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져/여행] 나무배로 소풍가듯 소박한 수로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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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09.03.27 09: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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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인도남부여행(下) - 아유르베다
여행자들이 남인도에서 가장 궁금해 하는 것 중 하나가 아유르베다다. 아유르베다는 BC 600년 전부터 내려오는 힌두교의 전통 치료법으로 요가도 여기서 나왔다고 한다. 요즘은 스파와 마사지로 분류되기도 하지만 이 정도면 ‘인도의 정신’이라고 해도 되겠다. 이를테면 태권도와 같이 ‘얼’이 담긴 것이다. 인도관광청의 케랄라 안내책자엔 “일정한 기후, 각종 약초가 풍부한 숲은 아유르베다의 치료와 회복프로그램에 적합하다”고 쓰여있다. 아직도 아유르베다를 치료방식으로 사용하는 인도의 유일한 주이다. 아울러 코발람해변도 독특하다. 인도가 아닌 지중해의 해변 같은 느낌이 든다.

△ 코발람의 아유르베다
아유르베다는 마사지나 스파와는 어떻게 다를까. 인도관광청은 소마티람이란 리조트를 추천했다. 코발람 해안 절벽에 있는 리조트로 유럽인이 대부분이었다. 리조트는 겉에서 보면 꽤 세련됐다. 방갈로 형식의 단독빌라가 대부분이었고, 리조트 내부에는 아유르베다센터와 요가센터도 있었다. 그런데 객실엔 에어컨이 없다. “30도가 넘는 한낮을 에어컨 없이 견뎌야 할까?” 가이드 코팔은 아유르베다 리조트엔 원래 에어컨 같은 냉방기구를 안쓴다고 했다. 좋게 해석하면 기계문명으로부터 한 발짝 떨어져 자연적인 체험을 통해 몸을 회복시키자는 발상이겠다.

아유르베다는 휴양과 치료에 맞춰져 있는 것처럼 보였다. 광고쟁이라면 ‘웰빙 전통 건강 테라피’ 정도로 표현할 수 있겠다. 체험 프로그램의 첫단계는 의사의 진료. 의사는 여독을 푸는 마사지를 권했다. 마사지는 남자는 남자가, 여자는 여자가 맡았다. 일단 옷을 다 벗는다(종이속옷은 요청하면 준다). 온몸에 기름을 바르고 굳은 근육을 누르며 다듬었다. 기름 한 병을 다 썼다. 마사지는 1시간 정도 진행됐다. 마사지 후에는 간단한 샤워를 했다. 특별한 것은 아니었다. ‘꽉꽉 눌러주는’ 태국 마사지도 아니었고, ‘폼나게 꾸며놓은’ 발리의 아로마 테라피에도 못미쳤다. 테라피스트는 최소 1~2주 정도는 여기서 지내야 한다고 했다. 유럽인은 한 달 가까이 머문다고 한다. 한순간에 몸을 풀어주는 단기치료는 아니라는 것이다. 머리에 기름을 부어 정신을 맑게 하는 치료, 발로 하는 압법, 독소 제거법 등 마사지 치료법도 다양하단다. 요가도 겸한다. 그러고보니 해안에는 자리를 깔고 앉아 명상에 잠긴 서양인도 많았다.

아유르베다 리조트가 몰려있는 코발람해변은 묘한 정취가 있다. 인도 같기도 하고, 아프리카 같기도 하며, 지중해 같기도 하다. 물론 바다는 넓고 아름답다. 코발람 해변은 1930년대 영국인들이 개발했다. 이른 아침 해안 바위에 세워진 예수상에서 기도를 하는 인도 여인을 만났다. 인도식 의상을 입혀놓은 예수상을 손으로 쓰다듬으며 기도하는 이 아낙네의 표정은 진지했다. 가끔 눈물이 비치기도 했다. 아유르베다의 고장에 예수상이라? 나중에 알고보니 이 지역은 기독교도가 20%나 된다고 한다. 이 상은 80년대 인도인 주교가 세운 것이다. 남인도는 종교가 다양하다. 이슬람교도도 꽤 된다.

수많은 배가 모래톱 위에 앉아있는 모습도 이국적이다. 그런데 고기잡는 법은 종교에 따라 다르단다. 인도에 산다는 프랑스인은 가까운 해안에서 고기를 잡는 어부들은 주로 힌두교도이며 기독교도와 이슬람교도는 먼 바다까지 나간다고 했다. 왜? “저도 모르죠. 사람 사는 모습이 다양하니까요.” 그럼 힌두유적은 어딨나? 코발람에서 약 20㎞ 떨어진 주도 트리반드럼의 스리 파드마나바스와미 사원이 유명하단다. 인도에서도 손꼽히는 힌두 사원이다. 벽면의 조각품은 정교하고 환상적이었다. 외국인은 들어갈 수 없었고, 인도인도 수위들이 복장검사를 하는 듯했다.

