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공연] ‘사진보다 더 사진같은’ 그림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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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09.07.08 11:3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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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14일부터 ‘극사실회화의 어제와 오늘’전… 추상에 대한 반작용으로 시작
ㆍ2000년대 이후 젊은 작가들 주축… 감각적 영상과 색채로 다시 주목

 

“이게 사진이야, 그림이야?” 사진의 발명으로 인해 현대미술이 재현이라는 고전적 임무를 벗어난 이후, 실제 사물과 똑같이 그리는 극사실주의는 행위 자체로 다양한 의미와 해석의 가능성을 갖게 된다. 하이퍼리얼리즘, 포토리얼리즘, 슈퍼리얼리즘, 래디컬리얼리즘 등으로 불리는 극사실주의는 1960년대 후반 서구에서 도시화와 산업화의 영향으로 시작됐다. 리처드 에스테스, 척 클로즈 등의 회화는 팝아트의 연장선상에서 냉담하고 기계적인 시선으로 도시나 일상, 사물을 무미건조하게 그림으로써 현대사회를 바라보는 입장이 드러난다. 이런 극사실주의가 한국에 들어온 건 70년대 후반이며 2000년대 젊은 작가들에 의해 두번째 전성기를 맞는다.

 

성남아트센터는 국내외 극사실주의의 역사적 흐름을 살펴보는 기획전 ‘또 하나의 일상-극사실회화의 어제와 오늘’전을 오는 14일부터 다음달 27일까지 아트센터 미술관 본관에서 연다. 성남문화재단과 한국미술평론가협회가 공동 기획한 이 전시는 1970~80년대의 1세대 작가, 90년대 이후 2000년대에 활동하는 2세대 작가, 그리고 해외 극사실주의 작가 등 3개 부분으로 나눠 48명의 작품 70여점이 선보인다.

 

한국의 극사실주의는 서구와 형태는 비슷하지만 맥락은 약간 다르다. 서성록 안동대 미술학과 교수(한국미술평론가협회장)는 “서구의 하이퍼리얼리즘이 도시화나 대중문화와 깊이 연관돼 있다면, 한국에서의 극사실주의는 추상에 대한 반작용으로 시작됐다”고 밝혔다. 당시 한국에서는 단색평면주의 등 일명 모더니즘 미술이 전성기를 구가하는 한편, 국전의 전통을 이어받은 진부한 구상회화가 그려졌다.

 

그런 상황에서 고영훈·김강용·김창영·변종곤·서정찬·이석주·이호철·지석철·한만영 등 70년대 후반에 등장한 작가들은 미술언어를 갱신하고자 하는 입장에서 추상의 편에 서면서도, ‘눈의 지각과 손의 기능, 그리고 잃어버린 일상을 회복하자’는 취지로 신구상회화를 선보였다. 돌·인물·땅·민화·자갈밭·모래밭·들녘·벽돌 등을 ‘빽빽하고 꼼꼼하며 뚜렷하게’ 그려낸 이들의 작품은 서구에 비해 “무언가 해석의 여지를 남기며 인기척을 띤다”는 게 서 교수의 설명이다.
 
1세대 작가인 김강용의 ‘현실+장 80-3’(1980).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듯 보였던 극사실주의가 다시 주목받은 것은 2000년대 들어서다. 김강훈·김대연·김세중·김은옥·박지혜·윤병락·이은·최경문·허유진 등 30대가 주축이 된 젊은 작가들이 극사실적 수법을 새롭게 선보였다. 이들은 감각적인 영상과 선명한 색채로 음식·신체·정물·풍경 등의 이미지를 낱낱이 포착했다. 윤진섭 호남대 교수는 “70년대의 극사실 경향과 비교해 최근 작품은 실물을 방불케 하는 핍진성이 두드러진다”며 “컴퓨터와 디지털 카메라를 주무기로 한 이들의 작품은 2000년대의 도시적 환경과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감각적인 미적 유형’을 탄생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그러나 미술시장의 수요에 부응해 자칫 시장영합으로 갈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한편 빌 브라운(미국), 귄터마이어(독일), 이바야스코(일본), 에르난 미란다(파라과이) 등 극사실주의 전통에서 활동하는 해외 동시대 작가들의 작품도 일부 나왔다. 전시 첫날인 14일에는 서성록·윤진섭 교수, 김영호 중앙대 교수, 미술평론가 신항섭씨가 발표자로 참가하는 세미나가 오후 1시부터 성남아트센터 컨퍼런스홀에서 열린다. 또 전시기간 중 매주 화요일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무료강좌가 4차례 열린다. (031)783-8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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