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의학] 한국인 B형간염 ‘출산감염’ 가장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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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 [http://www.khan.co.kr]
  • 09.05.20 11:2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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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성인 두 명 중 한 명은 B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됐던 흔적을 가지고 있으며, 지금 이 시각에도 30세 이상 인구의 4.2%에서 B형 간염 바이러스가 활동 중이다. 1995년 보편적 예방접종 사업이 실시된 이래 유병률이 많이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한국에서는 B형 간염이 만성 간질환과 간암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한림대의료원 강동성심병원 소화기내과 김형수 교수팀은 한국인이 B형 간염에 유난히 취약한 것은 출생시 어머니에게 감염되는 수직감염이 많기 때문이며, 이 비율은 전체 B형 감염 중 30.9% 이상을 차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는 수직감염의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예후가 나쁘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 연구는 김 교수팀이 최근 스웨덴 웁살라대학교 초청으로 웁살라대학병원 대강당에서 열린 ‘제2회 한림-웁살라 국제학술 심포지엄’에서 <한국인 B형 간염의 특성>이라는 제목으로 발표돼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한국인 B형 간염 수직감염이 최소 30.9% ]
흔히 한국 사람들이 술잔을 돌리거나 찌개를 같이 떠먹는 특유의 문화 때문에 B형 간염에 취약하다고들 알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그런 위험은 거의 없다. B형 간염은 대부분 혈액을 통해 감염되기 때문에 주로 바이러스 보유자와의 성 접촉이나 수혈을 받는 경우, 면도기나 칫솔을 같이 쓰는 경우 위험하다. 그중에서도 어머니가 출산시 아기에게 감염시키는, 이른바 수직감염이 가장 많다. 출산 과정에서 산모의 혈액이나 체액에 다량 노출되기 때문에 이 시기에 감염 위험이 높은 것이다. 한림대의료원 산하 5개 병원을 방문한 B형 간염 환자 110명의 감염 경로를 조사한 결과 출산시 어머니로부터의 수직감염이 30.9%, 아버지로부터 감염이 3.6%, 수혈 0.9%, 경로가 불확실한 경우 64.5%로 나타났다. 감염경로가 불확실한 경우 중에도 수직감염이 다수 포함됐을 것으로 미루어 우리나라에서의 수직감염은 최소 30% 이상으로 추산할 수 있다. 하지만 B형 간염 바이러스 보균 상태가 유전되지는 않는다.

[비수직감염이 수직감염에 비해 조기 e항원 혈청전환율 3.7배 높다]
문제는 이처럼 신생아 시기에 수직감염된 경우 예후가 훨씬 나쁘다는 점이다. 성인기 감염의 약 90%는 합병증 없이 완전 회복되지만, 수직감염의 경우에는 90%가 만성 간염으로 진행한다. 만성 B형 간염 환자들은 정상인에 비해 간암 발생 위험이 100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성 B형 간염의 진행 경과 중에서 비록 완치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증상이 조절되기 시작하는 신호로서 ‘e항원 혈청전환’ 단계가 있다. 이는 개선된 예후와 연관이 있어 치료의 매우 중요한 지표가 된다. 이번에 연구대상이 된 만성 B형 간염 환자 110명 중 조기 e항원 혈청 전환이 관찰된 39명(35.5%)과 그렇지 않았던 71명을 비교해 다변량 분석 결과 비수직감염이 수직감염에 비해 조기 e항원 혈청 전환율이 3.7배 높았다. 결국 수직감염이 예후를 나쁘게 만드는 중요인자 중 하나임이 명확히 밝혀진 것이다.

[바이러스 증식 억제가 최선의 치료 ]
만성 B형 간염 환자에서 만성 간질환으로 진행하는 데는 바이러스 요인, 숙주인자, 환경적 요인 등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이 중 지속적인 바이러스 증식은 간질환 진행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B형 간염 치료 목표는 지속적인 간염을 앓고 있는 환자를 적절히 선택해 항바이러스 약제를 투약함으로써 간염 바이러스를 제거하거나 영구히 억제, 간 손상의 진행을 막고 증상을 호전시키는 것이다. 최근 10여년간 다양한 약제(인터페론, 페그-인터페론, 라미부딘, 아데포비어, 엔테카비어 등)가 개발되어 단기적으로는 바이러스 억제와 간기능 호전의 효과가 있었고, 장기적으로는 간경변증이나 간암 발생을 줄이고 환자 생존율을 증가시켰다.

일단 B형 간염 바이러스에 노출된 환자는 간기능을 잃지 않기 위해 생활 속에서 항상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우선 절대 금주를 해야 한다. 간에서 알코올이 분해되기 때문에 간염 보균자가 과음하면 간에 부담이 되어 간염, 간경화로의 진행을 재촉한다. 또한 간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약물이나 한약도 피해야 한다. 과로를 피하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며, 영양을 골고루 섭취하고 담배를 끊는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생활화해야 한다. 간염보균자는 주기적인 진찰 및 간기능 검사를 6개월에 1회 정도 실시하여 간경변이나 간암으로의 진행을 막는 것이 최선이다.

[B형 간염 예방이 곧 만성 간질환·간암 예방]
B형 간염 바이러스의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항원·항체가 없는 사람에게 예방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예방백신은 근육주사로 세 차례 접종하는데, 통상적으로 1차 접종 후 1개월 후에 2차 접종을, 그 후로 5개월 후에 3차 접종을 실시한다. 우리나라 B형 간염바이러스의 주요 전파 경로인 수직감염의 경우에도 출생 직후 신생아에게 면역 글로블린 및 백신 접종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경우 감염을 대부분 차단할 수 있다. 전염에 대해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하는 사람들은 주로 환자의 가족, 배우자, 의료인 혹은 검사실 종사자 등이다. 그러나 예방백신을 접종하여 면역 항체가 생성되었거나 B형 간염바이러스에 대한 자연 면역 항체를 이미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대부분 예방이 가능하다.

가족 중에 보균자가 있는 경우 필히 예방백신을 접종하고, 칫솔이나 면도기를 따로 사용하며 음식물을 끓여 먹는다든지 손을 항상 깨끗이 씻는 등의 일반적인 개인위생을 지킴으로써 예방할 수 있다. B형 간염의 예방이 결국에는 만성 간질환, 나아가서는 간암까지 예방할 수 있는 길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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