△ 수로 여행
케랄라주의 대표적 관광상품 중 하나는 전통 선박을 타고 수로를 여행하는 것이다. 알라푸자에서 콜람이란 도시 사이에는 약 44개의 강을 900㎞의 수로가 잇고 있다. 수로 여행은 하룻밤 잘 수 있는 숙박형과 3시간짜리 유람선으로 나뉘어 있다. 숙박이 가능한 선박은 나무로 밑판을 대고 지붕과 벽은 이엉을 얹어 만들었다. 영화 <적벽대전>에 나오는 배들과 닮았다. 전통 크루즈인 셈인데 화려하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싸구려도 아니다. 기묘한 인도식 크루즈다. 배에는 선원 4명이 탔다. 선장과 조수, 주방장, 차나르는 승무원이다. 객실은 4개, 승객도 4명. 1 대 1 서비스인데 서구의 크루즈와는 딴판이다. 차나르는 사람은 차만 날랐고, 주방장은 요리만 했다. 아마도 카스트 제도 때문일 것이다.

점심은 간단한 카레와 밥. 식사가 끝나면 강바람을 맞으며 수로를 항해하기 시작한다. 지도를 보니 아라비아 해안 바로 안쪽이 강줄기다. 강에서 본 인도의 풍경은 재밌다. 수로를 따라 마을이 있는데 대부분 농부들이다. 사람들은 수로에 들어가 빨래도 하고, 목욕했다. 제 몸에 비누칠을 쓱쓱 하더니 물속에 몇 번 헹구고 나오는 게 전부다. 바라나시의 강가강(갠지스)처럼 화장터가 붙어있지는 않았지만 강을 빨래터로, 농업용수로, 목욕탕으로 이용하는 이들의 정신세계는 ‘해독불가’다.

흔히 크루즈 하면 ‘럭셔리여행’을 떠올리지만 제3세계 크루즈도 재밌다. 중국의 창장(長江) 크루즈는 서양인들도 가보고 싶어하는 크루즈다. 협곡에 사는 소수민족의 삶, <삼국지>의 무대가 된 고도, 이태백이 촉으로 가는 길은 험하다고 했던 고잔도(절벽에 깎은 옛길) 같은 볼거리가 있다. 한때 아시아지역에서 인기를 끌었던 하롱베이 크루즈는 서구의 크루즈를 아시아식으로 바꾼 중저가 ‘짬뽕크루즈’였다. 이런 크루즈에선 호화크루즈와 달리 품위, 격식은 없지만 깊은 역사나 민초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다.

크루즈는 간간이 섰다. 처음 선장이 배를 댄 곳은 논밭 바로 옆 한 두 평 구멍가게 앞. 페트병 콜라는 끈으로 공중에 매어놓아 따뜻했고 정작 냉장고에는 생선만 가득했다. “콜라는 밖에 둬도 괜찮고, 생선은 상하기 쉬우니 냉장고에 넣어둔 이들은 과연 합리적일까? 마케팅 개념조차 없어 비합리적일까?”

오후 6시쯤 크루즈는 푸나카르란 마을에 정박했다. 부레옥잠이 가득 떠있는 마을 수로에선 오리떼가 수초를 헤치고 다녔다. 마을 사람들은 친절해서 디지털카메라로 사진을 찍어달라고 했고, 집안 곳곳에 있는 양과 염소를 껴안고 와서 자랑했다. 물론 “펜을 달라”고 손을 내밀던 아이들도 있었다. 뭄바이나 델리처럼 걸인이 아니어서 “주면 고맙고, 안주면 말고” 하는 식이다. 푸나카르에서 크루즈는 운항을 멈춘 뒤 하룻밤을 쉬었고 이튿날 오전 8시30분 종착지인 토타팔리란 마을로 떠났다. 인도 크루즈는 거창한 문화유적은 없고 고만고만한 마을만 지난다. 전통 크루즈는 인도인과 하루쯤 소풍가는 여행이라고 보면 되겠다.

◇ 길잡이
*아유르베다는 트리반드럼 공항이
가깝다. 여기서 20㎞거리다. 인도 2민항 제트 에어웨이스가 뭄바이, 델리에서 운항한다. www.jetairways.com 한국사무소(02)317-8756.
*환율은 1달러에 50루피 정도다.
*소마티람 리조트는 럭셔리 아유르베다는 아니다. 최소 1주일 정도 이상 투숙하는 여행자에게 적당하다. 동양계 1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유럽인이었다. www.somatheeram.in
*하우스보트는 에어컨이 달린 것과
에어컨이 없는 것 두 가지다.
강가는 습기가 많기 때문에 에어컨이 달린 게 나아보인다. 에어컨은 항상 켜주는 것은 아니고, 숙박하기 직전에만 켠다. 발전기를 돌린다. 에어컨이 있을 경우 8000루피, 없으면 5000루피다. 객실 1개당 2명이 묶을 수 있다. 점심, 저녁, 다음날 아침식사, 오전과 오후에 커피나 차도 준다. 잘 흥정하면 객실 하나에 1000루피 정도는 깎아준다고 한다. 1박2일 크루즈 대신 3시간짜리 단기유람선도 괜찮다.
이 경우 보통 유람선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케랄라관광청(www.keralatourism.org) 인도관광청 한국사무소(www.incrediblein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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