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아/교육] 눈물겨운 ‘허리띠 졸라매기’…벼룩시장·중고교재 인기 ㆍ구내식당·무료셔틀 이용… 반지하 원룸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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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09.03.17 09:5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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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경제학과 4학년 윤모씨(28)는 요즘 잠자는 시간 외에 대부분의 시간을 학교 안에서 보낸다. 학교 밖으로 나가기만 하면 돈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라이프 사이클을 최대한 학교시설에 맞추면 생활비를 절약할 수 있다”며 “아플 때도 간단한 처방은 학교 보건소에서 받고, PC방 대신 학교 컴퓨터실을 기다렸다가 이용한다”고 말했다.

공익근무를 마치고 올해 복학한 서울대 정치학과 4학년 황모씨(25)는 최근 16.5㎡(5평)짜리 반지하 원룸으로 방을 옮겼다. 아르바이트로 한 달에 70만원을 벌고 있지만 ‘지상’에서는 생활비를 감당할 수 없었다. 황씨는 “반지하인데도 월세가 30만원이나 된다”며 “생활비가 많이 남지 않아 식사는 주로 학교식당에서 해결하고 등·하교 때는 10분쯤 더 걸어서 무료 셔틀버스를 탄다”고 말했다.

경제불황이 대학생들의 허리띠도 조르고 있다. 더 이상 집에 손을 벌리기 힘든 대학생들은 ‘생활비 절감’을 위해 온갖 지혜를 짜내야 하는 형편이다. 최근 가장 각광받고 있는 ‘절약 아이템’은 ‘벼룩시장’이다. 연세대 학생회는 지난 4일부터 11일까지 ‘수업교재 오픈마켓’을 열고 있다. 팔 책을 가진 학생들이 원하는 가격을 적어 학생회로 책을 보내면 학생회에서 적당한 구매자를 찾아 대신 팔아주는 방식이다. 일주일 만에 1200여권의 책이 접수됐고 매출액은 600만원이나 된다. 연세대 박준홍 총학생회장은 “용돈벌이도 힘든 상황에서 수업교재 비용 부담이라도 줄여보자는 차원에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한 중고물품 거래도 활발하다. 이화여대생 커뮤니티 ‘이화이언’의 벼룩시장 게시판에는 개강 이후에만 2200여건의 글이 올라왔다. 중고 서적 외에 의류·잡화·전자제품·기숙사 식권·화장품 등 다양한 매물이 쏟아졌다. 한 학생은 “곧 해외에 나가야 하는데 환율이 너무 높아 걱정”이라며 “어차피 환전도 안되는 미국 동전을 학생식당 식권과 바꾸자”는 제안을 올리기도 했다.

이화여대 영문과 3학년 이모씨(23)는 “올해부터 지난 학기에 쓰던 책은 다시 팔고 그 돈으로 새 학기 교재를 사고 있다”며 “요즘은 과외 자리도 구하기 어렵고 어머니한테 용돈 타 쓰는 것도 부담돼 이렇게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학교에서 운행하는 무료 셔틀버스 이용객도 늘고 있다. 연세대 총무부 관계자는 “학생들의 요구가 많아 지난해 9월부터 지하철역까지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있다”며 “새 학기 들어 이용 학생이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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