정서를 가지고 있는 프랑스인들이다.

 

그럼 성을 둘러보자. 성은 단단하게 지어졌다. 성으로 들어서는 출입구에 여인의 동상이 하나 서있는데 사라센의 왕비 카르카스다. 8세기 사라센과 프랑크인들이 전쟁을 벌였다. 사라센 왕은 죽고 식량마저 떨어질 위기, 왕비 카르카스가 식량을 성밖으로 던지는 꾀를 썼다. 식량이 충분하다고 생각한 프랑크인들은 결국 포위를 풀었다는 것이다.

 

성 안으로 들어서면 크고 작은 기념품 가게와 바, 레스토랑이 곳곳에 있다. 이곳에서 한 번쯤 먹어봐야 하는 음식은 카슐레다. 성이 포위됐을 당시 이곳 저곳에서 식량을 반입한 주민들은 돼지고기에 콩을 넣고 죽 같은 카슐레를 만들어 먹었다. 마치 우리의 부대찌개를 연상시키는 스토리다. 프랑스 남부의 전통음식 카슐레는 이렇게 탄생했다. 솔직히 음식맛은 별로였다.
 
[밀밭 너머로 보이는 카르카손 성] 성안 길은 로맨틱하다. 번쩍거리는 새 것은 사람의 마음을 차갑게 하지만 낡은 것들은 가슴을 따스하게 해준다. 해서 오래된 고도에 가면 로맨틱한 느낌이 든다. 성곽이 잘 보이는 벤치에도,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길옆에서는 주변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키스를 나누는 연인들이 보인다. 지팡이를 짚으며 손깍지를 끼고 가는 노부부의 모습도 보기 좋다. 삼복더위에 애완견을 안고 가는 사람도 있다.

 

카르카손의 역사는 박물관에서 볼 수 있다. 문화재로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 유진 비올레 르 뒥이 1850년 성을 보수했다. 성의 중심에 있던 주교의 거주지는 박물관으로 개조됐다. 다리를 건너가야 하는데 해자에는 물이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한다. 박물관 내부에는 로마시대의 유적, 무어인과 프랑크인의 전쟁벽화 등이 있다. 박물관이 그리 크지 않지만 유적은 많다. 박물관 내부의 창을 통해 도시를 한눈에 볼 수도 있다. 전망이 좋다.

 

카르카손은 프랑스와 스페인, 교황과 카타리즘 등 문화의 교집합 지대라고 할 수 있다. 통치자와 교회가 전쟁으로 밀고 당기기를 거듭할 동안 수많은 백성이 희생됐다. 칼로 서로를 벤 상처에 다른 문화가 수혈됐다. 그 한많은 역사의 중심에 있던 성이 바로 카르카손이다.

 

▲길잡이

*에어프랑스를 타면 랑그도크 지역의 주요도시인 몽펠리에까지 갈 수 있다. 파리~몽펠리에 구간은 1시간 정도. www.airfrance.co.kr

프랑스관광청 www.franceguide.com

랑그도크 관광청 www.sunfrance.com www.languedoc.com

오드 관광청 www.audetourisme.com

베지에www.beziersmediterranee.com

*카르카손 www.carcasonne-tourisme.com www.monuments-nationaux.fr

*악마의 다리와 천사의 다리 정보.www.grandssitedefrance.com www.cc-vallee-herault.fr

생기엠과 수도원 마을 www.saint-guilhem-le-desert.com

*클라레 유리박물관 www.halleduverre.fr(04 67 59 06 39)

*카르카손 인근 고성호텔 미슐랭스타식당 auriac@relaischateaux.com www.domaine-d-auriac.com(04 68 25 72 22)

*나르본의 라 타블레 생 크래생 미슐랭스타 식당 www.la-table-saint-crescent.com (04 68 41 37 37) *카르카손 내 와인 시음장 www.comptoir-vins.fr (04 68 11 23 00)

*샤토 호스피탈레 www.gerard-bertrand.com (04 68 45 28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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