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공연] 쥘리에트 비노슈, 내게 스크린은 좁다… 무대를 접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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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경향신문[http://www.khan.co.kr]
  • 09.03.05 09: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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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배우에서 댄서로’ 내달 내한
프랑스를 대표하는 여배우 쥘리에트 비노슈(사진)가 댄서로 변신해 세계를 돌고 있다. 파리국립연극원 출신의 그녀는 전문적인 무용 훈련을 받아본 적이 없다. 2006년 런던에서 안무가 아크람 칸(Akram Khan·아래 사진)의 작품을 보고는 의기 투합, 뒤늦게 무용에 도전해 마침내 무대에 섰다. 비노슈와 칸의 합작품인 ‘인-아이’(In-I)는 지난해 9월 런던 내셔널시어터에서 초연됐고, 이후 이탈리아·프랑스 등 유럽 무대를 차례로 밟았다. 올해 2월부터 아시아로 눈을 돌려 현재 호주에서 공연 중이다. 그녀가 홍콩, 도쿄를 거쳐 한국에도 찾아온다. 다음달 19~21일 엘지아트센터. 비노슈의 첫 내한이다.

두 아이의 엄마인 45세의 비노슈는 ‘인-아이’에 대해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시적인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좁게 보자면 그것은 남녀의 사랑 이야기다. 만남과 이별, 갈등과 아픔, 기쁨과 좌절 등을 몸짓과 표정으로 그려낸다. 비노슈와 칸은 붉은색과 푸른색을 주조로 미니멀하게 디자인된 무대에서, 뛰고 맴돌고 부딪히고 키스도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두 사람만 등장하는 작품이다.

초연 당시 비노슈는 “무용에 도전하는 것은 높은 산에 오르는 것과 같았다”며 그간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인-아이’에는 평단의 혹평이 쏟아졌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이 작품을 평하면서 고작 별 두 개를 안겼을 뿐이었다. 런던의 대표적 무대인 내셔널시어터에서 공연된 작품에 별 두 개를 던지는 것은 보기 드문 혹평이었다. 다행스럽게도 세계를 순회하면서 작품의 완성도가 점점 올라가고 있다는 후문. 정교한 테크닉보다는 무대를 채우는 감성, 눈빛과 표정 등의 연기력을 관람 포인트로 잡아야 할 무대다.

<인-아이> 순회 공연은 거의 연일 매진이다. 아무래도 화제가 되는 것은 작품의 완성도보다 쥘리에트 비노슈의 변신인 것으로 보인다. 그녀는 1985년 장 뤼크 고다르의 <마리아에게 경배를>에서 현대적이고 소녀적인 마리아를 연기해 주목받기 시작했고, 이듬해 레오 카락스의 <나쁜 피>를 통해 연기력을 검증받았다.

88년에는 필립 카우프만 감독의 <프라하의 봄>에서 삶의 역사성을 깨달아가는 테레사를 연기해 호평을 받았다. 이후 시력을 잃어가는 화가(퐁네프의 연인들), 약혼자의 아버지에게 위험한 매력을 발산하는 여인(데미지), 지순하고 풋풋한 매력을 풍기는 간호사(잉글리시 페이션트) 등으로 탁월한 배역 선정과 빼어난 연기력을 선보여왔다.

은막을 벗어나 무대에 선 비노슈는 “우리에게는 황금이 있다. 우리는 그것으로 빛을 내야 한다. 나는 다른 방식의 모험을 강행함으로써 내 영혼의 문을 활짝 열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공연에서는 화가로서도 역량을 보이고 있는 비노슈의 그림들을 한데 모아 ‘주빌레이션’이라는 이름의 전시회도 열리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전시회를 생략하고 ‘인-아이’만 공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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