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공연] 울고 싶도록 ‘심금 울리는 해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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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 [http://www.khan.co.kr]
  • 09.05.12 08:5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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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금연주자 꽃별은 자그마했다. 긴 웨이브 머리에 차분한 인상은 천상 소녀 같아 보였지만 질문에 답하는 그의 태도는 당찼다. 20대 초반 일본의 유명 음반사 포니캐년과 계약하고 그동안 3장의 음반을 발표하며 일약 스타가 된 꽃별. 어느덧 서른살이 된 그는 이제 자신만의 소리를 내기 위한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3년 만에 선보이는 4집 앨범 ‘옐로 버터플라이’는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짙은 감정에 대한 이야기”다. 정교하고도 구슬픈 소리는 전작들과는 확실히 차이가 난다. 이와 관련해 그는 1일 오후 6시 서울 LG아트센터에서 4집 기념공연을 한다.

[소녀, 어른이 되다] 꽃별은 여지껏 ‘소녀 감성’을 이야기해왔다. 해금의 서정적 선율에 팝, 재즈, 뉴에이지 등을 얹어 작고 아기자기한 감정으로 채워진 기존의 예쁜 곡은 여러 CF에 사용되며 그의 주가를 한껏 올렸다. 그러나 이번 음반은 유럽의 정교한 오케스트라 반주에 아이리시 휘슬, 아코디언, 만돌린 등 유럽 민속악기가 해금과 조우하며 뿜어내는 이국적인 애절함이 가슴을 파고든다. “3집 끝내고 한 아저씨가 저에게 해금 소리를 들으며 울고 싶다고 말하는데, 아내와 자녀가 있는 다 큰 어른들도 울고 싶은 마음이 있다는 걸 알고 놀랐어요. 그래서 이번 음반에서는 사람들이 가슴에 담아둔 울음을 확 터뜨려보고 싶었어요. 데뷔 이후 신세대적인 풋풋함을 주위에서 바랐고, 저도 그런 음악을 해왔는데 이제는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었달까. 그래서 여행을 많이 다녔죠.”

평소 유럽 여행을 좋아한다는 그는 지난해 초 무작정 배낭 하나를 짊어지고 스페인 순례의 길(생 장피드포르~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800㎞에 이르는 길)을 걸었다. 16일 동안 걷고 또 걸으면서 ‘여기 왜 왔을까’라는 생각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결국 길 위에서 만난 노랑나비를 통해 자신이 뭘 하고 싶은지 깨달았다. “음반을 만들면서 오히려 제가 치유받았어요. 지난 3년 동안 많은 일이 있었고, 특히 사랑을 겪은 후 아픔도 있었는데 작업하는 동안 그 상처를 저절로 놓게 되더라고요.”

[해금으로 다양한 친구들을 만나다] 이번 음반은 33인조 프라하 스튜디오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비롯해 아일랜드 음악으로 유명한 ‘두번째 달’의 박혜리씨, 일본 클래식 기타 연주자 마츠미야 미키히코 등과 공동작업하며 처음으로 한국에서 녹음을 진행했다. 지금까지는 일본에서 녹음했다. “프라하 스튜디오 심포니는 정확하고 날렵하면서도 따뜻한 사운드를 내는 곳이라 솔로 악기인 해금과 잘 어울린다고 판단했어요. 그분들 역시 해금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열린 마음으로 작업을 해주셨고요. 또 제가 원래 ‘두번째 달’의 팬이어서 언젠가 한번 작업해보고 싶었는데 혜리씨는 만나자마자 매우 친해졌어요. 동갑내기라 생각도 잘 통했는데 제가 이런 곡을 만들어달라고 하면 정말 제 상상 그대로의 곡을 만들어오는 대단한 친구예요. 음악적으로 마음이 넓고 민속음악에 대한 가치도 잘 아는 뮤지션이죠. 미키히코와는 오랜 기간 함께 작업했는데 말이 필요없어요. 녹음실에서 기타와 해금을 동시 녹음하는데 그 과정에서 생긴 실수나 날소리까지 자연스럽게 들어가 더 좋더라고요.”

[꽃별에게 해금은] 꽃별은 지난 2월 한국예술종합학교 대학원 과정을 마쳤다. 데뷔 직후 한국과 일본에서 활발히 활동한 그는 이제 유럽 진출을 꿈꾼다. “그동안 유럽의 여러 축제에 초대돼 단발적인 공연을 해왔는데 이젠 본격적으로 음반을 팔아야 하지 않을까요. 하하.” 얼굴에 시종일관 미소가 그치지 않는 그는 자신의 음악이 한국 전통음악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세계가 한국 음악에 관심을 갖는 계기는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서양 사람들에게 한국음악을 들려주면 좋아해요. 한데 그 좋아함이 마치 외국인이 한복 한번 입어보고 즐거워하는 1회성 체험이 아니라 일상에서도 즐기는 차원이었으면 해요. 해금은 그립고 슬픈 소리부터 익살맞은 소리까지 내는 신비한 악기죠. 또 세상의 모든 음이 나오는 악기라서 외국의 어떤 악기와도 어울리는 만큼 세계적인 악기가 될 수 있다고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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