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 운전중 시동 ‘뚝’ ‘아짤한’ 책임 공방“기가 찰 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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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09.03.10 09: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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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자동차 시동이 안 걸리거나 중간에 꺼진다며 불만을 호소하는 운전자가 적지 않다. 겨울이라고는 하지만 예년에 비하면 따뜻한 날씨에 시동이 안 걸리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올 1월쯤 주로 강원도 일대에서 메르세데스 벤츠의 고성능 디젤 직분사 엔진인 CDI를 장착한 디젤세단 C220, E220 등 일부차의 시동이 안 걸린 것이 대표적이다.

자동차 업체들은 “기본적으로 국내 석유제품의 품질 탓”이라고 주장해왔다. 반면 정유사들은 “정부 규격에 따른 세계적인 품질을 자랑한다”고 반박했다. 해묵은 ‘엔진 탓, 연료 탓’이란 업체간 ‘고래 싸움’에 끼어든 소비자만 억울한 처지다. 22일 소비자와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벤츠뿐만 아니라 국산 경유차도 겨울철 시동불량을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 운전자는 지난해 12월 강원도에서 기아차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쏘렌토가 시속 100㎞로 가다 시동이 꺼지면서 섰던 아찔한 경험담을 인터넷에 올렸다. 그는 “자동차 회사에서 ‘연료필터가 얼어 주행 중 시동이 꺼졌다’면서 차량 결함도 아니고 기름 문제도 아니라는 소리를 했다”고 밝혔다.

또 현대차의 2.5t 화물차 ‘마이티’ 등에서도 주로 2006~2007년식 차량에서 시동불량 민원이 제기됐다. 심모씨는 “겨울에 시동이 잘 걸리지 않는데도, 회사 측은 차에는 별문제가 없다며 기름 탓이라고 하더니 2008년 이후 출고차량은 부품을 교체해 내놓더라”고 전했다. 어린이집을 운영한다는 지모씨도 통학용 미니버스인 현대차 ‘카운티’의 시동이 꺼지는 일이 다반사라고 토로했다. 지씨는 “영하 7~8도만 되면 시동이 안 걸리거나 주행 중 시동이 꺼지곤 해 아이들을 태운 버스가 시한폭탄 같다”고 가슴 졸였다.

그는 “기름이 문제라고 해서 정유사 기름을 10군데나 바꿔봐도 나아지지 않았다”며 “지난해 4차례 정도 현대차 AS센터에서 연료계통을 모두 바꿨지만 소용 없어 이불로 감싸고 다닐 정도”라고 말했다. 다른 마이티 트럭과 버스도 시동불량으로 정비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디젤차의 시동 불능이나 꺼짐 현상의 원인을 놓고 주장이 팽팽히 엇갈린다.

정유사 관계자는 “다른 차량은 괜찮고 특정 차만 문제라면 경유보다는 엔진 문제로 보는 게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규정상 동결점(영하 16도) 기준을 더 낮추지 않는 한 연료 문제를 탓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국내는 혹한기(11월15일~2월 말)에 영하 16도까지 얼지 않도록 유지돼야 한다. 강원도나 전방 군부대 같은 혹한지는 실제로는 영하 20도를 기준으로 삼는다는 게 정유업계 얘기다. 다만 수분이 들어 있으면 영하 5도, 10도 등 더 낮은 기온에서도 굳어 연료필터가 막힐 수 있다.

정유사들의 주장에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올 겨울에도 영하 10도 근처에서 긴급출동한 사례가 있었다”며 “주유소 관리 문제아니면 기름 탓”이라고 잘라 말했다. 일단 정유사들도 주유소 유통단계의 품질 문제 가능성은 인정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주유소 탱크가 낡거나 하는 문제로 이물질 또는 수분이 들어갈 수는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는 정유사가 책임질 일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그는 “국산 석유제품은 선진국에도 수출하는데 기름 품질을 탓하는 것은 납득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악의로 물을 타지 않더라도 탱크의 누수나 이슬맺힘 현상 등으로 부득이하게 기름에 수분이 섞일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경우 빙점이 0도인 물이 조금만 포함돼도 연료필터가 막히게 된다. 또한 석유협회 관계자는 “정책적으로 일정비율을 첨가하는 바이오디젤(BD) 성분이 동결현상의 한 요인일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이미 바이오디젤 시범사업기간(2002년 5월~2006년 6월) 중 시동불량, 주행 중 시동꺼짐 등 문제가 제기됐다.

지식경제부는 이 기간 바이오디젤 20%를 섞은 경유(BD20)의 경우 52건 피해사례가 나왔다고 집계했다. 석유 유통단계에서 수분이 자연적으로 생길 수 있고, 바이오디젤도 5%만 일률 적용되는 현실을 감안해 차의 엔진을 만들거나 보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상당한 설득력이 있다. 바이오디젤의 함유 비율도 세계적으로 높아지는 현실까지 완성차 업체들이 감안해야 한다.

소비자들은 “경유가 겨울철 굳어지는 현상은 자연스러운 것”이라며 “기름 관리도 잘해야 하지만 차 엔진을 현실적으로 맞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성능연구소 박용성 박사는 “우리나라 기후나 석유제품을 감안해 연료필터에 히터를 다는 등 대책을 내놓아야 바람직하다”고 충고했다.

직분사 TDI 디젤엔진의 폭스바겐 측은 “엔진 예열기능은 물론 별도로 연료주입 펌프가 있어 시동 문제가 보고되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벤츠코리아는 “기본적으로 연료 문제 같지만, 원인을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기아차는 “국산 디젤차도 다 예열 플러그가 장착됐다”며 “현대·기아차는 연료필터에 수분을 걸러내는 장치도 별도로 달고 있다”고 연료 탓으로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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