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즐거운인생/건강한실버] 노인이 제거되는 현대판 ‘고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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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한남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사회학 박사 임춘식
  • 09.04.22 09:25:49
  • 조회: 462
노인인구의 급증으로 경제적으로는 경제활동 인구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노인부양의 부담이 커진다. 그리고 보건 의료적 측면으로는 노인질환에 의한 개인·가족 및 국가의 재정적·심리적 노인보호 부담이 증가된다.

이처럼 고령화 사회 가속화로 나타나는 사회적 부담은 사회보장비와 의료비가 증가한다. 이는 국민의 조세 및 사회보장비 부담률과 연금을 수령하는 반면 젊은 세대들은 부채와 교육비 등으로 많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게 된다. 결국 젊은 세대들은 노인들을 위한 세금 납부 거부 등으로 노소간의 사회적 갈등을 일으키게 된다.

노인인구가 많은 사회가 제도면에서나 사회의식면에서 타협을 이루려면 수십 년이 걸린다. 이웃 일본에서는 세대간의 갈등을 ‘노소(老少) 전쟁’이라고 부른다. 그래서 계층간의 갈등도 심화될 것이며 또한 생명을 늘리기 위한 고비용으로 ‘가진 노인’과 ‘없는 노인’ 사이에 전례없는 대립도 일어나게 된다. 이렇게 되면 가족해체도 심화될 것이며 결국 경제력이 없는 노인이 제거되는 현대판 ‘고려장’이 나타나게 된다.

고려장이란 노쇠한 노인을 모실(墓室) 속에 옮겨 두었다가 죽으면 거기 안치하고 금은 보화를 넣은 다음 돌로 쌓아 봉토하는 일종의 장례의식이다. 그러나 이 구전 설화는 불필요해진 노인을 버리던 좋지 못한 습속이었기 때문에 고려장이 없어지게 된 유래 ‘기로전설(棄老傳說)’이라고 불린다.

줄거리는 대충 이렇다. 옛날에 사람이 나이가 들면 그를 산중에 가져다 버리는 풍습이 있었다. 한 아들이 자신의 아버지가 일흔 살이 되었으므로 늙은 아버지를 버리기 위해 그를 지게에 지고 깊은 산중으로 들어가서는, 약간의 음식과 늙은 아버지를 지고 왔던 지게를 놓아둔 채 되돌아 가려고 했다. 그러자 그를 따라왔던 그의 어린 아들이 그 지게를 다시 지고 오기에, 그는 아들에게 왜 지게를 다시 지고 오느냐고 물었다. 어린 아들이 “저도 아버지가 늙으면 이 지게에 지고 와서 버려야 하기 때문에 가져왔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그 말에 그는 크게 뉘우치고 늙은 아버지를 다시 집으로 모셔 간 뒤에 잘 봉양했다. 그로부터 고려장이라는 악습은 없어졌다는 이야기다.

이제 하루 빨리 급속한 고령사회에 대응할 수 있는 기존의 연령 분업을 혁신적으로 바꾸고 새로운 세대간의 계약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생명연장이 가져다 줄 장수사회는 인간사회에 새로운 갈등을 만들어 낼 뿐 개인에게도 축복이 되지 못하고 가족이나 사회의 ‘멍에’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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