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공연] 한국 젊은 음악가와 함께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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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09.05.11 09:5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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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마르타 아르헤리치(68)는 젊은 연주자들을 후원하는 데 열심이다. 그의 이런 활동은 특히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두드러진다. 음반사 EMI에 ‘젊은 연주자 시리즈’(Argerich Presents Series)를 제안해 성사시켰고, 본인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각종 국제 음악 페스티벌에서 차세대 주자로 떠오를 만한 젊은 연주자들을 대거 무대에 세웠다. 그렇게 해서, 세르지오 티엠포, 가브리엘라 몬테로, 릴리아 지베르슈타인 등의 피아니스트들이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아티스트로 성장했다. 그 젊은이들 가운데 한국의 피아니스트 임동혁(25)도 있다. 임동혁은 아르헤리치의 추천을 받은 데뷔앨범으로 ‘황금 디아파종 상’을 받았고, 프랑스 ‘라 로크 당테롱 페스티벌’, 스위스 ‘베르비에 페스티벌’ 등에서 연주했다.

“한국의 젊은 음악가들과 함께하고 싶다.” 오는 2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오르는 아르헤리치는 이번에도 일관된 입장을 피력했다. 이 콘서트는 일본의 ‘벳푸 아르헤리치 페스티벌’의 일부를 서울에서 선보이는 것으로, 아르헤리치는 1996년부터 이 페스티벌의 총감독으로 각국 음악가들과 협연하고 있다. 서울 무대에 함께 서는 ‘한국의 젊은 음악가’는 피아니스트 임동혁과 보스턴 심포니의 여성지휘자 성시연이다. 지난달 30일 미국 뉴욕에서 전화를 받은 임동혁은 “흔히 사람들은 아르헤리치 선생의 기가 너무 세서 가까이 하기 어려울 거라고 생각하지만, 곁에서 지켜본 모습은 아주 딴판”이라고 말했다. 여성 피아니스트에게선 좀체 만나기 어려운 강하고 뜨거운 타건, 미용실 출입은 아예 하지 않을 듯한 거칠고 긴 생머리, 인생의 신산이 적잖이 배어 있는 듯한 주름살 등등. 어느덧 70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아르헤리치의 야생마 같은 이미지는 여전히 사람들의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임동혁은 “아르헤리치 선생은 무척 인간적이고 소탈하다. 다만 고정관념과 상식의 관점에서 보자면, 좀 엉뚱한 사람으로 비칠 정도로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사람”이라고 말했다.

“9년 전에 쇼팽의 ‘협주곡 1번’을 아르헤리치 선생에게 레슨받은 적이 있어요. 정말 인상깊었던 레슨이었어요. 당시 저는 제 연주에 대해 스스로 만족했거든요. 잘 쳤다고 생각한 거죠. 한데 아르헤리치 선생이 딱 한마디 하셨어요. ‘네 연주는 너무 차갑다’고요. 그때까지 아무도 그런 말을 해주지 않았어요. 처음 듣는 조언이었죠.”임동혁은 “내일 일본으로 출국, 3~4일 바흐 페스티벌에서 연주한다”고 했다. 지난해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녹음한 이후, 바흐는 그에게 또 하나의 주력 레퍼토리가 된 셈이다. 게다가 이번 서울 무대에서는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 G장조’를 연주한다. 바로크에서 근대에 이르기까지, 피아니스트 임동혁의 스펙트럼이 넓어진 셈이다.

“라벨의 협주곡은 무척 재밌는 음악이에요. 오케스트라의 색채감이 환상적이고 관악기가 두드러진 곡이지요. 듣는 이를 감동시키기보다는 ‘감탄’하게 만드는 음악인 것 같아요. 군데군데 아주 익살맞은 부분도 있고, 음악을 듣는 재미가 아주 커요. 아르헤리치 선생이 그러셨어요. ‘라벨은 너한테 참 잘 맞을 거야’라고요.”24일 무대에서 임동혁은 1부에, 아르헤리치는 2부 마지막에 등장해 쇼스타코비치의 ‘피아노 협주곡 1번 C단조’를 연주한다. 오케스트라는 성시연이 지휘하는 TIMF앙상블. 아르헤리치가 후원하는 또 다른 ‘젊은 음악가’인 세르게이 나가리아코프(32)는 쇼스타코비치 협주곡에서 트럼펫을 협연하고, 아르헤리치와 함께 슈만의 ‘환상소곡집 작품 73’도 연주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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