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공연] “책은 장르 불문 재밌어야 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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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 [http://www.khan.co.kr]
  • 09.06.01 10:48:15
  • 조회: 11829
일본 엔터테인먼트 문학을 말할 때 온다 리쿠(45)를 빼놓을 수 없다. 미야베 미유키, 히가시노 게이고 등과 함께 국내에서 가장 널리 읽히는 일본 장르 소설가 중 한 명이다. 그는 미스터리·판타지·청춘소설 등 장르를 넘나들며 독자들을 ‘잘 만들어진 이야기’ 속으로 끌고 들어가는 힘을 가졌다. 서울국제도서전 참석차 한국을 찾은 온다 리쿠와 대중문화평론가이자 장르문학 전문 계간지 ‘판타스틱’ 편집위원 김봉석씨(42)가 서울 종로에서 만나 온다의 작품세계와 대중문학 전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온다 리쿠= 나는 작가로서 글을 쓰는 게 아니라 독자로서 글을 쓴다. 그래서 다른 세대의 사람들도 내 작품에 이어 쓸 수 있는 작품들을 집필하고 싶고, 또 그렇게 하고 있다. 여러 작가로부터 영향을 받았는데, 추리 소설을 좋아해 일본 작가 나카이 히데오 등의 영향을 받았다.

김봉석= 선생의 작품이 인기를 끄는 요소 중 하나가 판타지적 요소다. 한국의 판타지는 주로 ‘검과 마법’류의 서구적 판타지인데, 인터넷 중심으로 읽혀지고 대중적으로 확산되지 않은 상황이다. 선생의 작품은 학교 등의 공간을 중심으로 순정만화적 요소들을 섞은 판타지를 선보여 새롭게 다가온다. 데뷔작 [여섯번째 사요코]도 ‘여고괴담’과 같은 판타지적 요소를 갖추면서도 리얼리티가 느껴진다.

온다 리쿠= 의도했던 대로 읽어줘서 기쁘다. 일본에서는 판타지가 특정한 장르라기보다는 전체적인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나는 현실을 반영하되, 현실에서 약간 어긋난 부분들에서 생겨나는 판타지를 쓰고 싶다.

김봉석= ‘독자로서 글을 쓴다’고 했는데 역으로 말해 독자들이 선생의 작품을 어떤 점에서 재미있게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온다 리쿠= 책을 읽는다는 것은 그만큼의 시간을 책에 쏟아붓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내가 쓴 책을 독자들이 즐겁게 읽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현실과 다른 세계, 책 속에 있는 세계로 독자들을 끌고가 이야기 속에서 독자들이 즐거움을 느끼게하고 싶다.

김봉석= 일본에서 엔터테인먼트 문학의 비중이 높지만 그래도 편견이 남아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기리노 다쓰오 등 적지 않은 일본 작가들이 엔터테인먼트 문학을 쓰다가 순수문학으로 넘어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온다 리쿠= 순수문학으로 전향하는 사람들은 독자가 없어도 본인의 만족을 위해서 쓰는 것이고, 그것은 그분들의 선택이다. 책은 독자가 없으면 성립되지 않는다. 독자가 책을 읽지 않는다면 죽은 책, 죽은 문학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계속해서 엔터테인먼트 문학을 할 것이고 독자가 원하는 책을 쓸 것이다.

김봉석= 한국에서 안타까운 점은 대중문학 작가들 중 뛰어난 작품을 지속적으로 발표하는 작가들이 드물다는 것이다. 일본 작가들은 1년에 2~3권의 책을 꾸준히 발표하면서도 높은 호응을 얻고 있는데 그 원동력이 궁금하다.

온다 리쿠= 일본에서도 장르를 불문하고 계속해서 글을 쓰는 게 어려운 일이다. 일단 시장이 형성되는 게 중요하다. ‘믹스미디어’랄까, 소설이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지는 등 매체를 바꿔가면서 대중문학이 소비되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다. 나는 한국 영화를 참 좋아한다. 각본이 참 좋다. 이런 훌륭한 각본을 쓸 수 있는 분들이 많다면 한국에서도 엔터테인먼트 문학의 발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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